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국> 김동엽 9단(백) vs 홍민표 6단 - 208수 백불계승
<제2국> 최원용 5단(흑) vs 이세돌 9단 - 216수 백불계승
2008한국바둑리그에서 상대 1지명 선수를 세번이나 꺾은 녹록치 않는 제일화재 홍민표 선수가 무너졌다. 울산 디아채에서 5지명으로 뽑은 관록의 김동엽 선수한테 일격을 당했다.
이변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예상이 빗나간 결과임은 분명하다. 2 : 0으로 앞선 상대전적은 차치하더라도 랭킹이나 최근 성적 등을 고려할 때 홍민표 선수에게 유리한 오더였다. 그러나 잘나가는 신예들 틈바구니 속에서 예선을 뚫고 당당히 본선 무대를 밟은 김동엽 선수가 보란듯이 젊은 선수에게 한칼을 먹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8월14일 저녁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 1국에서 울산 디아채 김동엽 선수가 제일화재 홍민표 선수를 맞아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서전을 장식했다. 너나 할 것없이 김동엽 선수가 완승을 거둔 일국이었다고 칭찬해 승리가 더욱 빛났다. 게다가 김동엽 선수로서는 바둑리그에서 첫 승점을 올린 것이기에 기쁨이 두배로 늘어났으리라.
1국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제일화재 진영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홍열 제일화재 감독은 "홍민표 선수는 도깨비같은 존재다. 강자들을 추풍낙엽처럼 꺾어주면서도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선수들에게도 한칼을 종종 맞는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제일화재 한 관계자는 "재미있는 뉴스를 제공하려고 나온 결과다."고 조크를 던지며 아픔을 애써 달래는 눈치였다.
1국을 제일화재가 아닌 울산 디아채에서 가져감에 따라 제일화재 쪽에 조금이나마 유리하다고 봤던 오더가 울산 디아채 쪽으로 넘어갔다. 백홍석-강동윤 투톱을 경기 이튿날에 배치에 승부를 뒤에서 보려던 울산 디아채로서는 김동엽 선수의 선전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 제일화재 선수들이 홍민표 선수와 1국을 검토하는 모습.
이처럼 김동엽 선수가 분위기를 확 끌어올린 덕분에 2국에서도 동료 최원용 선수가 힘을 얻는 듯 싶었다. 최강 이세돌 선수를 맞아 전체적으로 팽팽하게 국면을 풀어갔다. 미세하게 최원용 선수가 불리한 정도였다.
이세돌 선수는 6번째 수로 우하귀 흑에 붙이며 초반부터 적극적인 작전을 펼쳤다. 명성에 걸맞게 미세하게 앞선 이세돌 선수는 그러나 종반 위기를 맞았다. 좌상귀에서 막판 초읽기에 몰리면서 찾아낸 최원용 선수의 강수로 변수가 생겼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이후 잘 뒀으면 패를 만들 수 있었다. 그랬으면 승부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고 설명했으나 실전에서는 그렇지 못해 무위로 돌아갔다.
목진석 9단은 "서로 실수를 주고 받은 일국이었다. 그럼에도 볼거리가 많은 바둑이었다."고 총평.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둔 이세돌 선수는 "1국을 져 기분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다행히 2국을 이겨, 내일도 운이 따라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경기. 이튿날 남은 세판으로 새로 승부를 판가름내야 한다. 우선 3국부터 눈에 들어온다. 울산 디아채에서는 1지명 백홍석을, 제일화재에서는 1지명급 2지명 최철한 선수를 각각 내보낸 3국. 누가 이길지 예상하기 상당히 힘들다. 따라서 이 판이 승부판이나 다름없다.
리그3승5패로 갈길이 먼 울산 디아채와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제일화재의 9라운드 3경기는 오히려 더 흥미진진하다. 울산 디아채는 이번 경기를 꼭 이겨야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제일화재로서는 절대1위 자리 고수를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경기다. 과연 어느 팀이 뜻을 이룰 것인가?
스타와 바둑은다르지만... 스타리그처럼 바둑도 연구바둑 한판쯤 넣어보는게 어떨까요? 그냥 개인적 생각인데...
guiseppe
｜ 2008-08-15 오전 12:06:00 [동감0]
목진석 프로와 김성룡 프로 해설하는 날은 꼭 챙겨 봅니다. 한 분은 귀에 쏙 들어오고, 한 분은 너무 재미있고요.
날쎈제비
｜ 2008-08-14 오후 11:14:00 [동감0]
limsuh2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기본적인 실력은 백지한장 차이 그러나 그 차이가 무척 크죠. 승부에 대한 집념, 그날의 컨디션 등등에 의해 많은 변수? 가 일어납니다. 김동엽 사범님은 워낙 강자이신데 이변이라 볼 수 없죠.
limsuh2
｜ 2008-08-14 오후 10:30:00 [동감2]
이변 좋아하네, 기사들 간의 실력 차이는 생각외로 크지 않다우, 랭킹이 좀 쳐지는 기사라 할지라도 소위 강자를 상대로 몇판 중 한두판은 건질수 있답니다. 강자가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승리할 확률이 보다 많다는 것뿐입니다. 운이 따른다면 약자가 연속적으로 승리할 수도 있으며 그것이 기세로 작용해 강자로 부상할 수도 있습니다.
부자5070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하지 않겠소?
부자5070
이변 좋아하네가 뭐요?
limsuh2
음, 생각에 따라 언짢은 표현이 될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딴뜻은 없는 것이니까 좋게 보아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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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바둑황제z
부자5070
한수a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