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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마니아 남매, 한해 나란히 입단은 최초
전투마니아 남매, 한해 나란히 입단은 최초
[입단] 김수광  2018-12-21 오후 05:13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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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천 상인 남매가 입단했다. 남매기사로만 따지면 김수진 5단·김대희 7단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한해에 같이 입단한 케이스는 사상 최초다.


전투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오는 마니아남매가 있다. 사람들은 ‘가족이라서 기풍이 닮았나 보다….’라고 말한다. 부모님은 바둑은 전혀 모르지만 남매가 프로가 되고 싶다고 하자 바둑 한길을 파게 했다. 2018년 저무는 이때 한국바둑계 역사에서 처음으로 남매가 나란히 입단하는 걸 보게 됐다. 남매기사로만 따지면 김수진 5단·김대희 7단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한해에 같이 입단한 케이스는 사상 최초다.

김상천·상인 남매는 마음껏 전투가 하고 싶다. 강한 상대를 만나고 싶었다는 남매는 이제 냉혹한 프로무대에서 혹독하게 수련을 거치며 실력을 늘려갈 것이다. 이 남매기사의 미래활약상이 궁금하다.

오빠 김상천은 2018년 연구생 누적점수 1위로 일찌감치 입단을 확정지었다. 동생 상인은 지난 14일 연구생 중 여자연구생 누적점수 1위∼6위가 출전한 제50회 여자입단대회(연구생)를 통과했다. 김상인은 여자연구생 서열 2위였다. 2위 시드로 4강 결선에 직행한 뒤 서열 4위 김제나를 꺾은 데 이어 최종 결정국에서 서열 1위 김은지에게 304수 만에 백 1집반승해 프로기사가 됐다.

▲ 김상천(金相天) 초단.
생년월일 : 1999년 12월 17일
가족관계 : 김택·정천숙 씨의 1남 1녀 중 첫째
출신도장 : 한종진 바둑도장
지도사범 : 백홍석 9단, 김세동 6단, 한웅규 6단
기 풍 : 전투 실리형
존경하는 프로기사 : 한종진·조한승 9단

▲ 김상인(金相仁) 초단.
생년월일 : 2002년 9월 22일
가족관계 : 김택·정천숙 씨의 1남 1녀 중 둘째
출신도장 : 한종진 바둑도장
지도사범 : 백홍석 9단, 김세동 6단, 한웅규 6단
기 풍 : 전투형
존경하는 프로기사 : 한종진·조한승 9단

- 꿈에 그리던 프로기사가 됐다.
오빠: 많이들 그렇듯이 그 자리에서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빨리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되어 홀가분해졌다.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은 있지만, 입단에 대한 부담은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동생: 축하를 받으니까 더 실감이 난다. 프로세계에선 더 강한 상대들이 기다린다. 나와 나이가 같은 (허)서현이도 경쟁상대이고 잘 두는 언니들도 가득하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바둑은 남매가 동시에 배우기 시작한 것인가.
오빠: 우연한 계기였다. TV채널을 돌리다 보니 바둑TV가 나왔는데, 바둑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재미있게 봤다. 돌을 따내고 들어내는 게 좋았다. 부모님께 바둑교실에 다니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은 내가 정말 바둑에 흥미있는 것인지 확신을 못하셔서 ‘좀 생각해보자’고 하셨다. 나는 빨리 다니고 싶어서 친구가 다니는 바둑교실을 따라가서 구경했다. 광주의 제일바둑학원이었다. 원장님이 몇 가지 가르쳐 주시더니 부모님께 권유를 하셨다. 부모님은 두 분 다 바둑을 전혀 모르셨는데 내가 워낙 바둑을 배워하고 싶어하니까 승낙하셨다. 실력이 빨리 늘어서 신창바둑학원으로 옮겼다. 광주엔 당시 도장 개념이 없었고 그 학원이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우려는 학생을 받는 곳이었다. 1년 정도 배우니 온라인 5단 실력이 되었다. 학원에서 가장 강해졌다.

