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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오호대장군’ - 김명훈 편 -
한국바둑 ‘오호대장군’ - 김명훈 편 -
[기획/특집] 이영재 월간바둑기자  2018-01-26 오후 07:06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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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와 함께'…가 아니고 '바둑팬과 함께~' KB리그와 중국 갑조리그가 충돌한 2018 한중바둑리그 대항전 당시 한 중국바둑팬이 김명훈 선수와 사진 찍기를 희망했다.


이영재 월간바둑 기자가 2018년 [월간바둑] 2월호 에 쓴 [특집/ 한국바둑 오호대장군‘ 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위·촉·오 세 나라가 천하를 놓고 쟁패를 벌이던 시절. 백만 대군을 거느린 위나라는 압도적인 군사력 만큼이나 많은 장수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위나라에 비하면 모든 여건이 열악했던 촉나라는 다섯 명(관우·장비·마초·황충·조운)의 호랑이 같은 장수들이 일기당천의 위용을 떨치며 숱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들을 일컬어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이라고 칭했다. 황사 바람이 몰아치는 작금의 바둑계에도 한국 바둑을 위기에서 구할 ‘오호대장군’이 있다.

변상일 김명훈(97), 이동훈(98), 신민준(99), 신진서(2000). 20위권 안 쪽에 모두 포진된 다섯 명의 기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김명훈.

2년 넘게 중국 정상을 지키고 있는 커제(97)를 비롯해 삼성화재배를 정복하며 세계타이틀 홀더 반열에 오른 구쯔하오(98)와 동갑내기 군단(셰얼하오·리친청·양딩신). 자오천위·쉬자양(99), 셰커·랴오위안허(2000) 등 중국 랭킹 3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륙의 샛별들과 태극전사들의 힘겨루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월간바둑은 한국 바둑을 이끌 차세대 기사 다섯 명을 매월 한 명씩 만나 심층 취재해 차세대 태극 전폭기의 성능을 점검해보려 한다.


2월호 주인공 김명훈 六단
- 1997년생, 2014년 입단
- 2015 렛츠런파크배 오픈토너먼트 준우승
- 제2회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우승
-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우승(정관장 황진단)

내 인생의 한 수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9국

○ 김명훈 5단(당시)
● 당이페이 9단

<2017. 11. 28. 제한시간 1시간 60초 초읽기 1회. 덤 6집반>
231수끝, 흑불계승

▼ 백1로 중앙을 급습한 수가 김명훈 六단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강력한 급소 일격. 일견 세력으로 보였던 중앙 흑 일단은 통렬한 급소 한 방에 휘청거리다 요석을 헌납하며 모양이 크게 무너진다. 전광석화 같은 발검술의 달인 김명훈다운 멋진 한 수였다.


장면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신민준 6단의 연승행진을 저지하고 역으로 2연승을 달리던 중국 당이페이 9단의 상대는 한국의 두 번째 주자 김명훈 6단이었다. ‘바둑 삼국지’ 첫 출전이었던 김 六단이 초반 접전에서 삐끗하는 바람에 형세는 전투를 싫어하는 당이페이 페이스. 바로 그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명훈 6단의 급습 한 방에 국면이 크게 요동친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어내는 일본도. 기다란 일본도를 허리에 차고 천하를 주유하는 사무라이가 갖춰야 할 것은 도법(刀法)뿐만이 아니었다. 빠르게 검을 칼집에서 꺼내 휘두를 수 있는 ‘발검술’은 아무 것도 아닌 듯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 생과 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바둑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검을 뽑아 상대의 급소를 가격하는 발검술이 있다면, 김명훈 6단이야말로 발검술의 달인이다.


“흑으로 두고 싶습니다!”

중국 일인자 커제 9단은 2015년 백번으로 34연승을 질주했다. 커제 9단은 ‘7집반이면 백이 확실히 유리, 6집반이어도 백을 잡겠다’고 선언하며 알파고스러운 백번필승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하지만 흑을 더 선호하는 기사도 여전히 많다. 김명훈 六단 또한 여전히 기존 이론대로 ‘선착의 효가 있는 흑이 편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특히 전투바둑을 구사하는 김명훈 6단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판을 리드해나가는 게 중요하고, 그 편이 승률도 높다.

흑번을 선호하는 김명훈 6단의 성향은 작년에 막을 내린 바둑리그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내기전 중 가장 규모가 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개월간의 대장정이 끝나는 마지막 날, 마지막 대국에 등판하는 기사는 포스코켐텍의 실질적 에이스 나현 8단과 정관장 황진단의 3지명 김명훈 6단이었다.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은 최종 3차전 3국까지 1-2로 뒤진 상태에서 신진서 8단과 김명훈 6단을 불렀다. 출전 순번을 정하기 위함이었는데 4국은 백번, 5국은 흑번으로 대국하는 상황이었다(바둑리그는 1국 장고대국 대국자가 돌을 가린 후 순차적으로 이후 대국자의 흑백이 정해진다). 이때 김명훈 6단의 한 마디가 대국 순번을 결정지었다. “흑으로는 누구랑 둬도 자신 있습니다.”

