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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바둑 정상은 '외국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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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바둑 정상은 '외국어대'
독특한 릴레이 연기바둑으로 겨루는 대학바둑 동문전
| 이광구 2014-06-24 오후 00:1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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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는 외대 응원석. |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가 3년 만에 대학 바둑 정상을 탈환했다. 6월21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세실업배 제8회 릴레이 대학바둑 동문전’ 결승에서 외대가 성균관대를 2 대 0으로 제압하면서 2, 5회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4회 우승의 고려대에 바짝 다가섰다. 우승상금은 500만원이고 준우승은 200만원, 4강은 각 100만원이다.
8년 동안 두 번 결승에 올랐으나 등정에 실패했던 성균관대는 올해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고려대를 꺾고 올라와 첫 우승의 꿈을 불태웠으나 전통의 강호 외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분루를 삼켰다. 지난해에는 연세대와 서울대가 결승에서 만나 연세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3판 2선승제. 올해는 1-3국은 종전과 같이 3명의 선수가 초-중-종반을 나누어 두는 릴레이 방식이나 2국은 3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장하는 3 대 3 연기(連棋)로 바뀐 것. 1-3국은 각 25분 타임아웃제, 2국은 각 30분 타임아웃제이며, 시간을 넘기면 1분까지는 5집, 2분 10집, 3분 15집 벌점이고, 3분이 지나가면 시간패다.
연기는 원래 한 팀에서 두 사람이 나와 두는 ‘바둑의 복식(複式) 경기’, 통칭 ‘페어(Pair) 대국’인데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간 것. 공식 ‘페어 대회’는 대개 팀을 남-녀로 만들게 한다. 이를테면 혼성 복식인 것.
제1국의 외대 선수는 한이덕(72학번) 박윤서(73) 오재근(10), 성균관대는 허제헌(96) 김재구(75) 최병권(09) 선수. 괄호 안 숫자는 학번. 외대가 백을 들었다. 선봉 한이덕 선수의 활약이 컸다. 초반에 저만치 앞서 달렸고, 박윤서 오재근 선수가 흔들리지 않아 낙승했다. 백이 4집 반을 이겼다.
제2국, 3 대 3 연기. 외대는 김세현(83학번) 김원태(73) 염동인(68) 선수, 성균관대는 원성욱(03) 유승엽(86) 김용기(90) 선수. 외대가 흑. 흐름은 비슷했다. 외대가 리드하고 성대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는데, 성대는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7집 반 차이로 무너졌다.
▲ 왼쪽부터 우승한 외대 팀의 오재근 한이덕 채묵호(시상자, 한세실업 상무) 김원태 선수.
외대는 선수층이 두껍다.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은 외대가 대학 바둑을 석권했던 시절. 전성기의 주역들이 바로 한이덕 박윤서 유종수 김원태, 4총사였다. 그 시절 ‘아마국수’를 비롯해 타이틀 여러 개 차지했고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박윤서는 한동안 바둑계를 떠나 있다가 몇 년 전부터 다시 전국구로 뛰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역전의 맹장이며, 유종수는 1982년부터 89년까지 독일 쾰른대학에 유학하면서 유럽의 대소 바둑대회에서 무려 60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유럽의 마이스터’로 불렸던 주인공. 올해는 바둑TV의 대학동문전 진행자로 발탁되어 대회는 참가하지 못했다. 그들 앞뒤로 노장층 최강 그룹의 한 사람인 염동인과 아마추어 지지옥션배에 거의 고정 출연하는 김세현이 있고 오재근은 젊은 피.
성균관대 팀도 호락호락한 선수는 없어 보인다. 김재구 선수는 외대 주축들과 같은 시절에 활약했던 강호이고, 유승엽은 대학패왕전에서 이름을 날리다가 ‘월간바둑’ 기자, 서울신문 ‘패왕전’ 관전기자, 한게임 바둑팀장 등 바둑계의 요직을 두루 거친 베테랑. 원성욱은 원성진 9단의 형으로 어렸을 때 함께 바둑을 배웠다 하니 불문가지, 약할 리 없고, 최병권은 성균관대가 자랑하는 최신 병기. 그러나 이번에도 정상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퇴각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학과 대진표는 다음과 같다.
▲ 제8회 릴레이 대학바둑 동문전 대진표
▲ 대국광경, 왼쪽 박윤서, 오른쪽 김재구.
연세대와 서울대는 7회 대회 우승-준우승 팀으로 시드를 받았다. 우승은 고려대와 외대가 반분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력 상향평준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 대회 관계자의 말인데, 그런 중에도 조선대가 2회전에서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한양대를 제친 것과 동국대가 바둑의 명가 명지대를 꺾은 것, 그런가 하면 선수들의 실력이나 숫자에서 외대나 고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전력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대에 아직 우승 헹가래가 없는 것 등이 눈에 띈다.
“성균관대는 힘겨운 상대인데, 다만 이번에 새로 시도된 3 대 3 연기에 우리가 조금 더 잘 적응했던 것 같고, 결과적으로 그게 우승의 동력이 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3 대 3 연기는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아무튼 대학 바둑 동문전은, 다른 아마추어 대회들도 다 그렇겠지만, 참가한 대학과 선수들은 모두 대회의 취지와 비중이 우승, 준우승 그런 것보다는 대학 바둑인들의 축제라는 쪽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바둑은 청소년 바둑과 성인 바둑을 잇는, 통로 혹은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바둑계의 지속적 발전을 생각할 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동문전과 고교동문전을 개최-후원해 주시는 ‘한세실업’과 ‘YES24’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외대 팀 주장 김원태 선수의 말이다.
한세실업은 의류수출 전문회사,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북중미 등지에 지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YES24’는 국내 최대의 인터넷 서점.
▲ 또다시 준우승에 머문 성균관대.
▲ 우승을 차지한 외대 선수와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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