동생: 오빠가 하도 재밌어하니까 나도 호기심이 났다. 바둑학원을 같이 다니기로 했다. 그런데 한달쯤 바둑을 배우다 싫증이 나서 그만두었다 부모님이 오빠의 바둑교육을 위해 신창바둑학원 근처로 이사를 하셨다. 그래서 다시 한번 바둑을 배워볼까 싶어서 다녔는데, 바둑이 재밌는 게 아니고 학원에서 주는 선물 같은 게 좋아서 계속 다녔다. 오빠보다 바둑을 2년 이상 늦게 시작하게 된 셈이다. 바둑은 한번에 실력이 확 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늘어갔다.

오빠: 상인이가 입단한 게 결국 내 덕인거 같은데? ^^

동생: 하하하

- 자녀 둘이 모두 프로기사를 지망하는 것은 부모에게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빠: 바둑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한집안에 둘씩이나 배운다는 게 마을 사람들한테는 신선했던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전혀 개의치 않으셨다. 아버지는 ‘너희들 하고 싶은 것 해라’라고 하셨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집중적으로 프로기사가 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유명한 사범님들로부터 지도기도 많이 받았다.”

동생: 프로를 지망하면 보통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타지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오빠가 같이 있으니 의지가 될 거라고들 주위에서 말했다. 나는 막상 의지가 된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는데(후훗). 오빠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양천도장을 다니러 상경했다. 나는 광주에 계속 있다가 5학년 2학기 때(2011년) 서울로 갔다. 2013년쯤부터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 오빠보다 빨리 바둑을 배웠더라면 입단시기가 달라졌을까.
동생: 오빠도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나도 그렇게 빠른 나이에 시작한 게 아니다. 더 어릴 때 배웠더라면 초등학생에게 참가자격이 있는 대회에 나가서 우승할 기회도 많았을 텐데…. 또 오빠보다 실력이 월등히 세졌을 것 같다(하하).

- 바둑이 그렇게 좋았나?
동생: 처음엔 잘 모르고 배우기 시작했지만 나중엔 돌을 잡으러 가고 이기고 하는 재미에 멈출 수가 없었다. 학원에서 점차 강한 상대들을 이기기 시작했다. 프로기사가 되면 더 강한 상대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오빠: 처음엔 바둑을 이기는 데는 관심이 없고 대마를 잡으러 다니는 게 좋았다. 잡은 상대 돌을 바둑판에서 들어내는 건 정말 짜릿하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나서는 승부욕이 강해졌다. 지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한다. 강한 상대를 꺾을 때 표현하기 어려운 희열을 느낀다.

- 오빠·동생은 어떤 때 싸우게 되나.
오빠: 지금도 싸운다. 말싸움이 일어나면 팽팽하다. 이 세상 모든 남매가 그렇지 않나? ^^ 지금 서울 생활은 한웅규 사범님과 나와 동생이 함께 같이 살면서 하고 있다. 2018년 4월에 한종진바둑도장으로 옮기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부모님께서 우리가 아직 어리다고 보셔서 그런지 보호자격으로 사범님이 함께 계시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상인이가 밥을 하고, 한 사범님은 반찬을 만드시고, 설거지는 내가 한다. 그런데 빨래나 청소는 당번이 있지 않다. 상인이와 나는 항상 미루면서 싸운다. ^^

동생: 오빠가 리그성적을 물어오면 ‘왜 그런 거 물어보냐’면서 예민해진다. 승부 쪽은 예민하다. 자꾸 질 때면 지는 것도 힘든데 물어보는 거 싫다. 내가 알아서 잘 할 건데…. 오빠 말투는 좀 직설적이고 딱딱하기도 해서 그것도 기분 나쁘다고 말해준다. 나를 불러도 대꾸 안 할 때도 있다. 찜해 놓은 과자 가지고 싸우기도 한다.^^

오빠: 내가 돌려서 말하는 걸 못하는 편인데 상인이가 그걸 못 받아들이는 것 같다.

