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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브로드가 SK엔크린을 상대로 올 시즌 첫 ‘2패 뒤 3연승’의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틀 만에 재현된 ‘무박 2일’ 혈투에 종지부를 찍은 주인공은 이동훈(왼쪽). 결과 또한 예정된 운명처럼 ‘반집’이어서 대국장엔 한동안 침묵만이 흘렀다. |
2015KB국민은행바둑리그 6라운드 4경기
티브로드, SK엔크린 상대로 시즌 첫 ‘2패 뒤 3연승’ 드라마
“류수항 선수, 그 좋았던 바둑을 이렇게 지면 얼마나 아쉬움이 클까요.”(유창혁 해설자)
“이동훈 선수는 또 어떻구요. 그 숱한 고비를 넘기고 반집이라니...”(김지명 진행자)
팀 스코어 2-2에서 승부의 결정권을 쥔 최종국의 결말이 이동훈의 반집승으로 굳어지자 중계석의 두 사람 입에서 이심전심, 아쉬움과 감탄이 교차되어 흘러나왔다.
이틀 전 Kixx와 CJ E&M 경기에 이은 두 번째 ‘무박 2일’ 경기. 14일 저녁 7시 정각에 시작해 15일 오전 0시 2분 30초쯤에 끝난 5시간의 혈전에서 티브로드가 SK엔크린을 3-2로 눌렀다. 리그 1위 자리를 놓고 선두권의 두 팀이 사력을 다한 경기였다.
먼저 끝난 두 판을 SK엔크린이 가져갔을 때만 해도 결말이 쉽게 날 것처럼 보였다. 승부판인 2국에서 안성준이 집념의 역전승을 거둔 데다 1국의 이태현마저 상대 윤찬희를 그로기로 몰아 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결국 풀세트 접전으로 치달았고, 기어코 하루를 넘기며 시즌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
▲ 팀 승부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5국이 극미한 형세로 흘러가자 티브로드(사진 위) 와 SK엔크린, 양 팀 검토실이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SK엔크린 주장 박영훈은 “우리가 질 것 같다.”며 불안한 기색이었는데 잠시 뒤 그 예언이 현실이 됐다.
SK엔크린으로선 1국의 이태현이 다 잡은 바둑을 놓친 것이 천추의 한이 됐다. 박정환의 승리에 이어 윤찬희가 기사회생한 티브로드는 기세 좋게 2-2로 따라붙었고, 마지막 5국 이동훈-류수항 대국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지명이나 랭킹에선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이동훈이 우위. 하지만 이동훈이 리그 3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는 반면에 류수항은 퓨처스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고 있는 터여서 누가 이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했다. 이 시즌 들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2패 뒤 3연승’이 나올지 여부도 관심사였다.
앞 대국이 길어진 탓에 예정된 시각보다 23분 늦게 시작된 대국은 장고파인 두 사람의 대결답게 한 수 한 수 더디게 진행됐다. 바둑은 류수항이 일찌감치 중앙에 50집이 넘는 대가를 구축하면서 쉽게 지기 어려웠던 형국. 하지만 이후 지나치게 안전운행을 거듭한 탓에 차이가 급격히 좁혀졌고, 마지막 승부패를 하는 과정에서 류수항의 실수가 등장하면서 이동훈이 반집을 남겼다. 시즌 첫 ‘2패 뒤 3연승’ 의 드라마를 끝까지 긴장으로 몰고 간 기막힌 반집이었다.
▲ 마침내 3연패를 탈출하며 팀 승리를 결정지은 티브로드의 2지명 이동훈.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긴 우승후보 1순위 티브로드는 4승1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반면 선두권을 굳힐 기회를 아쉽게 놓친 SK엔크린은 3승3패(5위)를 기록하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오는 목요일(18일)부터는 티브로드와 CJ E&M의 빅 매치를 시작으로 7라운드의 막이 오른다.
▲ 제3국. 강유택에게 뜻밖에도 상대 전적 1승5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던 박영훈. 하지만 다시 만난 이 판에선, 최근 박정환을 꺾고 LG배 8강에 진출한 여세를 몰아 1시간 남짓한 시간에 불계로 승부를 끝냈다.
▲ 제2국. “안성준 선수가 집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유창혁 해설자가 탄식했던 바둑. 하지만 상변에서 김승재가 공연히 패를 반발했다가 큰 손해를 보면서 안성준의 1집반 역전승이 이뤄졌다(SK엔크린 2-0).
▲ 제4국. 우하 접전에서 흐름이 꼬인 김세동. 이후 추격 의지를 불살랐으나 박정환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제1국(장고). 중반 들어 윤찬희의 대마를 그로기로 몰고간 이태현. 하지만 완급 조절이 잘 안되면서 믿기 힘든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윤찬희는 ‘양쪽 귀 양패’라는 희귀한 형태로 무승부가 될 수 있었던 바둑을 한쪽 패를 과감히 해결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겼으면 3-0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끝낼 수 있어서 SK엔크린 검토진이 땅을 쳤던 한 판.
▲ 지난해 LG배 4강까지 올랐던 박영훈. 올해는 박정환을 꺾은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 이동훈과 함께 중국리그를 마치고 당일 새벽 1시에 도착한 박정환. 숨돌릴 틈 없는 일정에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드물게 4분을 지각했다.
▲ 4라운드에서 민상연을 꺾는 등 두 번의 출전 기회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티브로드의 퓨처스 1지명 윤찬희(25). 티브로드는 전통적으로 퓨처스 선수들의 덕을 많이 보는 팀인데 올해는 윤찬희에게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기사는 KB리그 운영본부가 제공하는 사진과 기사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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