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바둑리그 개막식에서 감독들에게 임전소감을 묻는 질문에 스마트오로 한종진 감독은 실로 파격적인 말을 한 바 있다.
“양건 감독처럼 나이만 먹지는 않겠다”
2012시즌, 생애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 스마트오로 한종진 감독이 다소 자극적인 발언을 내놓았던 것이다. 물론 한종진 감독은 평소 ‘건이 형’ 하면서 따를 정도로 양건 감독과 친한 사이다. 양건 감독 또한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다짐을 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터. 한데 얄궂게도 두 팀이 맞붙을 기회는 이르게 찾아왔다. 양건 감독도 내심 이날을 기다렸던 표정이다.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 스마트오로 대 넷마블의 대결이 13일 저녁 7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시작됐다.
“(원)성진이 형과는 저도 스타일이 맞는 것 같으니까 저한테 맡겨 주세요.”
오더를 정하기 전에 이영구는 한 감독에게 말했다. 상대팀 1지명을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을 했던 것.
한 감독은 “이영구 선수는 어느 누구와 붙어도 안정적이니까 앞쪽으로 배치하는 데 주저함 없었다”고 밝힌다. 지난해는 7승 6패로 다소 부진했지만 바둑리그 역대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한 선수인 만큼, 전천후로 활용될 수 있는 만능 카드다.
하지만 오더가 나온 결과 1국 이영구의 상대는 김기용이었다. 이영구는“원성진 선수는 아니지만 난적이긴 비슷하다”고 말했다.
2국에서 홍기표가 넷마블 원성진을 상대하게 됐다. 홍기표는 원성진을 맞이해 “아무 생각 없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상대팀이 혹여 강한 선수들을 앞쪽에 배치할 가능성을 대비해 홍기표를 일찍 내보내기로 했다.
언제나 차분한 목소리의 스마트오로 4지명 안조영은 4국에서 김형우와 맞붙게 됐다. 한 감독은 김형우를 의식하고 오더를 짰는데 적중해서 맞붙게 됐다. 김형우도 4지명이다.
스마트오로 2지명 김승재는 동문수학한 친구와 3국에서 맞붙었다. 넷마블의 한웅규는 같은 도장(양천도장)에서 수도 없이 겨뤘던, 서로를 너무 나도 잘 아는 사이다. 한웅규가 공식대국 3승 1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지만, 한웅규는 같이 공부하던 시절엔 내가 이긴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대국이 시작되기 직전 한웅규는 ‘선수입장’ 신호를 기다리면서 김승재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오늘은 져 줄 거지?”
바둑황제 조훈현은 5국을 맡았다. 넷마블에선 락스타리그 선수 박진솔에게 5국을 맡겼다. 조훈현은 이 대회 최고령.
한종진 감독은 “락스타리그 선수들의 성적이 최근 아주 좋아서 차차 기용할 때 누굴 먼저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9시 현재, 1, 2국이 끝난 상황. 스마트오로 홍기표가 넷마블 원성진에게 140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고 이영구가 250수 만에 백으로 6집반패 하면서 넷마블이 2승으로 앞서고 있다.
▲ (김)승재한테는 이긴 기억이 거의 없는데요. 넷마블 한웅규의 너스레. 공식전적은 3승 1패로 앞서지만 100판 넘게 두었던 수많은 연습 대국에서는 밀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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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재한테는 이긴 기억이 거의 없는데요. 넷마블 한웅규의 너스레. 공식전적은 3승 1패로 앞서지만 100판 넘게 두었던 수많은 연습 대국에서는 밀렸다고 말한다. 
▲ 김승재 "한웅규 선수랑은 수도 없이 둬봐서 서로를 정말 잘 알죠." 
▲ 스마트오로 김승재 대 넷마블 한웅규의 3국. 
▲ 락스타리그에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민상연 선수. 
▲ 송태곤(오른쪽)과 윤지희가 시원한 해설을 펼치고 있다. 
▲ 넷마블 검토진. 가운데 양건 감독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