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알파고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관전기]
자유인, 혁명가, 승부사
판을 엎는 정신으로, 때로 무모하리만큼 지나친 모험, 전위적인 실험으로 당장은 좌절하는 한이 있을지라도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도전하는 이세돌의 바둑은, 그 자체로 사막의 폭풍이요 광장에 쏟아진 혁명이다. 헙헙한 이 시대에 날리는 섬광 같은 표창이기도 하다.
상대는 터미네이터였다.
“난 기계도, 인간도 아니야. 그 이상이지.”
인간 바둑챔피언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한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는 이렇게 두어도 안되고 저렇게 두어도 안되는 바둑터미네이터였다. 3국 때까지는 도저히 약점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바둑을 두어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기존 바둑의 이론을 비웃듯 그간 완착이라고 판정했던 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스윽쓱 구사하며 이겨 바둑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상상을 초월한 알파고의 실력에 바둑계는 혼비백산했다. 2016년 1월말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기관 딥마인드(Deep Mind)가 다섯 판의 대결을 제안했을 때 바둑계는 여유만만했다. 이때까지 최강의 실력을 보인 인공지능 컴퓨터의 수준은 정상급 프로기사에게 4점을 깔고 두어야 해 볼만한 정도였다.
이에 견주면 알파고의 실력은 분명 일취월장한 면이 있었다. 구글이 인간 바둑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던지며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2015년 10월 유럽바둑챔피언 판후이(Fan Hui) 2단과 펼친 다섯 판의 기보를 공개했는데, 맞바둑으로 5전 전승을 거둔 사실은 놀라웠다. 중국에서 프로입단 후 일찌감치 프랑스에 건너가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한발 비껴선 사람이기는 하나 엄연한 프로기사다. 아마추어 정상급보다는 차원이 높은 수준일 것인데 이런 상대를 5대0으로 꺾었다는 건 획기적인 진보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바둑변방인 유럽챔피언과 초절정 고수인 세계챔피언급 사이에는 현격한 실력차이가 있다. 인공지능 컴퓨터가 4점 접바둑 차이에서 최소한 지역챔피언과 맞바둑을 펼쳐 이기는 수준까지 격차를 좁혔다는 건 깜짝 놀랄만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바둑계의 반응은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바둑을 정복할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이었다.
판후이 2단이 판판이 깨진 기보를 분석해 본 프로기사들은 “알파고의 기력은 후하게 봐줘서 정선(定先)이거나 2점 치수”라며 인간의 낙승을 점쳤다. 이세돌 9단 또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한 판 지거나 다 이기거나”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바둑팬들은 “복도 많은 센돌! 12억(우승상금 1백만 달러) 거저 먹었다”고 부러워했다. 그렇지만 과학발전의 속도를 아는 IT나 인공지능 분야 과학자들 중에는 낙관할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인간 필패론’을 예고하는 이도 있었지만 그저 나올 수 있는 여러 예측 중 하나로 여겼다.
▲ 역사에 남을 이세돌 대 알파고의 대결을 16일 앞둔 2016년 2월22일 오후5시, 서울 마장로에 자리한 한국기원에서 2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대국 장소, 시간, 규칙, 생중계 방식 등 5번기에 대한 상세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여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앞서 1월28일 구글코리아에서 열었던 첫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런던을 화상으로 연결해 이원으로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보도진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의 실력이 이미 상당하고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이길 자신이 있다”며 자신의 낙승을 장담했다. 제대로 승부가 어우러지려면 1년 이상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덧붙였다. 여유가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간대표 이세돌이 진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 한판 지느냐 전부 이기느냐의 싸움이 될 것!
2차 프레스 브리핑을 마치고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CEO이자 알파고를 만든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와 선전을 다짐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세돌은 서울 한국기원에, 하사비스는 런던에 있다. “알파고의 기력을 어떻게 판단하나?”란 기자의 질문에 인간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알파고가 판후이와 둔 대국 외에도 몇 판을 더 보았다.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겨뤘던 알파고의 실력은 나와 승부를 논할 정도의 기력은 아니었다. 시간이 흘렀고 알파고의 실력이 늘었겠지만 3-2 이런 스코어가 아니라 내가 한판이라도 지느냐의 승부일 것이다."