- 바둑도 두고 복기도 하나.
동생: 일부러 두지는 않는다. 불편하다. 승부욕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지는 게 싫은데 오빠한테 지는 건 더 싫다.

- 좋아하는 바둑스타일의 프로기사는.
오빠: 이세돌 사범님이다. 최고의 싸움바둑이다. 멋있다. 저도 싸움바둑이다. 과감하게 돌진하고 용맹무쌍한 이세돌표 바둑이 도달하고 싶은 싸움바둑이다.

동생: 이세돌 사범님이다. 번뜩이는 수로 상식을 파괴하며 자신이 두고 싶은 걸 두신다. 독창적이다. 나도 그런 성향이고, 이세돌 사범님 같은 바둑을 두고 싶다. 그런데 오빠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기사 역시 이세돌 사범님인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오빠: 사범님들이 우리를 보고 ‘남매라서 그런가 기풍이 비슷하네’라는 말씀을 하신다. 무지막지 하게 싸운다는 뜻이다.^^

- 남매간에 바둑을 안 두지는 않을 것 같은데.
동생: 도장관련, 연구생 관련 리그에선 아예 조가 다르니까 대국할 일이 별로 없지만 추첨을 해서 연습상대로 지정되면 어쩔 수 없이 두어야 한다. 최근 대국에선 처음부터 엄청나게 싸우다가 망했다. 둘 다 싸우는 스타일이다 보니 그런 것인데, 내 힘이 달렸다. 승부니까 기분이 나쁘긴 나빴다. 하지만 그 기분이 그렇게 오래 가는 건 아니다. 오빠뿐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져도 그걸 계속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빠: 사실 나는 상인이랑 두다 보면 놀랄 때가 있다. ‘마냥 어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뛰어나네’하고 말이다. 판을 전반적으로 돌아봐도 크게 실수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상인이는 나와 하는 복기도 피하려고 한다. 오빠로서 어쩔 수 없이 지적을 하게 되니까^^ 그래서 나도 상인이 바둑에 대해 복기를 되도록이면 안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다른 상대가 상인이와 마주앉아 있는 상황이면 나도 의견을 내어 거든다. 그건 상인이가 혼내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

- 여자연구생 서열1위 김은지는 나이가 5살이 더 어리다. 대국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최근엔 김은지에게 연패를 당했다. 가뜩이나 연구생리그 성적도 좋지 않던 터였다. 3조에서 7조까지 떨어져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김은지에게 3연패를 당했다. 그러다 입단대회에서 만난 것이다. 김은지와의 바둑은 계속 만만치 않은 바둑이었는데 이기면서 연패도 끊을 수 있었다.”

- 남매프로기사라서 좋은 점이 있을 것 같다. .
오빠: 가족이 승부사의 길에 공감해 주는 건 작지 않은 일이다. 올해 제주도지사배 3인단체전에서 동생과 팀을 이뤄 나가서 우승했다. 동생과 전에도 단체전에 참가해 봤지만 입상을 하기는 처음이다. 경기 때 상인이에게 ‘편하게 둬, 잘해’이런 말을 했다. 그런 말 잘 하지 않는데….
또 이번에 상인이가 입단결정국을 둘 때는 너무 떨렸다. 어머니도 와 계셨다. 아버지는 너무 초조하신지 현장에 오지 못하시고 10분에 한번씩 전화를 하셨다. 동생이 승리했을 때 어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입단이라는 1차 목표를 나란히 이뤄서 기분이 좋다. 사실 동생이 입단할 때, 내가 입단한 것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 아버지는 지인들에게 한턱 내시느라 바쁘시다.

동생: 오빠가 내 입단을 그렇게까지 기뻐해줬는 줄 몰랐다. 많이 신경 써줘서 고맙고 배려가 느껴진다. 평소에 많이 싸우긴 하지만 오빠가 내 신경 안 건드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다 보인다. 쓴 조언을 해주고 싶어도 내가 싫어할까봐 참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제는 같이 대국장에 가게 될 것이다. 오빠가 같은 직종에에 있어서 대국할 때에 힘이 될 것 같다.

