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라운드 3경기> 충북 제일화재 vs 울산 디아채
<제1국> 이세돌 9단(백) vs 백홍석 5단 - 194수 끝, 백불계승
<제2국> 배준희 1단(흑) vs 나종훈 6단 - 284수 끝, 흑5집반승
충북 제일화재가 단독2위 자리를 지키며 전반기를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7월2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7라운드 3경기 1, 2국에서 제일화재 이세돌, 배준희 선수가 울산 디아채 백홍석, 나종훈 선수를 각각 물리쳐 팀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비록 첫판부터 1지명끼리 대결하는 '빅판'이 벌어졌는데도 베팅에서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승부의 균형은 이미 깨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승률1위(87%), 다승2위(46승)를 달리고 있는 제일화재 이세돌 선수와 승률15위(68%)인 백홍석 선수의 맞대결이라 같은 1지명이라도 '감'에서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이세돌의 기세를 누가 꺾을 수 있으랴.
▲ 사이버오로 네티즌들은 이세돌 선수에게 압도적으로 베팅했다.
울산 디아채에서 거는 희망이 한가지 있긴 있었다. 1승2패로 밀린 통산전적 중 귀중한 1승이 가장 최근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허나 그런 일말의 희망은 희망으로 그치고 말았다.
이세돌 선수는 10분밖에 없는 생각시간을 네 번째 수에서 2, 3분을 쏟아 부을 정도로 신중하게 대국에 임했다. 이런 태도는 바둑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천성적으로 속기에 능한 이세돌은 비단 오늘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이는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통해 보다 원숙한 1인자 자리를 굳혀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흑을 잡은 백홍석 선수가 '4귀생'을 하며 확정가로는 앞서갔다. 문제는 점점 커지는 이세돌의 중앙 백 진영을 어느 정도에서 지우느냐에 달렸다. 거꾸로 이세돌 선수 처지에서는 중앙 경영을 잘 해야 이길 수 있었다. '공격'을 즐기는 이세돌은 '물 만난 고기'마냥 중앙과 상변 흑돌을 동시에 괴롭히면서 공격 바둑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더는 해볼 데가 없어지자 백홍석 선수는 조용히 돌을 거두었다.
▲ 배준희 선수에게 승리를 넘겨준 나종훈 선수(오른쪽)가 아쉬워 하는 장면.
이날 벌어진 두 판 중에 울산 디아채로서는 1국보다 2국에 오히려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비록 울산 디아채 5지명 나종훈 선수가 제일화재 2지명 배준희 선수를 상대하는 것이지만, 바둑리그에서 첫승을 못 올린 처지가 같기에 '해 볼만 승부'로 분석한 모양이었다. 둘은 공식대국에서 첫 만남이라 승부를 가늠할 직접적인 척도도 없었다.
게다가 나종훈 선수가 우하귀를 크게 차지하자, 울산 디아채 진영은 조심스럽게 승리에 대한 기대를 키워갔다. 하지만 배준희 선수는 중앙에서 큰 집을 만들면서 슬그머니 승부의 저울추를 자신한테 기울여 놓았다. 마지막으로 끝내기 단계에서 나종훈 선수가 좀더 힘을 냈더라면 미세한 승부까지 좁힐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친 채 배준희 선수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 동안 3연패를 당해 2지명으로써 제몫을 제대로 못 하던 배준희 선수가 이날 비로소 승리의 물꼬를 텄다. 먼저 승리한 같은 팀 이세돌은 바둑리그에서 6전 전승으로 단독 1위를 계속 달리고 있다.
3 : 0이나 3 : 1로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제일화재와 2 : 2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최종국에서 보게 하겠다는 울산 디아채. 과연 어떤 팀의 바람이 이루어질는지. 어제 국수전에서 이창호 선수를 꺾은 서건우 선수가 상승세를 이어 팀 승리를 일찌감치 결정지을 지도 관심거리다.
.gif){kind=logo}
;)
홍풍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