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엔크린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4국(오른쪽.김주호-민상연)과 5국(박영훈-안국현). SK엔크린이 이 두 판을 모두 가져가며 짜릿한 역전의 기쁨을 누렸다.

▲ 포스코켐텍은 4국 패배에 이어 5국마저 일찌감치 형세가 기울자 더 이상 검토를 하지 않고 중도에 철수했다.

▲ 8개팀 감독 중 최연장자이며 전형적인 덕장의 풍모를 갖춘 최규병 감독. 옆은 여류국수 김채영이다.

<제3국> 안성준-목진석. 일찌감치 목진석의 승리가 내다보였던 바둑이 중반 이후 크게 요동쳤다. 안성준이 목진석이 크게 흔들리는 틈을 타서 역전에 성공한 듯 보였으나, 이후 안이한 수들이 등장하면서 목진석이 간발의 차이로 재역전에 성공했다(344수 흑 1집반승). 속기 대국임에도 2시간 20분 동안 열전이 이어졌으며 344수라는 수수는 이번 시즌 최장 수수로 기록됐다.

<제4국>김주호-민상연. 두 사람 간 첫 대국으로 초반 민상연의 흐름이 좋았으나 이후 공격 실패로 김주호가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중앙 승부처에서 민상연의 기민한 역습에 김주호가 큰 손해를 보면서 순식간에 반면 10집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졌다(251수 흑 불계승). 포스코 입장에선 너무나 아까운 한판이었고, 김주호 역시 아쉬움이 많았던지 한 시간 가량의 긴 복기가 이어졌다.

<제5국>박영훈-안국현. 양 팀 2-2 상황에서 벌어진 최종국. 초반 우하귀 신형에서 박영훈의 실수가 있어 안국현의 흐름이 매주 좋았다. 하지만 이후 중앙 백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안국현이 큰 손해를 입으면서 일찌감치 박영훈의 승리가 굳어졌다(216수 백불계승). 박영훈은 2경기 만의 첫승. 하지만 도중에 잡았던 말을 패를 내주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운치는 않았던 내용이었다.

▲ 목진석(34ㆍ포스코켐텍 3지명)은 3경기 만에 첫승을 신고했지만, 이날도 하마터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다.

▲ 올해 18승6패(75%)로 대단한 상승세인 민상연(22ㆍSK엔크린 3지명)은 첫 경기 패배 후 2연승을 올렸다.

▲두 경기 만에 첫승을 결승점으로 장식하며 마음의 부담을 던 박영훈. 하지만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되면서 동갑내기 최철한과 함께 평범함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13승11패. 승률 54.2%)

▲ 김주호-민상연의 복기는 옆의 5국이 끝날 때까지 장시간 이어졌다. 목진석이나 김주호 등 가정을 꾸린 생활전사들에게 400만원의 승자 수당은 그 무엇보다 절실한 승부 동인(動因)이 된다.

▲ 최규병 감독은 이날 만큼은 가까이 와서 제자 박영훈의 복기를 지켜봤다.

▲ KB리그 둘째 날 경기의 마지막은 이런 모습일 때가 많다. 두 판의 대국으로 나뉘어 복기에 참가하고 있는 양팀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