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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운운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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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운운하지 마라
7월의 점수와 세계 랭킹에 관한 논평
| 사이버오로 2010-07-05 오전 11:2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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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태일 박사 |
배태일 박사(미 스탠퍼드대 교수)가 최근 발표된 '세계랭킹'에 관한 논평을 보내왔다. 논평에서 배태일 박사는 '팬들의 체감'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고, 세계랭킹의 특징 및 통계, 그리고 랭킹의 계산이 오픈되어 있는 장점을 말하고 있다. 전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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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점수와 세계 랭킹에 관한 논평
바둑 팬들과 랭킹 위원회의 의사 소통을 위해서, 이 글에서 7월의 점수에 관해서 짧은 논평을 하고 세계 랭킹과 거기에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7월의 점수
이 번 달에는 6월에 7승 2패를 한 박영훈이 이창호를 4점 차이로 누르고 2위로 올라섰다. 이창호와 최철한은 공동 3위인데, 이 세 기사들의 점수 차이는 불과 4점으로 통계적 오차보다 훨씬 작아서 이들의 점수는 거의 같다고 보아야 한다.
안조영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서 이번에 다시 10위가 되었다. 한상훈, 김승재, 김기용, 이춘규, 고근태, 등이 점수가 많이 올라갔다.
류동완이 6월에 4승을 거두어 오랜만에 점수가 올라갔다. 그가 입단 첫 해에 아주 좋은 성적을 내다가 그 후 성적이 매우 나빠져서 점수가 떨어져 왔다. 그런데 대국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점수가 빨리 내려가지 않아서 그의 점수가 너무 높게 평가되었다고 지적한 사람들이 많았고, 필자도 거기에 동의한다. 이제 그의 성적이 다시 좋아지면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류동완과 같은 경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랭킹위원회는 새내기들의 임시 점수를 정규 점수로 변환하는 기본 대국수를 50국으로 인상하였다.
• 세계 랭킹
오랜 준비 과정을 통해서 개발한 세계 랭킹을 얼마 전에 한국기원과 사이버 오로의 웹 사이트에 발표했다. 그 전에 조선일보에 이홍렬 기자가 보도하였다. 이에 많은 바둑 팬들이 그 기사를 읽었고, 댓글로 여러 가지 고무적 평가를 한 분들도 있었고, 심한 비판을 한 분들도 있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 박정환과 구링이와 순텅위의 점수가 너무 높게 매겨졌다는 것이다. 필자도 거기에 어느 정도 수긍한다. 이 기사들이 모두 최근에 성적이 좋아서 점수가 올라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세 기사들의 점수가 너무 높게 나온 것이 모두 같은 요인에 기인한다고 본다. 즉 세계 랭킹 계산법이 바둑 실력이 늘고 있는 기사들의 점수를 너무 빨리 올려주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매우 제한된 문제이므로 해결하기가 비교적 쉬우리라고 본다.
첫째, 이들의 점수 변화를 일로 제도에서의 점수 변화와 비교해서 이들의 점수가 과연 너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가를 검증할 것이다. 둘째, 만약 그것이 밝혀지면 그것을 수정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느끼면서도 그 때에 세계 랭킹을 발표한 것은 이번 7월 랭킹 계산에 외국 기사들의 더 정확한 점수를 사용하고자 함이었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사들의 경우에는 한국기원의 공식 대국만 가지고 계산한 랭킹 점수보다 훨씬 정확하므로 한국기원 공식 랭킹 점수 계산을 위해서는 향상된 점이다. 작년 11월에 이창호가 치우쥔과 한 달 사이에 4번의 대국을 가지게 되어서 치우쥔의 점수가 부정확한 것이 이슈가 되었었다. 그래서 한국기원 랭킹 계산을 위해서도 외국 기사들의 점수를 더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작년 11월에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던 치우쥔과 저우루이양의 점수가 각각 9405점과 9432점으로 나와서 훨씬 더 좋아진 셈이다.
이제 6월말까지의 대국 기록이 취합되면 새 자료를 이용하여 7월의 세계 랭킹을 계산할 예정인데,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점수를 계산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이번 달에 발표될 7월의 세계 랭킹 점수는 더 합리적인 것이 될 것이다.
• 랭킹 점수의 오차
많은 바둑 팬들이 조그만 점수 차이가 의미있는 것으로 해석해서 조그만 점수 차이로 어떤 특정 기사들의 순위가 바뀌어도 그것이 무슨 대단한 것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달의 박영훈, 이창호, 최철한의 점수처럼 4점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차이이다. 그래도 왜 이창호가 3등으로 떨어졌느냐고 문제를 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통계적 오차를 짐작하기 위해서 먼저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동전을 100번 던지면 앞 면이 몇 번 위에 나오고 뒷 면이 몇 번 위에 나올까? 50번씩 나올 확률이 가장 크지만 매번 꼭 50번씩 나오지 않는다. 수학적 공식에 의하면 이런 때의 오차는 (시행 회수)x(앞 면이 나올 확률)x(뒷 면이 나올 확률)의 평방근이다. 시행 회수가 100이고 앞 면과 뒷 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0.5이므로 오차가 5이다.
