<제1국> 안조영 9단(흑) vs 김형우 3단 - 286수 끝, 백반집승
<제2국> 이원도 초단(백) vs 강유택 2단 - 167수 끝, 흑불계승
믿기지 않는 역전 반집승! 반집패 위기에서 극적인 역전 해법을 찾아낸 김형우의 활약은 한마디로 '감탄' 그 자체였다.
7월26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저녁7시에 벌어진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8라운드 2경기 1국에서 대구 영남일보 김형우 선수가 이북5도 티브로드 안조영 선수를 맞아 2시간이 넘도록 사투를 벌인 끝에 짜릿한 반집승을 거두며 서전을 장식했다.
1국은 초중반까지 이렇다할 전투가 벌어지지 않아 관전하는 애기가들 입장에서는 다소 따분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였다. 김형우는 집으로 중반까지 앞서면서 국면을 리드. 허나 그 뒤로 조금씩 실수를 범해 미세하나마 형세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검토실 기사들은 안조영의 1집반승, 최소한 반집승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안조영 선수가 좌하귀 절대 선수를 결정짓지 않은 탓에 김형우는 재역전할 기회를 잡았다. 막판 끝내기에서 엄청나게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좌하귀 두군데와 우중앙까지 모두 세군데 패를 동시에 버티면서 반집승을 일궈냈다. 보통이라면 백이 버티기 힘든 패였지만 상변과 우상귀 등 팻감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라 가능했다.
참고도1 (사전에 처리할 곳)
현재 장면보다 훨씬 전에 백(안조영)은 좌변을 굴복시켰어야 했다. 그랬으면 삼패빅이 나와 바둑리그 사상 첫 무승부가 나올 수 있었다. 아래 <참고도2> 참조.
참고도2 (삼패빅 수순)
보통 같으면 백의 무리. 그런데 백은 상변에 월등히 많은 팻감을 갖고 있어 이처럼 버틸 수 있다. 흑11에 이어 백A면 백이 반집 진다. 따라서 백12로는 중앙쪽 한점을 따내고 버텨야 하고, 흑도 물러설 수 없는 처지는 똑같다.
정리해보면, 둘 다 세개 반패 중 두군데를 이겨야 한집을 이길 수 있는 것. 그러므로 둘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럼, 결국 삼패빅이 무한 사이클로 돌아가므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실전에서는 김형우 선수가 패를 세개 버티면서 드라마같은 반집 역전승을 거두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만일 빅이 나오면 일단 5국까지 둔 다음 재대국 여부를 결정한다. 가령 3승1무1패처럼 승부가 가려지면 재대국을 하지 않지만, 2승1무2패로 팀 승부가 가려지지 않는 경우에는 다음날 재대국을 한다는 게 2008한국바둑리그 규정이다.
▲ 2국 역시 영남일보에서 가져갔다. 오른쪽이 승자 강유택 선수다.
리그성적이 3승4패로 똑같은 영남일보와 티브로드의 두번째 만남. 개인 승수에서 간발의 차이로 영남일보(4위)가 티브로드보다 순위에서 한발 앞선 가운데 후기리그 첫 라운드에서 두팀의 해후는 이처럼 극적인 승부로 팬들을 찾아갔다. 그 여세는 2국으로까지 이어졌다.
영남일보 강유택 선수는 티브로드 이원도 선수를 맞아 167수만에 흑불계로 팀에 승리를 보탰다. 1국이 밤9시를 넘어서 끝난 탓에 2국은 예정보다 15분 가량 늦은 뒤에야 들어갔는데도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영남일보는 전기리그에서 티브로드에 2승 후 3연패로 분루를 삼킨 바 있어 설욕을 위한 칼을 갈아왔다. 첫날 두판을 쓸어담고도 영남일보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1주일간의 휴식기간에 티브로드는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4박5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티브로드 서봉수 감독은 "재미있었다."며 간단명료하게 다녀온 소감을 전해주었다. 티브로드 한 관계자는 "특별히 바둑 연구를 위한 시간은 아니었다. 평소에도 자주 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후기리그를 임하기 전에 팀웍을 다지기 위해 다녀온 것이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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