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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담력 그리고 타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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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담력 그리고 타개술
| 한창규 2006-04-14 오전 11:57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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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개’는 80～90년대를 풍미했던 조치훈의 트레이드 마크. 1수가 아니라 상대방이 2수를 들여 지켰을 때 비로소 행동에 나서는 폭파작전은 스릴과 흥미 만점이었다.
2000년대 타개바둑의 주체는 뭐니해도 박영훈이다. 배짱과 담력을 겸비한 치밀한 타개술은 꿈틀거리고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제17기 기성전 도전5번기 제3국
○안조영 9단(도전자) ●박영훈 9단(기성)
- 장소 :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 날짜 : 2006. 04. 13
- 결과 : 161수끝, 흑불계승
장면 (사활 공방전)
포석 실패로 집부족에 시달린 백이 전단을 구한 장면은 좌변. 상변의 모양확대와 연계, 패를 내며 추격에 급물살을 띠었다.
가의 곳 패싸움을 둘러싼 공방에서 안조영의 팻감은 흑 넉점을 압박하는 백1. 받아주는 것은 끝이 없으므로 박영훈은 흑2로 해소해 버렸다. 손을 뺀 흑일단은 무사할까?
실전진행1 (느슨한 공격)
갇힌 ▲들만 봤을 땐 언뜻 흑이 둘차례가 아니냐는 착각이 일 듯한 장면. 그만큼 위험하게 느껴졌다.
백의 공격은 1부터 시작됐다. 본국 최장인 28분을 공들인 이 수는 그러나 혹평을 받았다. 흑2는 눈에 보이는 기대기. 끊길 줄 알면서도 젖혀간 흑4가 강인하다. 몸을 낮추는 수습일변도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역공을 퍼부을 태세.
참고도1 (공격 효과)
균형이 잡힌 형세에서 종반 끝내기가 강점인 안조영. 극단적인 공격바둑이 체질에 맞지 않았던 걸까. 실전의 공격법은 최악. 최소한 이득을 구하는 공격수단마저 묻혀 버렸다.
그 중의 하나가 백1. 흑을 살려주지만 상변 일대의 집을 확보했고, 백7을 얻어내 중앙도 두터워졌다. 수순 중 흑2로 3에 붙여가는 것은 백2, 흑A, 백B로 안형이 궁핍해진다.
참고도2 (살긴 하지만)
상대방이 틈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박영훈의 타개는 명성대로 남다른 데가 있었다. 최근의 10연승도 기세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흑1은 움츠리는 타개. 11까지라도 완전한 삶이다. 하지만 중앙 백을 강화되는 백2를 가급적 놓이게 해주긴 싫다.
실전진행2 (타개에 자신감)
△를 살리는 백1. 이 수가 없으면 흑A로 요석 석점이 떨어진다. 흑4로 힘을 불어넣고 백5까지 대꾸해 주는 흑6. 타개는 자신있다는 확신에 찬 태도이다.
잠깐 생각한 흑8도 쉽지 않은 발상. 결국 손을 뺐던 흑일단은 18까지 백집을 헤집고 삶을 갖추었고, 사실상 승부도 끝이 났다.
참고도3 (원대한 구상)
선제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살려준 꼴. ▲에 뛴 틈새를 백1, 3으로 찔러가는 저항도 여의치 않다. 흑에게는 상변을 버림돌로 이용하는 원대한 작전도 있음직하다.
흑14부터 벽을 쌓은 다음 34로 ■를 살리면서 백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면 과연 우하 백 전체가 살 길이 있을까.
참고도4 (백이 어렵다)
백번일 때는 두텁게 두는 기풍의 변화를 보이는 근래의 박영훈이지만 흑번일 때는 역시나 발빠르게 실리를 챙기고 타개에 승부를 거는 본연을 스타일을 드러냈다.
백1로 내려서서 공격하는 변화. 수상전으로 가는 길은 백이 힘든 모습이다.
참고도5 (공격 불가)
더 이상의 공격이 안 통하는 사정. 백A는 당연히 흑B의 패로 응할 것. △에 대한 흑의 팻감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고 백1로 안형을 빼앗으려 해도 흑2부터 10까지 도리어 백이 잡힐 뿐. 도중 흑C나 D가 △에 대해 언제든지 선수이다.
이창호와의 타이틀전에서 세 차례나 분루를 삼켰던 안조영. 세월은 흐르고 상대가 바뀐 기성전 무대에서는 박영훈이라는 또 다른 그림자에 가려졌다. 한번이라도 타이틀을 따냈더라면 바둑계의 지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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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장만 |
｜ 2006-04-14 오후 1:1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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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철한, 세돌 사범 같았어도 영훈9단이 저렇게 손빼고 두었을까 의문입니다. 안9단도 창호사범처럼 변신술을 익혀야 될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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