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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집사람에게 한방 먹일 비책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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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집사람에게 한방 먹일 비책을 마련했습니다!"
<판을 읽어라> 출판기념회 열어
| 정용진 2016-06-21 오후 02:15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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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바둑을 두는가? 왜 바둑을 배우라고 권하는가? 머리가 좋아져서? 집중력이 생긴다고? 지금까지는 그렇게들 말해왔다. 그러나 어딘가 좀 막연하다. 이런 정도의 장점은 굳이 바둑을 배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꼭 바둑이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 비로소 말해주는 책이 한권 나왔다. 신봉호(왼쪽) 서울시립대 교수와 박장희 기도산업 대표가 함께 쓴 <판을 읽어라>가 그 책이다. |
처세서나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읽어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하고 개중에는 양서도 있으나 시간낭비일 뿐인 내용도 적지 않다. 우리는 왜 이런 책을 붙드나. 자본을 으뜸 척도로 삼고, 경쟁을 가열차게 부추기는 조류에 휩싸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경쟁은 필연적으로 불안을 동반하기에 뭔가 위로가 되고 다소나마 안도를 얻을 수 있는 ‘비법’을 갈구하게 된다. 수많은 처세와 계발서를 다 섭렵한다 하여 거기서 마법의 주문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생의 어느 순간 칠흑 같은 밤하늘을 부싯돌마냥 그어대는 별똥별을 마주하듯 그렇게 다가오는 책은 있다.
<이 한장의 명반>을 쓴 안동림 교수가 만약 무인도 가게 되면 들고갈 딱 한 장의 음반으로 프랑스 목동의 노래인 ‘오베르뉴의 노래’를 꼽았듯, 최근 신봉호-박장희가 공저한 <판을 읽어라>를 딱 한권의 책이라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바둑에 관심이 있거나 바둑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무인도에 가지 않더라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바둑을 ‘도구’로 가용할 수 있다 말하고, 우리가 왜 바둑을 두고 바둑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에 대한 이론 근거와 당위성을 이처럼 자신 있게 내놓은 책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바둑을 배우고 두나? 그저 재미있으니까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아님 고수(프로)가 되기 위해서? 단지 이런 정도에 머무는 것이 바둑이더라면 주변에, 또 아이들에게는 어찌하여 권하나?
바둑을 두면 좋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어째서, 왜 좋으냐고 물으면 다들 뻔한 답만 내놓았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수리력이 좋고 어쩌고 저쩌고....(“바둑, 참 좋은데...말할 순 없고...” 남자에게 좋다는 모 광고처럼 대놓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거였나.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좋긴 한데 왜 좋은지 이론적 무장과 근거제시에 막연했던 탓이다.) 냉철하게 말해 정도와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 골프를 배우든 체스를 배우든 바둑에서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대부분 습득할 수 있다.
해서 다시 묻는다. “바둑을 두면 왜, 어떤 점이 좋은가?” 막연하다면 <판을 읽어라>를 읽어보시라.
바둑을 예술과 교양이라거나 스포츠 혹은 게임이라거나 그런 말로 장점을 찬미하지 않는다. ‘바둑은 도구다!’ 돈이 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바둑이 가진 ‘패턴과 인식’의 DNA를 추려뽑아 왜 바둑을 배우는 게 좋은지, 설명한다.
공동저자 신봉호가 1985년 제3회 KBS바둑대축제에서 우승한 쟁쟁한 아마6단 고수란 사실보다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에서 미시경제학, 혁신경제학 등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란 점에 더 눈길을 준다. 아마6단이 바둑을 소재로 집필한 책이라 하여 바둑동네 범주에나 맴돌고 만 게 아니라는 점이다. “혁신과 창조는 학습을 통해 누구나 해낼 수 있고, 바둑이 그 학습을 하기에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건, 바둑의 전문성 한 면만 들여다봤던 사람은 결코 쓸 수 없는 내용이다.
