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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서 낚아올린 반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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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서 낚아올린 반집승
| 한창규 2007-03-22 오후 02:1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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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가 갖춰야 할 덕목 가운데 빼놓을 없는 것이 평정심. 하지만 사람이 겨루는 승부세계엔 늘 기량 외적인 요소가 관여한다. 판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깊숙이 끼어든다.
결승2국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교훈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저우쥔쉰으로선 뼈저린 역전패. 승리를 못질하는 상황까지 다다랐으나 찰나의 방심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가슴을 친 저우쥔쉰, 가슴을 쓸어내린 후야오위. 이튿날 곧바로 속행되는 최종3국에서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까.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 제2국
백 : 저우쥔쉰 9단(대만)
흑 : 후야오위 8단(중국)
장소 : 서울 서머셋팰리스 호텔
날짜 : 2007. 03. 21
결과 : 260수끝, 흑반집승
장면 (막바지 구획정리)
누구라도 저지르는 실수지만 대개 나중에 잘못한 쪽이 더 큰 상처를 남긴다. 국면은 초반의 대형 패싸움을 통해 기선을 잡아나간 백이 두터운 형세 속에 막바지 구획정리가 한창이다.
미묘한 변화가 남아있는 부분이라면 우중앙과 하변. 먼저 백1이 흑으로선 껄끄럽다. 이곳 방어선마저 뚫릴 경우 우승컵과는 더욱 멀어진다. 흑2는 일단 최강이며 백3은 내친 걸음.
참고도1 (해결 불능)
흑1에 붙이는 정도로는 저지선을 칠 수 없다. 잠자코 백2로 뻗게 되면 백의 진로를 막을 재간이 끊긴다.
백A로 넉점을 잡는 수와 백B로 돌파하는 수가 맞보기. 어느 진행이 되든 흑이 못 이긴다.
실전진행1 (요동치는 종반)
후야오위는 중국랭킹 3위. 구리, 콩지에 다음 가는 위치다. 차분한 인상답게 장기전에 능한 기풍.
흑1은 이제 와서 부득이하다. 백2도 당연한 끊음. 서로 기세가 부딪치며 요동을 친다. 백4가 흑의 수수를 줄이는 맥.
참고도2 (부분적인 맥)
약점을 보강하기 전에 먼저 먹여친 수가 부분적인 맥. 단순히 백1로 이으면 흑2로 막혀, 흑6까지 오히려 백이 잡힌다.
수순 중 흑2 때 백4로 먹여치는 것은 때가 늦다. 이젠 상황이 달라져 흑이 A로 따내주지 않는다.
참고도3 (흑이 만족)
사실 우변 흑진을 깨뜨리고자 한 백의 발상엔 우험한 대목이 없지 않았다. 백이 먹여쳤을 때 흑은 한점을 따낼 게 아니라 1로 비켜받는 편이 좋았다.
백2로 ▲가 잡히지만 흑3으로 △를 크게 수중에 넣어 이 갈림은 흑이 만족스럽다.
실전진행2 (종반의 파란)
흑1로 따낸 수가 기회를 놓쳤다. 백2를 응수시켜 선수인 것 같지만 흑3이 불가피하므로 후수.
그런데 백4가 이해 불능의 수. 흑의 실수를 눈감아준 패착이 됐다. 15까지 백 다섯점이 잡힌 손실이 적지 않다. 이러고도 미세한 승부였으니 그 전에 백이 얼마나 유리한 형편이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참고도4 (패는 부담)
흑1로 막고 버틸 여건은 되지 않는다. 백2ㆍ4로 패. 이 패는 백이 먼저 따내는 데다 흑이 질 경우 우변이 뚫리는 부담을 안게 되므로 다투기 어렵다.
참고도5 (백이 질 수 없다)
백1로 젖혔더라면 저우쥔쉰은 세계바둑사의 한 페이지를 크게 장식하며 대만바둑의 영웅으로 등극했을 것이다.
흑2로 나올 수밖에 없을 때 백3을 활용하고 백5에 잇는다. 계속해서 백A를 방비하는 흑6엔 백7ㆍ9로 연결. 이후 중앙 흑에 대한 공격과 우변 흑진을 무너뜨리는 수가 맞보기여서 백이 질래야 질 수 없는 국면이다.
참고도6 (잡히지 않는다)
가운데 흑은 잡히지 않는 돌. 백도 약점을 지니고 있어 빈 축으로 몰아가는 수단이 성립하지 않는다. 백1ㆍ3은 흑6까지 탈출하며, 백3으로 4에 모는 것도 흑3으로 나가게 되므로 실패.
저우쥔쉰은 마무리 솜씨가 매끄럽지 못했고, 후야오위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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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일침 |
｜ 2007-03-22 오후 6:3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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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대만 바둑도 바둑강국으로 일어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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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일침 |
｜ 2007-03-22 오후 6:3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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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겼던 2국을 반집 역전패 당하고도, 평정심을 회복하고 최종국에서 반집 복수극을 펼친 저우쥔신9단도 참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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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일침 |
｜ 2007-03-22 오후 6:3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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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국에서 승리했으니 망정이지, 3국에서 졌더면 2국은 저우쥔쉰9단에게 천추의 한이 되었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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