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윤, 길고 섬세한 손 맵시, 깊고 서늘해 보이는 눈과 순하게 내리뻗은 속눈썹,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질풍노도의 장난끼, 이세돌과 비슷하지만 또한 이세돌과는 매우 다르다.
통통 튀던 강동윤에게 몰래 치는 장난처럼 슬며시 다가온 500승이었다. 비록 한국리그에서 포스코 팀은 물러났지만 팀의 주장 강동윤에게 작은 경사이기도 했다. 강동윤 9단이 프로 통산 '5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것.
지난 10월 13일 서울시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KB국민은행 2012 한국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 여기에 강동윤이 있었다. 강동윤은 스마트오로의 민상연을 이겨 500승을 달성했다. 팀은 1-4로 졌지만 강동윤만이 이긴 날이기도 했다. 만 23세 9개월, 입단 후 10년 5개월만의 기록이다.
강동윤의 500승은 한국프로바둑출범 후 50명째다. 하찬석(832승-작고), 윤기현(787승-은퇴), 임선근(599승-작고), 김희중(564승-은퇴), 홍종현(548승-은퇴), 강철민(537승-작고), 홍태선(517승-은퇴)를 제외한 현역 선수에선 43번째.
1989년 1월 23일生 강동윤(서울)은 2002년 5월 제92회 입단대회를 통해 박진솔과 함께 입단했다. 프로 데뷔 첫 대국이었던 제37기 패왕전 예선 1회전에서 김강근에게 첫 승을 거둔 이후 8연승을 기록하며 엘리트 신예로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강동윤은 2005년 제5기 오스람코리아배 신예연승최강전에선 이영구에게 2-1으로 승리해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역시나 신예기전부터 우승해서 정상에 오르는 엘리트 코스다. 2009년 제22회 후지쓰배에서 이창호를 이겨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다. 2010년 아시안게임 바둑종목에서 남자 단체 금메달을 딴 것 또한 강동윤으로선 소중하다.
엘리트 코스를 쭉 밟아온 강동윤이지만 기풍과 스타일은 남달라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인터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하고 대국중에 딴 생각을 하다 역전당했다는 '괴담'부터 시작해 '단 한번의 초읽기 횟수도 초과하지 않고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넘치는 자신감과 갑작스런 삭발까지, 톡톡 튀는 스타일은 언제나 강동윤의 몫이었다.
강동윤은 언제나 그렇듯 한국 바둑의 정상급이다. 2011년엔 포스코 LED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승상, 1지명 랭킹상 정규리그 MVP를 수상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강동윤 9단은 10월 16일 제17기 천원전을 통해 김성진 2단을 상대로 501승에 도전한다. 당연히 사이버오로에서 인터넷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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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포석
무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