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6한국바둑리그 개막전에서 대전 신성건설과 서울 제일화재가 각각 1승씩 주고받은 끝에 1-1동률을 이뤘다.
두 경기가 열린 개막전 승부는 대전 신성건설의 루이나이웨이 9단과 서울 제일화재의 김지석 3단이 첫 경기를 장식, 2006한국바둑리그의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국내 최고의 여자기사와 차세대 선두주자의 맞대결은 대국 초반부터 힘겨루기로 맞부닥뜨리는 치열한 한 판 승부였다. 별다른 포석 없이 좌변에서 시작된 난타전은 100여수가 넘는 수순 끝에 김지석 3단이 승기를 쥐게 된다. 후반 끝내기에서 몇 번의 완착이 오가며 미세한 승부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중반전을 멋지게 제압한 김지석 3단의 KO승.
귀중한 첫 승을 안겨준 김지석 3단은 서울 제일화재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이다. 현재 송태곤 8단이 중국리그에 참가차 국내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탓에 김지석 3단의 승리는 한결 더 빛을 발하게 됐다.
첫 번째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경기는 서울 제일화재 안달훈 7단과 대전 신성건설 목진석 9단의 대결. 대국에 앞서 전문가들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목진석 9단이 승리를 거두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예상을 내놓기도. 그러한 추측이 들어맞는 듯 초반 포석은 목진석 9단의 페이스로 전개됐다.
그러나 중반전투에서 백을 잡은 안달훈 7단이 목진석 9단의 완착을 그대로 받아치며 흐름을 뒤바꾸자 중반전은 안달훈 7단의 독무대로 돌변했다. 이후 목진석 9단의 끊임없는 추격에도 안달훈 7단이 유리함을 지켜나가자 개막전은 제일화재의 2연승으로 막을 내리는 분위기. 대국이 끝나기 20여 수 전에도 바둑TV 해설 유창혁 9단은 백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지난시즌 우승팀 신성건설이 개막전 2연패로 물러나기 일보직전.
하지만 목진석 9단의 끈질긴 추격에 불안감을 느꼈을까? 승리를 눈앞에 둔 안달훈 7단이 우하귀에서 믿기지 않는 실수를 연거푸 하면서 바둑은 미세한 계가바둑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결국 우하귀 모양이 일단락되고 계가를 한 결과 흑의 극적인 반집승! 시계는 자정을 넘어 새벽 1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정적의 순간이었다.
승리를 거둔 목진석 9단도 승자인터뷰에서 이길 수 없는 바둑을 대역전승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며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짧막한 감상을 피력했다.
목진석 9단의 극적인 승리로 1-1 동률을 이룬 두 팀은 21일 연이어 두 게임을 벌이게 된다. 오후 7시부터 첫 번째 경기 ‘대전 신성건설 김승준 9단’과 ‘서울 제일화재 김혜민 3단’의 대결이, 두 번째 경기는 ‘대전 신성건설 안조영 9단’과 ‘서울 제일화재 이세돌 9단’의 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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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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