알파고의 실력은 자신에게 맞바둑으로는 힘들고 정선(定先, 덤없이 흑을 쥐고 두는 치수)에서 왔다갔다 하는 정도로 예측했다. 한판 지느냐 마느냐의 승부라고 말한 것도 사실 알파고의 실력을 후하게 봐준 표현이었다. 만약 다섯 판 중 한 판이라도 진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인간이 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당시의 분위기였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센놈’이 왔다.
바둑의 규칙은 매우 단순하지만 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 여기에 ‘추론’이나 ‘직관’ 같이 계산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간 고유영역이 엄존하는 게임이다. 바로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지금까지 컴퓨터가 바둑을 따라잡기 힘들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정복할 수 없는 인간게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겼다.
경우의 수가 방대한 바둑에 기존 연구방법인 몬테카를로 탐색트리 방식의 무작위 대입으로는 이기기 어렵다. 광활한 우주공간을 더듬어서 모래 한 알 찾는 것과 같은 방식이어서 이런 알고리즘으로는 고성능 수퍼컴퓨터라 할지라도 연산시간과 부하를 감당하기 힘들다. 이 탓에 지난 10여년간 바둑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이 탈출구를 못찾고 제자리걸음했는데 이것을 인간 뇌구조를 본떠 두 개의 신경망-정책망과 가치망을 덧붙여 활용하는 알파고가 등장함으로써 일대 전기를 맞이한 것이다.
딥마인드 팀은 바둑의 방대한 경우의 수를 줄여 가능성 높은 수를 추린 다음(정책망 역할) 이 수들 가운데 승률기대치가 가장 높은 한 수를 선택하는(가치망 역할) 방식을 선보였다. 가령 인간 이세돌은 매 수 머릿속 수읽기로 최선의 한수를 찾아내는 데 비해 알파고는 상대의 착수를 보고 두 심층신경망을 가동해 가능성 높은 수들을 끝내기까지 샅샅이 검토해 본 뒤 이 중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고른다.
이 연산작동을 위해 1202대의 CPU(중앙처리장치)와 176대의 바둑판 형상을 인식하고 판별할 수 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가동돼 초당 10만 가지 계산으로 바둑판을 스캔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검투사가 1천 마리의 맹수와 동시에 싸우는 격’ ‘훈수꾼 1천 명을 둔 불공정한 대결’이라며 격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무서운 건, 알파고가 이러한 신경과학 분야의 기술에 머신러닝 시스템을 접목해 강력한 범용 학습 알고리즘을 구축한 점이다. 머신러닝이란 기계가 인간처럼 알아서 학습을 하는 것이다. 과거 컴퓨터는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인간이 모델링을 해주어야 했지만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한다. 입력된 빅데이터(16만 개 기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패턴을 분석하고 원리를 터득해 1+1=2만이 아니라 3의 결과값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알파고에 대한 정보라고는 판후이와 둔 기보 5개가 전부다. 그렇다면 이후 5개월 동안 알파고가 자기를 복제한 알파고1, 2...들과 ‘강화학습’ 대국을 벌이며 얼마나 진화했는가는 개발자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한 알파고는 쉬지 않고 4주간 1백만 번의 대국을 치뤘다고 하는데, 이는 프로기사 1명이 1년에 1천 번을 둔다고 가정할 때(공식대국 1백 국을 두기도 버겁다) 거의 천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 결전의 날이 왔다. 