신봉호 교수가 담은 이론에 산업현장의 역군, 세계를 무대로 누빈 한 기업가의 경험담을 더했다. 또 한명의 공동저자 박장희는 기업가(기도산업 대표)다. 바둑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라면 독일 함부르크에서 매년 여는 ‘기도컵’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바둑문화의 틀을 잡고 발전시키기 위해 ‘바둑포럼’을 만든 뒤 내내 후원하고 있는 소문난 바둑애호가다. 그렇지만 역시 기자는 이런 점에 시선을 두지는 않는다. 박장희 대표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6년 만에 안정된 틀을 깨고 나와서 맨손으로 모터사이클용 의류사업을 시작했고, 이 부문 세계시장의 33%를 점하는 1위 기업으로 키운 이로 난관에 직면할 때마다 어떻게 패러다임을 바꾸며 위기를 극복했는지 그의 경험과 경륜이 책에 스며 있기에 더욱 주목하는 것이다.
‘생각습관을 바꾸는 바둑의 힘!’ ‘세상을 넓게 보고 다음수를 생각하라!’
‘알파고’의 이세돌 9단은 단지 바둑인연만으로 ‘강력 추천’하는 그런 승부사가 아니다. 추천사에서 이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 경험담을 일례로 들며 “창조와 혁신의 사고를 키워나가는 방법으로 저자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비롯해 패턴 인식 및 창조, 넓은 시야로 큰그림 그리기, 피드백 분석 등 크게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바둑을 활용해 이 네 가지를 충분히 반복 연습 가능하다는 것인데, 십분 공감한다”고 말한다.
‘나를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하나 자신을 바꾸기란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이럴 때 곁에 나침반과도 같은 한권의 길잡이가 있다면 생각습관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바둑이 내포하고 있는 장점이 정녕 무엇이고 다른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드디어, 비로소 제대로 말한 책이다. 무인도에 갈 일은 없겠지만 이 한권의 책은 장만할 수 있다. 사전에 공부를 하고 오페라를 감상할 때 그렇게 하지 않은 이보다 훨씬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렇듯 일찍이 바둑을 배워 이 책을 접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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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읽어라> 출판기념회 열어
- 바둑포럼 북페스티벌(book festival)로,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바둑의 문화와 역사를 생각하는 ‘바둑포럼’이 신간 <판을 읽어라>의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페스티벌을 ‘알파고-이세돌’이 대결을 펼쳤던 장소에서 열었다.
6월20일 오후6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대연회장(nuriballroom)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공동저자 박장희-신봉호 씨를 비롯한 바둑포럼 회원과 조훈현 의원 등 바둑계 인사 60여 명이 자리했다. 바둑포럼에 대한 소개에 이어 <판을 읽어라>를 바둑포럼 차원에서 준비하게 된 배경과 주요내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지지옥션배를 주최하는 강명주 회장과 정수현 명지대 교수 등의 내빈 축사가 만찬을 곁들이면서 이어졌다.
▲ '프로바둑 최고의 미녀'를 자처하는 하호정 4단과 김효정 2단이 공동사회를 봐 더욱 눈길을 끈 출판기념회.
“오늘 이런 자리에 사회를 봐서 무척 영광입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사회를 보는 것이 처음인데 굳이 저희를 선택한 이유를 다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미모, 둘째는 몸매, 셋째로는 지적인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혹 이의 있으신 분 계신가요?“
(이구동성으로 합창) “없습니다!”
▲ "바둑포럼을 만들고 <판을 읽어라>를 쓰게 된 건 집사람 때문" (박장희 기도산업 회장)
“바둑인구가 준다는 거, 바둑계에 이만한 큰 이슈는 없다고 봅니다. 바둑을 즐기던 사람들이 늙거나 죽어 줄어들고 배우는 아이들은 없어 절박한 상황인데 20년 후를 상상해 보세요. 지금 추세라면 처참할 것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할까, 하는 측면에서 4년 반 전 바둑포럼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바둑포럼도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게 된 겁니다. 제 집사람은 저보고 ‘바둑쟁이’라고 부르는데 이 표현은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장인을 뜻하는 찬사일 수도 있지만 비우호적인 일을 지속하는 인간에 대한 비하의 의미도 있지요. 집사람은 후자의 의미로 상당히 야유했음이 분명한데,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문제는 이를 반격할만한 이론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시중에 나온 바둑책들에 머리가 좋아진다거나 뭐 몇가지 얘기가 있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그걸로 마누라를 한방 먹이기엔 부족했습니다. 해서 체계적으로 좀 정리하자, 실증적 이론적 전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요즘엔 집사람에게 반격할 준비가 다 돼 있습니다.”
