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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문도원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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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문도원 알고 있었다
루마니아, 캐나다, 헝가리 바둑인들과 문도원 과감 토크
| 김수광 2011-10-26 오후 05:30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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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기사 문도원 2단(왼쪽)이 루마니아의 바둑인 루시앙 코를란와 즐거운 <토크>에 참여하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국가 바둑 실력의 격차는 현격하다. 바둑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나라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동아시아 한ㆍ중ㆍ일의 실력은 저 높은 곳에 있고, 유럽이 강세를 보이며, 아시아와 그 밖의 나라들이 추격하고 있는 게 대강의 그림이다.
국가 대 국가로 붙으면 결과는 대략 예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륙별로 묶어 팀을 만들고 연승대항전을 벌이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예상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해보는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25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 건물 2층에서 개막됐다. 제1회 K-바둑배 대륙간 세계아마바둑최강전이다. 아시아팀, 유럽팀, 월드연합(아메리카+아프리카) 3개의 대륙이 경쟁한다.
연승대항전으로 펼쳐지지만 메인 대회 외에도 프로기사 다면기 등 부대행사도 치러진다. 다면기엔 초청 기사로 정관장배 7연승 신화의 주인공 문도원 2단이 선정돼 대회장을 찾았다. 아직 순번이 돌아오지 않은 세계의 바둑강자들이 즐겁게 문 2단의 지도를 받았다.
문 2단의 지도기가 끝난 후 복기도 즐겁다. 수담(handtalk)은 어느새 토크로 변했다. 기자도 슬쩍 그 자리에 끼었다.
 ▲ 토크 등장인물- 앤터니 다니엘(캐나다)
 ▲ 토크 등장인물- 문도원 2단과 리타 포차이 4단의 만남
토크에 참여한 이들: 문도원 프로기사 2단, 루시앙 코를란 5단(30ㆍ루마니아), 앤터니 다니엘 3단(25ㆍ캐나다), 리타 포차이 4단(23ㆍ헝가리), 사이버오로 김수광 기자
문 이렇게 많은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바둑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코를란 5~6년쯤 전, 바둑을 아는 친척이 바둑책을 사줬다. 입문서였다. 그걸 보고 흥미를 느껴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사활공부 하면서 실력이 늘게 됐다.
기자 인터넷 강좌 같은 것은 보지 않았나?
코를란 바둑책만 보았다. 루마니어로 잘 번역된 책들이 있었다. 온라인으론 바둑만 둔다.
앤터니 난 우연히 바둑을 배우게 됐다. 인터넷에서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 받으려 하는데, 실수로 다른 걸 받았다. 근데 그게 ‘고스트바둑왕(원제: 히카루노고’)였다. 엉뚱하게 노다지를 발견한 셈이였다. 그 바둑 만화에 매료되어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원래는 체스를 좋아해 중급 정도 됐는데, 바둑을 배우고 난 뒤부턴 절대 체스를 안 한다.
기자 왜?
앤터니 재미가 없다. 체스는 두던 변화가 또 나오고 또 나온다. 다르다곤 해도 천편일률적인 변화를 자주 만난다고 할까… 그에 반해 바둑은 창조적이고, 변화무쌍한 게임이다.
리타 아버지(티보르 포차이 6단)한테서 바둑을 배웠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디아나 언니의 스승이기도 하시다. 아주 엄격하신 분이시다. 악수를 두면 심하게 꾸짖으셨다. 나는 디아나 언니와는 다섯 살이나 차이가 나서 같이 바둑을 함께 배운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헝가리)엔 시설을 잘 갖춘 바둑교실 같은 건 발달되어 있지 않았다. 개인교습이 대부분이었고, 바둑클럽 같은 데는 본디 교육시설이 아니다. 숙명처럼 바둑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난 바둑을 하고 있다.
 ▲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에서 '대륙간컵'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대륙간 대결. 결과는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기자 문도원 2단을 전부터 알고 있었나?
코를란 그렇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봤다. 루마니아의 바둑 정보 사이트들은 한국의 바둑사이트들에 링크를 걸어놓고 있다. 거기서 사진을 통해 봤다. 한국말을 모르니까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중국과 일본의 정예 기사들을 상대로 7연승을 거둔 것은 알 수 있었다. (무슨 대회였는지 기억나나?) 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정관장배 들어봤나? ; 기자). 아, 맞다 그거였다(모두 웃음).
문 아, 이렇게 먼곳에서 오신 분이 나를 알고 계시니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기자 혹시, 두 사람도 문 2단을 아는가?
앤터니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다. 문도원 2단이 수립한 7연승 기록은 바둑인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리타 나는 잘 몰랐다. 언젠가 사진으로 본 것 같긴 하다.
문 그러고 보니 우리 언젠가 본 적 있지 않나? 작년에 독일에서 열린 기도컵에 출전하지 않았나? 나, 거기 갔었는데…
리타 아, 가긴 갔는데 그땐 2009년이었다.
문 다른 사람과 헷갈렸나 보다.
(모두 웃음)
기자 문도원 2단을 직접 만나 보니 어떤가?
코를란 정말 귀여우시고 바둑도 세시다.
문 호호호 (두 손을 볼에 갖다 대며 수줍게 웃는다. 얼굴이 붉게 변했다)
 ▲ 문도원 2단의 지도다면기. 이날을 기다린 세계의 바둑팬들이 있다.
앤터니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문도원 2단을 만나보고 바둑도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꿨다.
기자 오늘 그 꿈을 이뤘지 않나.
앤터니 맞다. 그 꿈이 현실이 됐다. 믿기지 않는다.
기자 앤터니와 코를란은 아까 문 2단과의 지도다면기에서 다들 이겼나?