인간 대 기계가 펼치는 ‘세기의 대결’을 하루 앞둔 3월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프랑스 AFP, 일본 요미우리 등 외신을 포함해 300여 명의 취재기자가 발디딜 틈이 없이 빼곡이 들어찼다. 1월, 2월에는 런던과 서울을 연결한 화상 기자회견이었지만 세 번째는 대국자(이세돌)와 개발자(왼쪽 데미스 하사비스)가 결전을 앞두고 얼굴을 맞댄 자리다.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슈미트 회장(사진 오른쪽)까지 서울로 날아왔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가 ‘강화학습’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불가능하던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 발전이 일어날 때마다 인간 한명 한명이 더 똑똑해지고 유능해 질 것”이라며 “게임 결과와 관계없이 인류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세돌 9단은 “지금까지는 (알파고의 작용 원리나 구조에 대해) 들어도 잘 모르겠던데 오늘은 조금은 알 것 같다.”면서 “방식은 다를지라도 인간의 직관을 모방하는 데 한층 뛰어나진 점을 알게 됐다. 5-0으로 내가 이길 자신이 있다고 여러번 말해 왔는데 듣고보니, 내가 지는 판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재차 “오늘 구글 딥마인드의 설명을 듣고 질 수도 있겠단 이야기를 했다. 이유를 자세히 말해달라”고 요구하자 “예전엔 설명을 듣고 인간이 천 가지의 참고도를 머릿속으로 그린다면 컴퓨터는 백만 단위로 하는 식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설명을 들으니 그게 아니라 (유력한) 수를 추려내어서 생각해야 하는 폭을 한층 줄였다고 한 대목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번엔 인간이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기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기계의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과론이지만, 금속칼을 든 중세기사가 총포로 무장한 근대 군인과 맞싸운 격이었다. 맞서기 전까지, 이를 인간만 몰랐다. 어쩌면 인간의 직관과 추론이란 기계가 수치로 산정(算定)할 수 있는 영역이 결코 아니라는 자만이 막연한 확신을 부추겼는지 모른다. 이세돌은 그런 인간들을 대표해 콜롯세움에 나선 외로운 검투사였다. 충분한 정보를 입수해 준비하고 맞붙어도 버거웠을 싸움을 상대 전력에 대해 전혀 간파하지 못한 채, 오히려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테스트까지 해가며 이겨내야 했으니, 당연히 무모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여년간 바둑계를 주름잡아온 ‘센돌’이 한갓 기계에 지리라고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첫판 패배는 쓰나미급 충격을 안겼다. 망연자실해 우는 사람도 보였다. 그렇지만 4판이 아직 남았고, 첫판은 다분히 시험해 본다는 기분으로 초반부터 무리한 몸싸움을 펼치다가 ‘기계의 역공’을 당한 면이 있었다. 이때까지도 인간대표 이세돌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이로써 5대5 승부가 되었다.”
여전히 ‘센돌’의 무공을 믿기는 하지만 알파고의 정확하고 냉정한 실력을 본 사람들은 일말의 불안감에 젖었다. 기존 바둑이론을 뒤집는 파격적인 수법과 한 치의 오차 없는 수읽기는 이미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직관과 추론(이를 이세돌은 인간의 낭만이라 표현했다), 이것은 인간고유의 영역이겠거니 했는데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마치 인간처럼 구사해 경기(驚氣)하게 했다.
2국에서 이9단은 전략을 바꿨다. 치열한 몸싸움으로 상대의 혼을 쏙 빼는 자기 스타일대신 단단하고 두꺼운 방패술을 구사하는 이창호 스타일로 일관하며 종반 승부를 노렸다. 그러나 이 역시 초정밀 수읽기와 계산력을 앞세운 컴퓨터에게 통하지 않았다. 첫판 내용을 보고 “알파고가 끝내기에 약점이 있는 것 아니냐” 품었던 의문은 2국에서 한방에 날아갔다.