▲ "언제까지 미운오리새끼로 남을 것인가?"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바둑은 예술인가요? 게임인가요? 스포츠인가요? 바둑은 백조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기존 패러다임만으로는 미운 오리새끼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혁신 가르치면서 ‘아, 이게 바둑인데...바둑에 이런 점이 다 있는데...’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녜요. 2500년 지속돼 온 바둑 속에 숨겨진 암호가 바로 ‘창조와 혁신의 도구’라는 거에요. 창조와 혁신에 성공한 사람의 생각방식은 바둑의 생각방식과 같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4예라고 말하는 ‘금기서화’에서 가장 답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바둑입니다. 예를 들어 서예를 애플이 매킨토시 컴퓨터의 명조체 같은 서체로 활용하고 자판에 적용했을 때 엄청난 돈이 되고 산업으로 자리했습니다.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서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망했지만 2인자였던 후지는 살아남았지요. 필름을 오랫동안 빛나고 변색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콜라겐이란 성분을 화장품에 활용해 대박을 터뜨린 거죠. 음습한 곰팡이가 페니실린의 재료로 쓰일 때는 더는 축축하고 퀘퀘한 것으로만 대접받지 않습니다. 이처럼 바둑도 콜라겐 요소를 찾자. 그래서 찾아보고 정리한 것이 이 책입니다.”
신봉호 교수는 심지어 기자에게 이렇게까지 말했다.
"바둑의 이해관계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프로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그들은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프로기사는 바둑인구가 줄더라도 기전이 유지되고 거기서 상금을 획득하는 한 먹고사는 데 지장없지요. 대회와 이벤트를 유치하는 것,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로 만족할 수 없는 시대에 직면했어요. 사이버오로처럼 바둑인구가 줄어 수입이 줄면 당장 생존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는 곳에 위치한 기자 같은 이들, 그러니까 방과후교사, 바둑학원 선생 등등 생업에 직결되는 이런 사람들이 진정한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해관계자들이 바둑의 외연을 더 넓힐 수 있고, 더불어 바둑을 좋아하는 애호가들께 이론을 무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놓여야 합니다. 패러다임의 변화와 혁신을 갈구하지 않는다면 바둑의 미래는 암울할 것입니다.”
▲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와 지지옥션 강명주 회장, 정수현 명지대 교수의 축사에 이어 양상국 9단이 건배사를 했다. 바둑계 식구들의 자리여서인지 시종 웃음이 떠날 새 없었다.
▲ 박장희 회장이 한명 한명 바둑포럼 회원을 소개했다.
▲ 이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국정에 여념이 없는 조훈현 9단도 걸음했다.
▲ 서능욱 9단, 백성호 9단, 한상열 5단 등 프로기사들이 자리했다.
▲ 젊은 프로기사들도 축하했다.
▲ 신혼이라면 초저녁부터 한창 깨를 볶는들 누구 뭐라할 사람 하나 없겠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성진 9단-이소용 바둑캐스터 부부가 참석,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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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놔둬 |
｜ 2016-06-21 오후 11:48: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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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내용, 감칠맛 있는 기사 감사합니다. 꼭 사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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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일등 |
｜ 2016-06-22 오전 12:0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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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포럼> 기사만 쓰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 cyberoro에 굳이 책 선전을 한 번 더 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6월 9일에 그 책 [신간안내] 기사가 나왔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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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프리5 |
｜ 2016-06-21 오후 11:1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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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오락이제 도끼자루 썩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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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조오리 |
｜ 2016-06-21 오후 7: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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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정용진씨 일단 기사 제목이 이게 뭡니까? 지금이 21세기하고도 15년이 지났는데 이런 여성혐오적이고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 뽑기나 하시고. 기사의 핵심하고도 전혀 안 어울리고요. 게다가 여성 기사 얘기에는 아무리 본인들 말이라지만 그저 미모, 몸매 운운하고. 이게 양 사범이 한 가장 중요한 얘기인가요? 원성진 사범 부부 사진 설명에는 초저녁부터 한창 깨를 볶는들 운운. 꼭 이런 뒷방 노인네들 대화 수준의 설명을 붙여야 하나요? 원 사범 부부에게도 불쾌할 수 있고요. 예전에 이세돌 사범에게 입바른 말씀 하실 때는 그리 안 봤는데, 요즘 기사들에는 완전 실망입니다. 세상 바뀐 데에 적응 좀 하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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