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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현(왼쪽)이 복기 도중 초반 승부처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고 하고 있다. 나현은 중반에 우세했지만 후반 하변에서 반격을 당하며 역전패 했다. |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던 김정현이 새해 첫 단추를 잘 꿰었다.
3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본선24강전에서 김정현 3단이 나현 2단에게 272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한해 나현과 김정현은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 전년도가 워낙 화려해 작년에 거둔 것들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지난해에 나현은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김정현은 한국바둑리그 MVP에 올랐었지만 작년에 나현은 아주 인상 깊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고 김정현은 슬럼프에 빠지며 47.9%의 저조한 승률로 2012년을 마무리했다. 2013년 두 사람에게 GS칼텍스배에서의 첫 대국은 그래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초반부터 난해하기 그지 없다는 큰눈사태형 정석을 두 군데에서 진행하며 기세가 맞부딪쳤다. 이런 난해정석은 조금만 주변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하므로 임기응변이 많이 필요할 경우가 많고 종합적인 판단도 요구된다.
나현은 후반이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고, 김정현은 나현보다는 힘 위주의 바둑을 구사한다. 중반으로 접어들 때만 해도 공격의 실타래를 잘 풀지 못한 나현이 불리하게 보였다.
한데 중반이 무르익자 나현의 공격력이 빛을 발했다. 강렬하기보다는 서서히 압박하면서 상대가 타개하다가 손실을 보도록 하게 하는 고급 전법을 펴면서 후반이 오기 전에 국면을 압도했다. 2011년 가을,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나현을 완패시킨 중국의 구리 9단은 나현에게 “아주 침착하지만 힘을 더 키워야 한다”고 충고를 한 적 있다.
하지만 이번 바둑에서 나현은 중반 운영에서 힘이 모자라다는 인상을 전혀 풍기지 않았다. 이 바둑을 바둑TV에서 해설한 박정상 9단은 “나현 2단의 공격력이 재평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김정현이 하변에서 역습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반상이 요동쳤다. 바둑은 '어어'하는 사이 역전됐다.
막강한 후반 능력을 지닌 나현을 상대로 김정현이 반격에 성공한 단계는 후반이었다. 거꾸로 김정현의 승세가 굳어졌고 승부처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박정상 해설자는 “역시 나이 어린 기사들답게 성장하고 있다. 중반보다 후반이 강하다는 나현 2단은 중반 힘이 좋아졌고, 후반보다 중반이 강하다고 알려진 김정현 3단은 후반이 좋아졌다. 각기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보강한 모습이다."라고 평했다.
승자 김정현은 16강전에서 박정환 9단과 만나게 된다. 초반이 진행 중인 본선 24강의 다음 대국은 오는 9일 이영구 9단과 이동훈 초단의 대결로 이어진다.
제18기 GS칼텍스배는 GS칼텍스(주)가 후원하고 매일경제신문과 MBN, 바둑TV가 공동주최한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500만원이며 제한시간으로 10분에 초읽기 40초를 준다. 결승전은 5번기로 치러진다.
▲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통에 김정현은 두터운 털옷을 입고 대국실에 나타났다.
▲ 두 사람은 모두 충암바둑도장에서 바둑 연구를 같이 하고 있어 서로를 아주 잘 안다.
▲ 김정현의 착수.
▲ 나현의 착수. 나현은 이 대국 전까지 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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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락티스
안귀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