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국> 원성진 9단(백) vs 홍민표 6단 - 330수 끝, 백1집반승
<제2국> 박승화 3단(흑) vs 최철한 9단 - 273수 끝, 백1집반승
<제3국> 박정환 2단(백) vs 이세돌 9단 - 181수 끝, 흑불계승
마침내 시작한 포스트시즌에서 제일화재가 먼저 미소를 지었다.
2억7천만원의 주인공을 가리는 첫 단추에 해당되는 준플레이오프(준PO) 첫날 경기에서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제일화재가 3위 월드 메르디앙을 2 : 1로 리드했다.
첫 승점은 제일화재가 아닌 월드 메르디앙에서 올렸다. 11월15일 오후6시에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1국에서 월드 메르디앙 1지명 원성진 선수가 제일화재 홍민표 선수를 맞아 힘겹게 백1집반 차이로 따돌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제일화재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국이 늦게 끝나는 관계로 예정보다 20분 가량 늦은 8시20분에 이어진 2국에서 제일화재 2지명 최철한 선수가 월드 메르디앙 박승화 선수를 상대로 백1집반승을 거둬, 승부의 저울추를 바로 세워놓았다. 이어 밤 10시10여분 경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3국에서도 승리를 제일화재에서 가져갔다.
제일화재 팀을 이끄는 이세돌 선수는 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연속지명으로 뽑힌 박정환 선수를 상대로 흑불계승을 거두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최철한과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이세돌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었던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1국에서 홍민표 선수가 이겨줬더라면 제일화재는 손쉽게 월드 메르디앙을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제일화재가 짠 이번 오더는 '3 : 0 승리'에 무게중심을 실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즉 장고바둑(4국)을 오픈하는 불리한 점을 초반 승부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제일화재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 결과적으로 원성진 선수가 팀의 참패를 막은 셈이다.
화력을 전진배치한 제일화재와 달리 월드 메르디앙은 1지명을 선봉에 세웠을 뿐, 후반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오더를 짰다고 분석할 수 있다. 오더 오픈한 장고바둑의 김승재에 듬직한 한상훈을 맞상대로 내세운 점과 큰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유창혁으로 배수의 진을 치게 한 점 등이 이를 뒷바침해주는 자료들이다.
제일화재가 2 : 1로 앞섰으면서도 크게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정규리그에서 10승3패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이세돌-최철한 투톱의 맹활약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전투를 즐기는 독사 최철한은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상당히 얌전(?)하게 국면을 풀어갔다. 초반에 우세를 잡은 최철한은 이후 큰 전투를 벌이지 않고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이 바둑을 바둑TV에서 해설한 양재호 9단은 "주특기 전투를 벌이지 않고 두텁게 우세를 지켜낸 명국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벌어진 세판 중 가장 화끈한 경기는 역시 이세돌이 출전한 3국이었다. 이세돌은 초반 우변에서 일찌감치 박정환의 대마를 수중에 넣고 우세를 잡았다. 이후 전투에서도 이세돌은 결단코 물러서지 않았다. 한마디로 쎈돌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일국이었다.
어쨌거나 제일화재가 첫날 2 : 1로 앞선 것은 분명하다. 16일 벌어지는 두판 중 한판만 더 보태면 플레이오프행 급행 열차에 올라탄다. 반대로 제일화재가 장고바둑과 5국을 모두 내주면 영남일보와의 플레이오프는 월드 메르디앙에게 양보해야 한다. 우선 오후6시에 시작하는 장고바둑부터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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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실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