알파고의 계산력은 ‘신산(神算)’ 소리를 듣던 이창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1국이 5천년 바둑사에서 인간대표가 기계에 첫 패배를 기록한 날로 충격을 주었다면, 2연패를 당한 이 날은 5천년 바둑사에 가장 충격적인 하루였다. 그제야 인간들은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했고 끝모를 한계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두 합을 겨루고 괴물 같은 바둑터미네이터의 위력을 실감한 이9단은 “한판이라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표를 수정했다. ‘인간이기에’ 1국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근래 이세돌 9단에게 연속 패배를 안기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중국 커제 9단이 링사이드에서 던지는 도발적인 발언도 신경을 자극했다. "내가 세계 일인자며 알파고가 도전해도 프로기사의 명예를 지킬 자신이 있다. 나라면 대략 60~70%의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원래 이세돌의 본 실력은 이처럼 약하지 않다. 그런데 1, 2국은 아주 엉망으로 뒀다. 대국 중에 눈에 띄는 실수가 잦았고, 전체적으로 느슨하면서 감각도 이상했다"고 대놓고 혹평했다. 인간대표로 나간 이9단이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리자 중국의 프로기사들도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심지어 ‘구글과 이세돌이 패싸움을 하지 않기로 한 비밀계약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알파고가 패에 약점이 있을지 모르는데 1, 2국에서 단 한번 패싸움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편에 계속>
▲ 결전의 날이 왔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세돌 vs 알파고 대결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대국장.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포시즌스호텔 6층에 마련되었다.
▲ 2016년 3월9일, 오후 12시30분쯤 이세돌 9단이 가족과 함께 묵고 있던 13층 객실에서 부인 김현진 씨, 딸 혜림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대기실에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일찌감치 대국장에 들어가 자리하고선 대기실에서 놀고 있는 딸을 불러 긴장을 풀었다. 알파고 개발팀을 이끈 하시비스 CEO가 대국장을 둘러보러 들어왔다가 이세돌 9단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세돌 9단도 웃으면서 하사비스의 내민 손을 잡아 기념촬영에 응했다. 대국 시작 전의 풍경은 화기애애했다.
▲ 오후1시 드디어 5번기 첫판이 시작되었다. 알파고의 손 역할을 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연구원이 이세돌 9단과 돌가리기를 하였고, 이세돌 9단이 '홀'을 맞혀 흑을 잡았다. 오른손을 쭉 뻗어 바둑판 우상귀에 첫수를 두었다. 알파고가 중국룰에 맞춰 개발되었기에 대국은 중국룰로 두었다. 따라서 덤 7집반이 적용되었다. (한국의 덤은 6집반)
▲ 모니터에 비친 첫점. 이세돌-알파고의 5번기 대국장에는 구글과 한국기원에서 지정한 사진기자 두 명만 출입을 허용했다. 역사적인 첫점은 우상귀 소목이었다.
▲ 기자실은 국내기자와 외신기자용 두 개를 준비했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룸은 보도진을 위해 공개해설장을 겸했다. 세계각지에서 온 기자들의 수도 엄청났지만 취재열기 또한 엄청났다.
▲ 1국을 마친 뒤 대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는 이세돌 9단의 모습. 어이없어 하는 웃음에 눈길이 갔다. 실력으로 졌다기보다 너무 얕잡아보다 당했다는 듯한 표정. 30분 쉬고 공개해설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 너무 놀랐다. 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늘 바둑은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만든 분들께 깊은 존경심을 전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알파고에 두번 놀랐다! 이로써 5대5 승부!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두 가지 능력에 놀랐다고 첫 대면한 소감을 말했다.
“초반 ‘알파고’가 바둑을 풀어가는 능력에 놀랐고 어려운 장면에서 사람이 생각하기 힘든 승부수를 둬 놀랐다. 져서 충격적이긴 하지만 굉장히 즐겁게 두었고 앞으로의 바둑도 기대된다. 오늘 포석에서 실패했는데 이 점을 극복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5대5 승부가 된 게 아닌가 싶다.”
다섯 판 전판을 대국자 바로 옆에서 초읽기를 하며 지켜본 정유정 계시원은 “이세돌 사범님이 첫 번째 대국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국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알파고를 테스트해 보려는 듯했다”고 전한 분위기대로 첫판은 다분히 알파고를 시험해 보려다 역습을 당한 게 사실이고, 이때까지도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생각 이상 만만치는 않으나 여전히 이길 자신이 있었던 듯 보인다. 첫판을 지고도 “이제부터 5대5의 승부”라고 한 말에서 드러난다.
.gif){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