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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훈(왼쪽)이 엄청난 전투 끝에 승리를 거둔 후 이창호와 복기를 하고 있다. |
오랜만에 만난 두 신산(神算)이 엄청나게 싸웠다.
끝내기 분야의 전설 이창호 9단의 계보를 이었을 뿐 아니라 이를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박영훈엔겐 뉴신산이란 별칭이 붙어다니기도 한다. 이창호와 박영훈의 대결.
자연히 누구 계산이 센가가 관전포인트일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전투의 흐름이었다. 그것도 과격하기가 이를데 없는. 패가 다섯 차례나 나는 변화, 험악한 대마몰이. 이들의 계산력이 작동해야 했다면 그 대상은 경계 안의 집 세기가 아니라 치열한 전투 배후의 변화무쌍함이었다.
21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기 원익배 십단전 본선2라운드에서 박영훈이 이창호에게 244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면서 3라운드에 진출했다.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유창혁 9단은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싸울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균형감각이 워낙 뛰어난 기사들이다 보니 아무리 싸워도 쉽사리 한쪽이 케이오를 당하지 않았고, 끈질기게 역습하고 역습하길 반복했다.
마지막은 이창호가 대마를 잡으러 가고 박영훈이 타개하는 장면. 언뜻 이창호가 두터움을 이용한 실전적인 공격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다소 무리한 작전이었던 것으로 판명났다. 바둑은 좀 더 진행됐지만 결국 박영훈의 승리였다.
지금까지 2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기사는 백홍석 9단, 이영구 9단, 김승재 5단, 허영호 9단, 유창혁 9단, 강유택 5단, 김세동 4단, 한웅규 4단, 한종진 8단, 박영훈 9단이다.
원익배 십단전 본선 2회전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9시에 바둑TV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십단전 우승상금은 5천만원. 제한시간은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다.
▲ 마주앉은 두 신산.
▲ 계산력의 궁극 박영훈.
▲ 이창호. 졌지만 좋은 전투 감각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최근 KBS바둑왕전에선 이세돌 박정환 등 랭킹 1, 2위를 꺾으며 결승에 선착하는 등 호조다.
▲ 흑을 든 이창호의 첫 착점.
▲ 박영훈의 착수.
▲ 원조신산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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