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2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도전5번기 3국에서 박영훈 9단이 이세돌 9단을 213수 끝에 흑불계로 물리치고 도전기 첫 승을 맛봤다.
이세돌 9단의 강펀치에 휘둘려 1국과 2국을 힘없이 내줬던 박영훈 9단은 한 달 동안의 재충전 시간을 충실히 보냈는지 3국에선 자신의 주특기를 십분 발휘해 완승을 이끌어냈다.
포석부터 판을 두텁게 짜며 이세돌 9단의 현란한 변화구를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박영훈 9단은 착실한 반면운영으로 미세한 유리를 줄곧 지켜나갔다.
3연승으로 방어하겠다는 조급함 때문이었을까?
박영훈 9단의 종반 끝내기를 의식했는지 이세돌 9단은 중반 들어 끊임없는 강수를 던지며 박영훈 9단의 흑대마를 노리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강공일변도는 결국 빈틈을 노출하게 됐고 박영훈 9단은 그 틈을 노려 상변 흑 일단을 버리고 중앙을 크게 싸안는 대바꿔치기로 확실한 승기를 잡아냈다.
판이 불리해지자 이세돌 9단은 중앙에서 여기 저기 흔들며 끝까지 버텨보았으나 틀어진 흐름을 돌이키진 못했다. 박영훈 9단이 알기 쉬운 길로 튼튼하게 마무리하자 더 이상 역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듯 손가락으로 중앙을 짚으며 복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박영훈 9단의 1승으로 도전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지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리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귀중한 1승을 가져간 박영훈 9단이 4국에서도 뜨거운 뒷심을 보여준다면 타이틀 행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 예전 10기 대회에서 최철한 9단은 이창호 9단을 상대로 초반 2연패를 당한 이후부터 극적인 3연승 뒤집기를 펼쳐 타이틀을 쟁취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물가정보배 결승3국부터 시작된 이세돌 9단의 결승전 연승행진이 9연승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강원랜드배 명인전 3:0승리, 국수전 2:0의 스코어, 이번 대국 전까지 GS칼텍스배 2:0리드 등 결승전에만 올라서면 펄펄 날았던 이세돌 9단의 논스톱 질주가 오랜만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계속되는 4국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사이버오로는 도전4국도 프로기사의 생생한 해설로 팬들을 찾아간다.
1) 초반 하변에서 두 기사의 신경전이 볼만했습니다.
2) 결국 서로 불만 없는 진행으로 타협하면서 긴 바둑이 예상되는 흐름이었습니다.
3) 좌변에서 흑111의 수에 백114가 날카로운 반격으로 갑작스레 대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4) 일견 상변 흑대마가 상당히 위험해 보였지만 과감하게 상변 일단을 버리고 중앙을 공격하는 작전이 좋았습니다.
5) 중앙을 공격하면서 실리로 꽤 득을 봐선 흑의 승리가 결정되었습니다.
6) 좌변과 중앙 전투에서 박영훈 9단의 수읽기가 발군이었습니다. 이세돌 9단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수읽기 솜씨와 형세판단을 과시했습니다.
누구 한 사람이 독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그래서 전 박영훈 9단의 승리가 더 기쁘네요.
한 사람이 독주하고 있다는 건 다른 기사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풍운아1
｜ 2007-12-06 오전 10:07:00 [동감0]
이세돌9단은 이창호9단의 공백을 메우려면 더 분발하는것이 바둑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듯함.천재를 빨아먹지 말고 하늘이 내린 재주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찬란한 세돌시대를 만드시길..
eastar
｜ 2007-12-06 오전 7:17:00 [동감0]
이세돌의 전성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솔직히 의문이 좀 들긴 하지만...이창호에 이어 우리나라 바둑의 버팀목이 되주기를..
즐거운흑백
｜ 2007-12-05 오후 9:25:00 [동감0]
박영훈 9단 바둑은 끈질긴 면이 많다. 아마 이점이 이세돌 9단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기분파인 이세돌 9단은 질긴 바둑에는 약점이 있다.
질긴 바둑에는 구리9단도 마찬가지다. 구리9단과 이세돌 9단은 바둑기풍이 닮았다. 삼성화재배에서 구리9단은
끈질긴 박영훈 9단에게 넘어졌다.
이세돌 9단이 이점을 간과한다면 앞으로 박영훈 9단에게 무너질 수 있다.
스부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지금의 이세돌9단은 이미 그 약점도 넘어섰습니다.
mars1206
｜ 2007-12-05 오후 8:26:00 [동감0]
위에 다른분 댓글에서 lg배가 나오던데 제가 알기론
두 기사가 붙는 결승전은 lg배가 아니라 삼성화재배 결승인걸로
기억하는데.. 약간 헷갈리신듯..
mars1206
｜ 2007-12-05 오후 8:25:00 [동감0]
kevin22님 제가 댓글보고 궁금해서 기사정보 가서 찾아봤는데..
2000년 이후로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의 세계대회 우승횟수는 8번으로
동일하네여..(아시아tv 그 기전까지 포함해서..) 그리고 박영훈 9단은
3번인가 했네여..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보다 우승횟수가 많을려면
lg배나 삼성배에서 하나이상 우승해야 많아지겠네여..
kevin22
｜ 2007-12-05 오후 8:04:00 [동감0]
이세돌천재님, 이세돌 9단 다음으로 이창호 9단이 많이 우승했습니다.
골목에서
｜ 2007-12-05 오후 8:00:00 [동감0]
조훈현-이세돌 , 이창호-박영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서로 비슷하군요.
djlim123
｜ 2007-12-05 오후 6:44:00 [동감0]
누가 박영훈 9단을 영봉시키겠어여. 세계 2/3인자인데.당연히 오늘 자기류를 시도하고 보여 주었다는데 의미가 있고,4국도 오늘과 같은 내용의 판으로 갈 것 같군요.아마 4국이 분수령일듯.앞으로 결승 대국이 많아 기세에서 힘겨루기가 이루어져 최종 승자가 lg배도 가져 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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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9단의 1승으로 도전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지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리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귀중한 1승을 가져간 박영훈 9단이 4국에서도 뜨거운 뒷심을 보여준다면 타이틀 행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 예전 10기 대회에서 최철한 9단은 이창호 9단을 상대로 초반 2연패를 당한 이후부터 극적인 3연승 뒤집기를 펼쳐 타이틀을 쟁취하기도 했다. 
;)
인천사람
즐거운흑백
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