코를란 불계패했다. 무척 ‘친절하게’ 두시더라. 다른 고수들은 지독하게 두는데 문 2단은 마음씨도 고우시다.
기자 그런데 졌나?
코를란 친절하게 두시다가 내가 느슨하게 두는 걸 보더니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서 엄청난 힘으로 응징 들어왔다. 깨갱했다. 흐흐.
문 후훗~
앤터니 그 말 맞다. 나한테도 심하게 두지 않으셨는데도 내가 기 한번 못썼다.
문 나는 원래 접바둑을 둘 때 상대를 그다지 괴롭히지 않는 편이다.
(모두 웃음)
기자 그럼 호선은?
문 호선이야 어쩔 수 없다. 싸워야 할 장면에서 최대한 싸운다.
 ▲ 주요 대국은 비트플레스 대국장 현장에서 해설되고 있다. 오른쪽에 아시아팀 이강욱 감독과 정다운 진행자.
 ▲ 팀들의 검토가 한창이다. 앞에 디아나 초단(맨 오른쪽)의 모습도 보인다.
기자 리타는 유일한 여성 참가자다. 적적하지 않은가?
리타 나는 6섯 살에 바둑을 시작해 7살 때부턴 유럽국가들이 겨루는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 여자기사들이랬자 20~30명이 출전하면 많은 거였다. 언제나 남자 기사들이 주위에 더 많았다.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
기자 문 2단은 여자프로기사다. 프로기사 제도가 유럽에도 있으면 좋지 않겠나?
리타 그야 그렇지만 프로기사 제도가 생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제도가 있다고 해도 프로기사를 지망할 생각도 없다.
기자 바둑 강국인 헝가리의 국내랭킹 4위인 리타라면 프로를 지망하고 싶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리타 바둑 두는 걸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을 뿐이다(프로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바둑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공부를 더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나이도 23살이나 됐고, 다른 직업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 대학 재학 중인데 ‘예술 역사‘가 전공이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교사가 되고 싶다. 전공을 활용해 예술역사 선생님도 좋겠고, 바둑 쪽으로도 가능하다면 바둑 교사가 되면 좋을 것도 같다. 글쎄 어쨌든 어린이들과 같이 있는 직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서 프로기사는 생각지 않는다. 문 2단처럼 나이 어린 여자 프로기사들을 보니 부럽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자 기왕 얘기 나온 김에 무슨 일들 하시는지 알고 싶다.
코를란 나는 경제분야 프로그래머다. 금융 쪽 관계 일이다.
기자 그러고 보니 세계적으로 바둑인 중에 IT분야나 여타 과학 분야의 연구소 같은데 근무하는 분이 많은 것 같더라.
코를란 ‘도전정신’ 같은 게 바둑과 맞아떨어져서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 그런 것 같다. 인간의 지적 한계를 바둑이 시험한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앤터니 나는 법률가가 될 생각이다.
기자 한국에 왔으니 느낌 한마디씩 해달라.
리타 한국은 처음 와봤다. 일본과 중국엔 대회 차 갔던 기억이 있는데, 세 나라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대국이 다 끝나면 좀 더 한국 곳곳을 둘러보고 싶다.
앤터니 한국에 와서 처음 받은 인상은 ‘친절하다’는 것이다.
기자 예를 들자면?
앤터니 식당엘 가면 한국 점원들은 “어서 오십시오 손님”하면서 사근사근하게 다가온다. 우리 캐나다엔 그런 거 없다. 식탁에 손님이 앉은 뒤 한참이 지나도 점원들이 관심조차 없고, 손님을 발견하면 ‘어, 왔었나…’하는 얼굴을 하며 틱틱댄다.
기자 영화에선 안 그렇던데… ^^
앤터니 그러니까 영화다.
(모두 웃음)
앤터니 혹시 또 모른다. 초호화 레스토랑은 다를지.
기자 코를란은?
코를란 한 마디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바둑 강자들이 있고 , 고급스런 바둑해설을 듣고 그들과 바둑을 둘 수 있다.
기자 한 마디만 더 묻자? 왜 이렇게들 영어를 잘하는 건가? 캐나다 친구 앤터니는 빼고 (후후).
리타 나는 평범한 수준인데… 후훗. 아마도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아서일 거다. 나의 경우는 어릴 때부터 유럽 곳곳의 바둑대회를 찾아 다녔다. 다른 나라 사람과 만나면 소통할 방법이 영어밖에 없다. 대회에서 바둑인들과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가 체득된다.
기자 그럼 리타 친구들 중 외국 갈 기회가 없는 경우는?
리타 유럽은 나라끼리 거리상 실제로 가깝고 자주 왕래한다. 바둑이 아니더라도 교류, 여행이 많다. 내 친구들도 다 영어에 능숙하다. 뭐, 내 동생은 수줍음이 많아서 그런지 영어를 잘 못하긴 하지만…
코를란 문 2단이 우리 아마추어 기사들에게 바둑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조언 하나 해주시면 좋겠다.
문 두터움을 깨달으라. 실리는 셀 수 있지만 두터움은 셀 수 없다. 두터움의 가치를 알면 몇 단계 진보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기자 모두들 문도원 2단과 인증샷 어떤가?
다들 좋다!!!
토크가 끝난 후 세계에서 온 바둑인들과 문 2단은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 주소를 교환하는 등 스타와 팬으로서 교감했다.
 ▲ 리타 4단은 이희성 9단에게 지도기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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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마승 |
｜ 2011-10-26 오후 10:2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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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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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빈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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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원2단은 많은경험들을하시면서 좋겠어요 앞으로도 수고하시고 더 잘되길바랍니다! 전국민 프로기사분들 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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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유진 |
｜ 2011-10-26 오후 6:5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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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네요...
이런 기사 자주 접할 수 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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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빈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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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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