◀ 세계바둑 랭킹 3위에 마크된 박정환
즉 오차의 표준 편차가 5라는 말은 앞 면이 45회에서 55회까지 나올 확률이 68%이다. 즉 동전 100번 던지기를 여러번 되풀이하면 약 68%의 경우에 앞 면이 45회에서 55회 사이에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동전 던지기 실험의 16% 쯤은 앞 면이 45번 미만으로 나오고, 약 16% 쯤은 앞 면이 56번 이상으로 나온다. 이것은 계산적 오차가 아니고 작은 수의 표본을 추출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차이다. 비슷한 실험으로 수 많은 빨간 구슬과 파란 구슬이 반반씩 큰 병에 잘 섞여서 담겨져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한 번의 실험에서 100개씩 구슬을 꺼낸다고 하면 평균적으로 빨간 구슬과 파란 구슬이 50개씩 나오지만 역시 표본 추출의 오차가 5개가 된다.
마찬가지로 두 기사가 똑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100번을 대국한다고 해도 위에서 말한 논리대로 오차가 5국이 된다. 즉 한 선수가 이기는 판수가 45에서 55까지에 있을 확률이 68% 쯤 된다. 만약 100번기의 결과가 오차인 5국만큼의 차이가 나서 한 사람이 55승을 거두었고 다른 사람이 45국을 이겼다고 했을 때 이 100번기의 결과만 가지고 계산한 통계적 점수 차이는 얼마나 될까? 한국기원의 공식 랭킹 제도의 승률 기대치에 의하면 점수 차이가 70점일 때에 고점자의 승률 기대치가 55%가 된다. 그러므로 100번이나 대국한 다음에 계산한 점수의 오차는 35점이 된다. 이것은 계산 상의 오차가 아니고 제한된 수의 대국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이른바 “표본 추출에 의한 오차”이다. 이들의 참 점수가 9000점이라면 100번 대국 후에 매겨진 점수는 점이 된다. 즉 한 기사가 55국을 이기면 그가 9035점이 되고 45국을 이긴 기사는 9865점이 되어서 70점 차이가 나고 고점자의 승률 기대치가 55%가 되어서 실제 전적을 반영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100번기를 가지게 한 다음에 점수를 계산해도 점수의 오차가 35점이나 된다는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점수의 오차를 생각해 보자. 현 랭킹 제도에 의하면 바둑 한 판의 승패가 바뀌면 점수가 14에 가중치를 곱한 만큼 달라진다. 어느 기사가 지난 1년 동안 둔 수 많은 대국 중에서 가중치가 2인 대국을 이긴 것이 졌다고 하고 가중치가 1인 대국을 이긴 것이 졌다고 한다면 바둑 두 판의 승리가 패배로 바뀌어서 생기는 점수의 감소는 14x3=42점이 된다. 일년 동안 둔 많은 대국 중에서 바둑 두 판의 결과가 같은 방향으로 바뀔 때에 생기는 점수의 차이가 42점이므로 통계적 점수의 오차가 그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오차는 계산 방법에 의한 오차가 아니고 대국 자료가 가지는 통계적 성격 때문에 생기는 오차이다.
그러므로 30, 40점의 점수 차이가 나는 기사들의 실력은 통계적 오차 범위 안에서 같은 것으로 볼 수 있고, 매달 그 정도의 점수는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서 박영훈이 이창호보다 30점이 많게 나왔다고, “박영훈이 이창호보다 바둑을 더 잘 둔다는 것을 증명해봐라”라는 식의 주장은 생때에 불과하다. 실제로 작년 봄에 강동윤의 점수가 이창호보다 고작 8점이 높게 나왔다고 수 많은 이창호의 팬들이 심하게 불평했었다. 이런 일이 생기것은 통계적 오차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알량한 체감을 버리라
위에서 보았듯이 100번기를 치루게 해서 점수를 매겨도 점수의 오차가 35점이나 되는데, 이보다 더 작은 점수의 차이를 가진 기사들의 순위를 자기의 체감에 의하면 A 기사가 B 기사보다 높아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A 기사가 중국 내에서 가진 대국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 본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모르는 초능력을 지닌 “희대의 천재”이거나 아니면 자기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그 “체감”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분석해 보았다. 그들의 주장을 분석해서 체감이 “업적의 평가”에 지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창호는 세계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고,” “구리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고,” 그런데 “박정환은 무엇을 했다고,” 등등의 말들은 업적을 평가하는 것이다. 과거의 랭킹 제도가 기전에서 거둔 업적을 평가해서 보너스를 매겼었다. 그러므로 “바둑 랭킹에 관한 체감”이라는 것이 과거의 랭킹 제도의 파라다임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니까 구리의 업적을 평가하는데는 중국 내의 기전에서 구리가 얼마나 이기고 졌는가를 알 필요가 없고 그런 것을 알지 못하고도 그런 과감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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