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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인공지능이 바둑을 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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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컴퓨터가 바둑을 둔다면 누가 이길까?물론 인간이 이긴다.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바둑은 9급 수준. 얼마전 가로수닷컴배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인공지능 ‘go’가 우승했다.이를 기념한 대국이 바로 다음 기보.백은 서봉수 9단.흑은 go.
백1은 서9단의 첫 착수인데,정석에도 없는 수로 테스트한 것이다.go가 어떻게 응수하는가를 보려고.흑2는 그럴 듯하다.모르면 손을 빼라는 지침을 따른 것.백3도 서9단의 테스트인데,흑4는 아주 좋은 수.여기까지는 1급 수준이다.
최근 인공지능이 널리 연구되어 바둑 관련 논문도 많이 나오고 있다.그런데,과연 바둑에서도 인간은 컴퓨터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
체스의 경우를 보자.이미 3년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는 세계 체스챔피언을 2대1로 이겼다. 딥블루는 1초에 2억가지 경우의 수를 연산할 수 있다던가.
바둑은 어떨까?필자는 앞으로 50년이면 9단을 이길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개발될 수 있으리라는 예측을 한 적이 있다.물론 근거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다만,우리 인간이 알고 있는 것의 한계,바로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대답은 이제 바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9급 정도의 인공지능 바둑이라고?정말로 대단하다.바둑을 약간 아는 입장에서 볼 때,벌린 입을 다물 수 없을 뿐.
갖가지 상념만이 떠오른다.바둑의 깊이를 표현한다는,직관과 구상과 같은 모호한 개념은 어떻게 되는가?컴퓨터 바이러스를 생명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장도,복제인간의 이미지도 반상에 오버랩된다.
이제는 반상도 자유롭지 않구나.삶이 피곤할 때면 반상에서 쉬고도 싶건만,그 반상도 점령당할 운명인가?가지 않은 길이 있다 한다.그 길은 바둑에서도 이미 대세인가?
(2001.3.29 / 문용직 프로四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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