-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나?.
동생: 노력형까지는 아니지만 공부할 때는 확실히 한다. 놀 때도 확실하다. 노래방 가기, 카페에서 수다떨기를 좋아한다.

오빠: 사실, 공부도 진지하게 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대화하면서 하는 걸 좋아한다. 게임도 좋아하고 영화도, 운동도 좋아한다.

- 프로기사가 가족이면 주목을 많이 받는다. 김성래·김채영·김다영 삼부녀 프로기사의 케이스를 봤을 것이다.
오빠: 주목받는 걸 싫어하지 않는 편이다. 주목해 주시면 좋다.

동생: 주목받고 그런 거 좋아하지 않아서 동반 세계대회 본선진출이라도 하게 되면 쑥스러워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 오빠를, 그리고 동생을 상대로 공식기전에서 상대로 맞이하게 된다면. .
오빠: 승부는 승부다. 절대 질 생각이 없다. 동생도 저를 이기려고 온갖 힘을 다할 것이다. ^^

동생: 가족이고 뭐고 없다. 인정사정없다. 반드시 꺾어주겠다. ^^

- 한국입단자들은 국기사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다.
오빠: 중국 정상급 기사와 바둑을 두는 것은 특별한 기회가 아니고서는 기회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10초 바둑으로 두어보곤 했는데, 몇 번 이겼더니 자신감이 생겼다.

동생: 프로여자계는 한국이 중국보다 더 센 것 같다. 한국 환경에서 잘 성장한다면 충분히 중국과 겨룰 만한 기량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각오는.
오빠: 계속 프로지망생 같은 마음가짐으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겠다. 세계대회 우승을 향해서 달려가겠다. 바둑을 잘 모르시는 분은 세계적인 기사만 안다. 제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사가 되고 싶다. 바둑리그 감독님들께도 인터뷰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다. 단체전에 강하기에, 감독님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승리로 보답하겠다.

동생: 바둑도 잘두고 인성도 좋은 기사가 되고 싶다. 동갑인 서현이과 치열하게 경쟁해 보고 싶고 최정 사범님처럼 남자기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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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피디엠 |  2018-12-23 오전 10:56:00  [동감0]    
인물도 잘 생겼네요!
푸룬솔 |  2018-12-23 오전 4:17:00  [동감0]    
부부 형제 프로기사는 꽤 봤지만 남매 프로기사는 많지 않은데 축하합니다. 앞으로 응원할게
jsyshm |  2018-12-22 오후 5:12:00  [동감0]    
축하축하.언젠가 일 한번 낼 거같다.
삼나무길 |  2018-12-22 오전 11:25:00  [동감0]    
개축하! 구엽네^^
참나이런 |  2018-12-22 오전 11:02:00  [동감0]    
아주 잘 봤습니다. 남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효도하셔요~
진정한형통 |  2018-12-22 오전 10:26:00  [동감0]    
남매의 패기가 맘에 든다. 열심히 해서 남매가 바라는 꿈을 이루길 바란다.
상천!상인! 화이팅~~~~~~~~~~~~!!!
다정아비 |  2018-12-22 오전 1:41:00  [동감0]    
상천 상인 두 분의 프로 입단 축하 드립니다. 남매 같이 입단해서 더욱 기쁘리라 생각합니다.
험난한 프로의 세계에 들어 오셨네요,..두분. 애기가의 한사람으로 응원할게요.. 좋은 기보 보여 주세요, ㅎㅎ~
먼산보기 |  2018-12-21 오후 10:05:00  [동감0]    
두 남매의 인터뷰기사를 웃다가, 가슴뭉클하다가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당돌할 정도로 솔직한 성격대로 거침없이 프로생활을 영위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상천, 상인남매 화이팅!!
bacon |  2018-12-21 오후 7:20:00  [동감0]    
장하네. 난 독설가 베이콘이라고 하네. 무식한 자들은 바콘이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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