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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결정력 부족, 아쉬움의 안단테는 아니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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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결정력 부족, 아쉬움의 안단테는 아니었건만
| 김상우 2009-02-18 오전 06:0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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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테. 보통빠르기의 모데라토보다 조금 느린 템포를 가리키는 이 말은 고전적 소나타나 교향곡의 느린 악장에 주로 쓰인다. 바둑에서 제한시간 3시간이 주어진다면 보통빠르기의 모데라토가 어울리고 제한시간 1시간의 농심신라면배는 모데라토보다 한 템포 위인 알레그레토가 적합하리라.
2차전에서 강동윤 9단의 6연승을 저지하며 일본의 마지막 희망을 떠안은 다카오 신지 9단은 중국랭킹 3위의 창하오 9단을 맞아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한다. 중국바둑이 일본바둑에 약하단 속설이 또다시 증명될지 모른다며 상하이 현지 검토실은 일순간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허나 검토실의 긴장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초읽기에 들어간 다카오 신지 9단이 골 결정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자 바둑은 순식간에 그림처럼 뒤집혔다. 아쉬움의 안단테는 아니었건만 알레그레토에 적응하지 못한 그의 느릿한 연주는 일본바둑의 고질적인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1국
○ 다카오 신지 9단(日)
● 창하오 9단(中)
장소: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
날짜: 2009년 02월 17일
결과: 207수 흑불계승
장면1 (싸움을 걸어가는 후각)
다카오 신지 9단의 백이다. 하변과 우변 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다카오 신지 9단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백1로 이단 젖힌 수는 다카오 신지 9단의 뛰어난 후각. 백 한 점을 축으로 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흑2로 뻗은 건 축머리 활용을 당하기 싫다는 뜻이다.
이어진 백5가 백1과 연계된 회심의 한 수였다. 노타이밍으로 착점하며 중후반을 대비했던 창하오 9단은 백5의 응수타진이 날아오자 시뻘건 당혹감에 휩싸이는데….
참고도1 (심한 굴복)
추위를 타 흑1로 물러서면 흑5까지 선수로 당한다. 유리한 국면도 아닌 상황에 먼저 손해를 자청한다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겠다.
실전진행1 (박자가 척척 떨어진다)
창하오 9단은 1분 정도 고민을 하다 한쪽 눈을 질끈 감고 흑1로 차단한다. 흑1로 차단하긴 했지만 백2의 선수교환을 발판삼아 백6까지 진행되니 백의 박자가 척척 맞아떨어진다. 흑7, 9의 반발은 욕심 사납다. “백의 처분만을 기다리겠습니다!”며 극단적으로 나온 승부수의 성격이 짙다. 백10의 단수 한 방을 치는 다카오 신지 9단의 착점에서 짜릿한 손맛이 느껴온다.
참고도2 (단숨에 엷어지다)
내친걸음이라고 흑1로 우변 모양을 깨끗이 정리하면 백2의 준동에 대책이 없다. 백4의 뾰족한 빈삼각이 등장하는 순간 흑은 A의 약점과 흑▲를 동시에 방어할 재간이 없다.
실전진행2 (엉? 저건 뭡니까?)
실전진행1의 연속이다. 흑1의 빈삼각은 우변 모양의 뒷맛을 선수로 방비하겠단 실전적인 수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이 백2로 준동하자 흑의 엷음이 도처에 드러난다. 백4로 꼬부려 나갔을 때 다카오 신지 9단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제 공격의 즐거움만 남았다고 즐거워했을까?
"엉? 저건 뭡니까?"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이 당황하는 눈치다. 백6, 8은 골문 앞에서 크로스바를 보기 좋게 넘긴 ‘뻥’ 축구라 말해도 할 말이 없는 수순. 흑9의 단수 한 방으로 백모양을 뭉긴 다음 흑11로 잇자 공격의 즐거움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참고도3 (약점을 먼저 지켰어야)
아생연후살타란 격언이 있듯이 백은 1이나 A로 약점을 먼저 지켰어야 했다. 백1로 젖히면 우변 뒷맛이 굉장히 고약해 흑2의 교환을 생략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B의 끊음과 흑대마 공격이 맞보기가 돼 흑의 괴로움은 상당히 가중됐겠다.
실전진행3 (공수가 뒤바뀌다)
실전진행2 백6, 8의 완착을 확인한 창하오 9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잽싸게 흑2로 지킨다. 흑4의 날일자로 늘씬하게 나가자 되레 상변 백말만 잔뜩 무거워진 꼴이다. 공수가 뒤바뀌었다.
백15까지 흑모양의 약점을 이용해 우중앙 백말을 선수로 살렸지만 참고도3과는 천지차이다.
장면2 (최선의 응접은?)
끝내기 단계다. 흑이 줄곧 유리했지만 다카오 신지 9단이 창하오 9단의 방심을 틈타 눈부신 추격전을 펼쳤다.
흑4로 날일자 건너 붙였을 때 백의 다음 응수가 초점이다. 중앙 백대마 사활과 상변 흑대마 선후수 삶이 걸린 장면이라 백은 최선의 응접을 찾아내야겠다.
실전진행4 (마지막 패착)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린 다카오 신지 9단. 막판 알레그레토 템포를 쫓아가며 미세한 국면까지 연주했건만 또다시 백1의 안단테 템포가 등장한다. 중앙 백대마가 심하게 당한 것도 모자라 선수마저 빼앗겨선 더 이상의 추격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참고도4 (밑으로 받았어야)
실전진행4 백1로 끊을 것이 아니라 참고도4 백1로 받았어야 했다. 흑은 자체 팻감이 많지 않아 흑6을 쓰는 정도인데 백7의 이득을 본 후 백11로 삶을 확인했다면 실전과 큰 차이가 난다.
참고도5 (절대팻감)
참고도4 백3은 절대팻감이다. 흑이 손을 빼고 중앙 대마 전체와 수싸움을 하자는 것은 보는 바와 같이 백17로 게임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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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멍알 |
｜ 2009-02-18 오후 7:3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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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 치고는 것도 입신 신의 경지에 이르렀 다는 9단이 저렇게나 맣은 떡수를 두는건 너무하네요 아무리 1분초일기라 해도 10초바둑도 세돌이 라면 저런똥수는 절대로 안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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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pan |
｜ 2009-02-18 오전 11: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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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당하는 것도 실력?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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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선공팔 |
｜ 2009-02-18 오전 8:1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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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린 다카오 신지 9단....>
초읽기, 당해본 사람은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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