입단 전부터 알려진 기재

-바둑은 언제 배웠나?
“8살 때 처음 배웠다. 기원에 다니시던 아버지를 따라간 게 계기가 됐다. 아버지는 인터넷 서버에서 3단 정도 두신다.”

-아버지와 몇 살 무렵까지 바둑을 두었나?
“아버지 따라 간 기원에서 다른 아저씨들과 둔 기억은 있는데 정작 아버지와 대국한 기억은 없다.”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시는 게 바둑 공부에 도움이 되었나?
“일단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제가 바둑을 배웠을까 싶다. 바둑을 시작한 것부터가 아버지 덕분이고 아버지를 따라 기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바둑이 좋아졌다.”

-입단 전부터 ‘프로를 이기는 연구생’으로 먼저 알려졌다.
“도장에서 조금 과장해서 선전을 한 것 같다(웃음). 입단하기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신 백홍석 사범님이 기억에 남는다. 백홍석 사범님은 제가 입단하기 전까지 지도기를 굉장히 많이 둬주셨다. 심지어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준결승전을 앞두고도 도장에 와서 대국을 해주실 정도였다.”

-그러고보니 ‘돌주먹’ 백홍석 9단과 기풍이 비슷한 느낌이다.
“제가 원래 전투를 좋아하는 바둑이기도 했고, 백홍석 사범님과 대국을 하면 언제나 전투 바둑으로 흘러 재밌게 두었던 기억이 난다. 바둑 스타일이 비슷해서 배운 점이 많았다. 지도대국을 많이 받은 게 지금의 기풍을 형성하는 데 아무래도 조금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입단 후 백홍석 9단과 공식 대국을 한 적이 있나?
“바둑리그에서 한 번 둬서 제가 이겼던 기억이 난다(웃음).”

-일종의 보은인 셈인데, 기분이 어땠나?
“저는 대국에 임하면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상대가 누구든 관계없이 지는 것보다는 무조건 이기는 게 낫다고 본다.”

▲ 정관장 황진단과 포스코켐텍. 바둑리그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두 팀의 치열했던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판.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최종 5국에서 펼쳐진 이 대결에서 김명훈 6이 나현 8단을 꺾고 팀의 우승을 결정지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김명훈 六단 특유의 전투 바둑과 막판 흔들기 그리고 후반 승부처에서의 탁월한 집중력이 여실히 드러난 승부였다.

약점은 후반, 보완 필요성 스스로도 느낀다

▼ 1도(실전진행)
장면도 급소 급습에서부터 이어지는 실전진행을 살펴본다. 당이페이 9단이 1도 2로 화를 낸 건 당연해보이는데, 3의 서슬 퍼런 연속 공격에 4로 움츠린 수가 나약했다. 김명훈 6단의 5가 멋드러진 한 수. 이런 수는 바둑판 위에 내려놓는 순간부터 온몸에 전율이 인다. 마치 타자들이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는 느낌이랄까.
이 형태는 좌하귀 흑 돌이 완생이 아니라는 점이 접전의 핵심 포인트였다. 백이 A로 잡으러가면 흑은 B의 곳을 끊어서 삶을 도모해야 하므로 B의 약점을 보강하는 모든 수가 백의 선수 권리였던 것. 김명훈 6단이 1로 파고든 수는 그 이점을 십분 활용한 기가 막힌 호수였고 상대의 느슨한 실수를 응징한 5가 1의 급습만큼이나 훌륭한 후속타로 백은 여기서 흑의 요석을 포획하는 망외의 소득을 거두게 된다. 국면도 당연히 김명훈 6단의 필승지세.

▼ 2도(아쉬웠던 마무리)
승부가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던 상황. 부산 현지 검토실에서는 김명훈 6단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중국 인공지능 ‘줴이’ 역시 백의 승리 확률을 70%대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당이페이 9단이 흑▲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을 때, 김명훈 6단의 마무리가 정교하지 못했다.
2도 1·3·5의 콤비네이션을 진작부터 읽고 있던 김명훈 6단이지만 뭔가에 홀린 듯 김 6단은 A로 단수치고 말았다. 횡재를 한 당이페이 9단이 B로 치받아 패를 만들면서 국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통한의 역전패로 승부가 귀결된다.

“A로 단수칠 때 초읽기에 몰린 상황도 아니었고 약 40초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농심신라면배는 60초 초읽기 1회). 후반 마무리 단계에서 실수가 잦아서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보다 장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해왔다. 앞으로 약점으로 지적 받는 후반을 보완하는 공부도 병행하려고 한다.”(김명훈 6단)

사활 창작의 달인

-공부할 때 어떤 프로기사의 기보를 주로 보는가?
“이세돌 9단의 기보를 자주 봤다. 독창적인 바둑을 구사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입단 후에 도장 명칭이 골든벨 바둑도장에서 이세돌 바둑도장으로 바뀌면서 가끔 이세돌 9단과 복기를 하기도 했다. 복기를 같이 하다보면 바둑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에 소속돼 있다. 하루 일과는?
“국가대표 연구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부한다. 저녁 때는 이세돌 바둑도장에 가서 공부하는 날이 많다.”

