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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1000회 방송' 양상국 9단이 말하는 삶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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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1000회 방송' 양상국 9단이 말하는 삶의 길
EBS바둑교실 결방 없이 20년, 장인정신으로 진행
| 김수광 2010-04-05 오후 05:15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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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개무량합니다"
4일 방영까지 EBS바둑교실 1000회째 방영을 맞이한 프로기사 양상국 9단이 감회 어린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성인 아동 할 것 없이 누구나 바둑을 배우고 실력을 늘리고 싶은 사람이 누구나 TV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한 'EBS바둑교실'은 바둑을 교육하는 전문 프로그램이다. 결방 없이 한결 같은 자세로 이 프로그램을 아끼고 만들어 왔기에 양 9단이 소감을 말하면서 목이 메이는 모습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EBS바둑교실은 EBS개국 이후 20년 넘게 이어온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기간에 필적할 프로그램으로는 TV유치원 프로그램이 하나 있을 뿐인데, 그도 진행자가 계속 바뀌어 온 터라 단일 진행자로는 최장수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지난 1월 4일 거의 70년 만의 폭설이 내렸을 때, 교통이 마비되었고 스튜디오는 무척 높은 지대에 있었어요. 눈 속에 발이 푹푹 빠지면서도 걸어서 올라갔지요. 또 7, 8년 전이던가, 녹차를 끓이다가 뜨거운 물을 쏟아 다리를 데었어요. 2도 화상 정도 되었을 거에요. 심하지는 않았지만, 서서 방송을 해야 하는데, 고통이 만만치가 않더군요. 진통제를 맞으면서도 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을 위해 장인 발인에도 가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
1시간 분량의 이 프로그램을 만드려면 제작시간이 2시간 정도가 걸리고 예전엔 3시간까지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하니 화상의 고통을 참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양 9단이 바둑교실 프로그램을 대하는 태도는 생각 이상이었다.
"녹화 이틀 전엔 목소리가 쉴까봐 노래방을 가지 않습니다. 예전엔 아마추어 국제 교류전 단장으로 많이 활동했었는데, 귀국할 때면 감기를 미리 염려해 주사를 필수로 맞아두곤 했습니다. 사실 건강 체질이라서 감기에 잘 걸리지도 않고 걸리더라도 금방 낫는 편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거든요. 하지만 목소리가 변해 방송에 행여 지장이 갈까 봐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려고 그랬던 겁니다. "
방송 중 목소리는 물론 어조와 맞춤법, 방송 내용도 틀리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예술 작품을 만들 듯 장인의 마음으로 바둑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방송 내용 중에 계산을 틀린다든지 어법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 대번에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를 테면 맞보기 개념을 설명할 때 'A, B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간 큰일 납니다. '이곳과 저곳' 이라고 말해야 하지요. '대충'이라는 사고방식은 통하질 않습니다. 방송이기 때문이지요."
TV 앞에서 바둑을 배우게 되는 바둑교실의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초기에는 엽서가 매주 500통씩 왔다. 질문과 격려 사연들이 담긴 엽서에 일일이 양 9단이 답변을 달기도 했고, 선물을 주기도 했었다.
"작으나마 선물을 주었어요. 바둑잡지 6개월 구독권이나 바둑판을 주기도 했지요. 6개월 동안 시청을 하고 나서 두점 상수를 격파했다는 사연도 왔어요. 매주 꼬박꼬박 녹화를 해 복습을 하는 시청자도 있었습니다. 모아 놓으면 어엿한 교재가 되는 거였어요."
최근 EBS바둑교실은 새로운 변신을 했다. 지난달부터 공중파에서 위성채널인 EBS플러스2로 옮기면서 중급 이상 대상에서 '생 초보'로 타깃을 바꿨다. 보다 넒은 범위로 대상 층을 확보하려 한다는 담당PD의 설명이다. 6개월이면 단수를 갓 배운 초보에서 인터넷 초단까지도(좀 욕심을 내면) 가능케 하는 걸 목표로 한다. 방영 시간도 일요일 오후3시로 바뀌었다. 새벽시간 대에서 이동한 것이니 긍정적이다.
"초기에는 일요일 오전 11시였습니다.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이 돌아와서 볼 수 있다고 해서 좋은 반응을 많이 얻었어요. 그 후에 9시로 앞당겨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예배 시간이 어정쩡하게 겹친다고 바꿔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었죠.
가장 오랫동안 굳어진 게 6시 30분이었죠. 이제 3시로 옮겨져서 보다 편한 시간대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수 십 년 바둑 교육에 매진한 양 9단. 이제 바둑 교육 대가의 풍모가 묻어난다. 알기 쉽고 효율적으로 바둑을 가르치라 하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런데 의외로 그의 바둑 교육 신조는 바둑 기술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재능이 있으면 어린 나이부터 입단을 준비시키면 되지만, 대부분은 취미로 바둑을 배웁니다. 바둑은 재미있게 배우면 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인품을 형성하는 겁니다. 위기십결 등 많은 옛 글에는 바둑의 전술뿐 아니라 삶의 이치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모름지기 바둑 지도자들은 인격을 키워주는 데도 힘써야 합니다. "
양 9단의 교육자로서의 인생은 아직 진행 중이다. EBS바둑교실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해나갈 생각이다. 최근엔 에세이집 '바둑의 길, 삶의 길'을 펴냈다. 책 제목이 그가 앞으로도 가게 될 길을 말하는 듯하다.
 ▲ 양상국 9단이 방송 전 분장하는 모습. 약 10분이 걸린다. 여자 진행자는 평균 1시간 이상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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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얍얍버겟 |
｜ 2010-04-05 오후 6:16: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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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쉽지않은 열정, 인생의 의미있는 부분을 채우신거 같습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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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리 |
｜ 2010-04-05 오후 5:27: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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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열정이시네요.박수를 보내 드립니다.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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