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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훈이 착수를 하고 있다. 박영훈은 이태현을 맞아 대체로 우세했지만 여러 차례의 위기상황을 넘기고 승리했다. |
우세를 지켜야 하는 상황일수록, 후반일수록 완벽을 보여주는 기사 박영훈 9단.
확실한 우세를 점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가던 박영훈이 그리 어렵지 않은 수를 못 봐 크게 흔들렸다. 자책하다 판을 그르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승리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7기 박카스배 천원전 16강전에서 박영훈은 이태현 4단에게 244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이태현이 초반에 실리를 잔뜩 움켜쥐었다. 실리에 극도로 민감한 박영훈이 가장 싫어하는 사태였던 것. 본능적으로 좌측 흑 진에 파고 들었다.
전투는 성공적이어서 좌변 한가운데에서 적지 않은 실리를 차지했고 흑에게 제압당했던 듯했던 좌하귀에서도 꿈틀거려 기어코 돌을 살려냈다. 실리로 앞서게 됐다.
좌상에 패가 있긴 했지만 박영훈은 계속 두터움을 유지해 팻감에서 밀리지 않았다. 박영훈은 승리를 확신했다.
바로 그 순간 방심이 찾아왔다. 우하에서 찝는 반격을 깜박한 것. 여기서 큰 손실을 보았고 형세는 요동쳤다. 역전될 수도 있을 만큼 큰 실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박영훈은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 반면의 남은 곳들에서 꾸준히 상대를 압박하면서 승세를 굳혔고 새로운 패가 출현하기도 했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6강전 첫판과 둘째 판은 각각 최철한, 박영훈이 가져갔다. 소띠 삼총사의 멤버들이다. 두 사람 다 생애 첫 타이틀이 바로 천원전이니까 인연도 깊다. 85년생 이들은 90년대생들 민상연과 이태현의 패기를 관록으로 제압하면서 8강에 나란히 올랐다.
16강 전체를 크게 보면 두 개로 나뉜다. 강승민 2단, 김현찬 2단, 민상연 2단(탈락), 김성진 2단, 강병권2단 등 새내기와 박정환 9단, 최철한 9단, 강동윤 9단, 윤준상 9단 등 한국랭킹 상위권이다.
다음 대국은 28일 김기용 6단 대 이지현 2단의 대국으로 이어진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제17기 박카스배 천원전의 우승상금은 2,500만원이며 대회 총규모는 2억 2,6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최철한 9단이 윤준상 9단에게 2-0으로 승리하며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 고래심줄 같은 집요한 추격전을 펼쳤던 이태현, 15기 때 준우승한 바 있다.
▲ 박영훈은 박카스 한병을 들이켰다.
▲ K-바둑스튜디오 대기실의 TV. 박카스배 천원전 대국이 방송되고 있다.
▲ 이태현은 섬뜩한 승부수를 끊임없이 날렸다. 번번이 팻감 부족에 시달린 것은 불운이었다.
▲ 박영훈은 11년 만에 천원에 다시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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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수꽁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