-이세돌 바둑도장에서 함께 공부하는 프로기사는 누가 있나?
“(김)진휘 형과 (한)승주 등 정관장 황진단 팀 멤버들, 그리고 도장의 막내 입단자 김경은 초단과 같이 공부한다. 김경은 초단은 거의 정관장 황진단 멤버나 다름없다(웃음). 바둑리그 정관장 황진단 팀 대국이 있는 날이면 항상 검토실을 지킨다.”

▲ KB리그 정관장황진단 팀 소속 김명훈.

▲ 인터뷰 대답을 하고 있는 김명훈.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때 김경은 초단이 재미있는 인터뷰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도장 오빠들이 지고 오면 혼낸다고 해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김명훈 6단이 혹시 그 오빠들 중 한 명인가?
“맞다(웃음). 제가 김경은 초단에게 첫 판부터 져서 탈락하면 혼내주겠다고 했는데 그걸 진짜로 말할 줄 몰랐다. 제 덕분(?)에 상을 받은 거니까 상품을 달라고 하려다가 ‘전동드릴 공구세트’길래 양보했다.”

-창작 사활을 만들어 동료 프로기사에게 출제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사활 문제 푸는 것을 좋아했다. 사활 책 한 권을 받으면 일주일을 넘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려운 사활 문제를 만들고 그것을 출제한 다음 끙끙대며 풀고 있는 동료 프로기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웃음). 그런데 수읽기가 강한 기사들은 순식간에 풀어버려서 가끔 허무할 때도 있다. 한 번은 김지석 9단에게 문제를 출제했는데 1분 만에 풀길래 깜짝 놀랐다.”

중국 주최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싶다

-여느 프로기사들처럼 알파고 기보를 공부하는지.
“아무래도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최근 화두이다 보니 기보를 보려고 노력하긴 한다. 느낌을 알기 위해 놓아보긴 하지만 가끔 ‘이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알파고 덕분에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된 건 분명한 장점이다. 조금 더 자유롭게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승부사의 숙명인 패배의 아픔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나?
“바둑을 진 날에는 가급적이면 바둑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자꾸 떠오르기 마련이다. 음악을 들으며 기분 전환을 하는 걸 좋아한다. 신나는 팝송, 가사가 좋은 발라드 등 장르에 관계없이 여러 가지 노래를 듣는다.”

-국내대회 활약에 비해 세계대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세계대회는 아직 16강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만 세 번 올라갔다. 삼성화재배, 몽백합배 등 통합예선을 치르는 세계대회에 15번쯤 출전한 것 같은데 모두 탈락했다. 중국 주최 세계대회에서는 저보다 전력이 약한 중국 신예들에게도 자주 져서 한 때 자신감이 밑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길 때의 기쁨보다는 질 때의 아픔을 훨씬 크게 느끼는 편이라 연패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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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위 |  2018-01-31 오전 2:57:00  [동감0]    
진서는 빼주세요
대장군이 아니고 제후급이지
황제자리 호시탐탐 노리자너
tjsay |  2018-01-28 오후 1:59:00  [동감0]    
승승장구하길 바랍니다. 패배의 아픔은 프로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겠지요. 어린 이창호가 조훈현구단의 내제자 시절, 바둑을 지고 온 날은 밤을 새우며 패인을 분석하던 바둑돌 소리에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는 조훈현 구단 부인의 말이 생각 납니다.
쥬버나일쨩 저 여성분 김명훈 9단이랑 잘 어울림니다,,,두분이 잘뎄으면 좋켔네요,,,제가 관상을 좀보니 저분 내조를 매우잘하실분 같아요,,,,  
최강한의사 |  2018-01-28 오전 12:44:00  [동감0]    
저들 중에 대기사의 재질이라고 할 20세 이전에 세계대회 우승을 할 수 있는 기사는 몇 명이 될까요? 이창호, 이세돌같은 1인자가 아니더라도 최철한, 박영훈과 같은 기사는 저걸 이뤘죠. 올 해에 저 기사들이 각성했으면 좋겠네요.
stepanos |  2018-01-26 오후 7:41:00  [동감3]    
진짜 농심배에서 다 이긴 바둑 허무하게 역전패한 거 정말 아쉬웠어요. 그런 바둑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최근 롤모델 같은 기사인 이세돌9단을 처음으로 이긴 기세를 몰아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멋진 바둑 기대합니다.
쥬버나일쨩 파펙트로 남한이 우리 듕귁을 이기면 우리 듕귁 살람들 롱심나맨 안먹습니다,,, 신민준선수가 아주아주 매우매우 잘한검니다,,,,양국 국가발전을 위해서 우리는 신민준 선수를 사랑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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