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소소회 속살공개 2편

이지현의 소소회 속살공개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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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소소회 속살공개 2편

2003-08-16 조회 13503 프린트｜스크랩

연구실의 맏오빠들... 나보다도 전부터 소소회에 몸담아 왔으며 소소회의 정신적 지주(??)
상훈 오빠나 현석 오빠 말고도 나보다 오빠들은 많다. 오빠들은 좋다. 밥도 잘 사주고...
내가 밥에 약하다는 거 알아 버렸나? ㅡ,.ㅡ

우리 후배들 귀엽지 않은가? 위부터 지성이, 영길이, 오민이...
지성이는 지금 부회장이다. 내가 귀찮은 일들은 마구마구 시키고 있다. 영길이는 나랑은 이웃사촌 바로 옆에 살아서 시합이 같은 날 같이 간다. 피아노를 잘 치는 감수성 예민한 귀여운 후배다. 밑에는 철한이. 얼마 전 입단한 동희, 그리고 연구실의 VIP 세돌이...

철한이는 일명 애절한 또는 처절한으로 불리고 있다. 늘 싱글싱글 웃고 다니지만 이름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세돌이는 바둑으로만 보면 정말 잘 싸우고 수읽기에 강하다. 근데....성격을 보자면 애교만땅 수퍼울트라 귀염둥이. 술 한잔 살짝 들어가지? 그러면 그의 애교는 수위에 달한다. 정말 기풍과는 너무 틀린 성격의 소유자다. 세돌이가 VIP인 이유는 연구실에 기부를 많이 한다는 점이다. 보통 소소회 소속기사가 어느 기전에서 우승 같은 걸 하면 연구실에 기부금을 낸다. 그런 면에서 세돌이는 최고의 고객! 그리고 밥도 잘 사고 결정적으로 술도 잘 산다. 내가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후배한테 얻어먹긴 미안한 점이 있다. 근데 천성이 뻔뻔한 걸 어쩌겠는가. 사주면 좋아한다. 암튼 쎈돌 화팅!

우리들의 대국모습들... 맨위에 철한이의 저 다리! 저 힘으로 바둑을 잘 두나 보다. 그 옆이 혜민이와 은선이, 그 뒤에가 윤진이와 효정이. 그 옆에 명훈오빠의 꼭 다문 입이 보인다.

연구실의 구염둥이 배윤진!

윤진이는 연구실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그녀 특유의 말투, 행동 등을 무기로 많은 인기를 보유한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정말 ‘귀엽다.’ 그 외에 윤진이의 친구들 민진이, 혜민이, 이렇게 세 명은 트리오 삼총사로 연구실의 문제아! 온갖 문제들을 일으키며 종횡무진 다니지만 세 명이서 연구실 분의기를 좌우할 정도로 잼있고 귀여운 아이들이다. 민진이와 혜민이 사진이 없는 게 참으로 아쉽다.

옆의 두 기사는 각각 일본과 중국에서 왔다. 남자는 시모지마 요헤이상 여자는 한순양.
소소회에 참여하고 하고 싶어서 저 멀리에서 날아왔다. 그중 요헤이는 고스트바둑왕이라는 유명한 만화책에서 주인공 히카루의 모델이다. 나도 그말 듣고 깜짝 놀랐다. 비슷한가? 바둑왕 팬들 화나는가? 화내도 된다...나도 화냈으니깐...^^ 참고로 영훈이는 거기서 고영하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그 인물이 고스트바둑왕에 나온 사람 중 가장 잘생겼는데 그 때문에 우리는 영훈이보고 한마디씩 한다. ‘작가한테 얼마 먹였어? 얼마나 먹이면 저렇게 나올 수 있어? ’

소소회는 날이 갈수록 세계화가 되간다. 이 두 명 말고도 중국사람이 두명 더 있는데 이들은 소소회리그전은 하지 않고 번외리그(소소회리그전 토욜에만 하고 화요회나 목요회가 있는데 이 두 리그전은 규모도 작고 참가자 수도 작다. 그리고 평일에 모여서 둔다)에 참가한다. 정말 소소회가 세계적이라는데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좀 놀라줘...(에고, 깜딱이야! 사이바우루에서 놀라뜸...^^;;)

연구실의 휴게실! 한쪽엔 만화책 컴퓨터 부르마블게임이 준비되있고 한쪽 방엔 비디오가 준비돼있다. 그중 부르마블게임이 있는 방은 항상 불야성. 저 사진을 찍을 땐 소소회도중이라 사람이 없지만 소소회가 끝나는 시간되면 꽉 차서 들어갈 틈도 없다. 부르마블할 때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있다.
‘꺄악~~~(조한승)’ ‘미친놈(하면서 자기머리를 치는 송태곤)’ ‘으헉 반액이야!’ ‘따와이!’

비디오방은 축구나 야구 같은 중요한 겜이있으면 저 작은방에 꼭꼭 끼여서 다 같이 응원하기도 하고 내기를 걸면서 각기 다른 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그렇게 같이 보면 별로 안 좋아해도 잼있다. 저 두 방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놀이는 내기다. 프로기사와 내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저 부르마블판 밑에 얼마가 숨겨져 있을까? ^^

젊은 기사들은 항상 공부만 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의 취미가 있고 생각이 있으며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바둑에만 얽매이지 않아서 바둑 성적이 좋은 건가? 신기할 정도로 바둑을 잘 둔다. 매일 노는 거 같은데....

소소회 사람들은 정말이지 못 말리는 사람들이다. 대책 없이 웃기고 순백의 색처럼 순수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때론 심한 장난으로 상대를 화나게 하기도 하고 엄한 꾸짖음으로 분위기 싸할 때도 있지만 잼있는 그들이, 말을 못 알아 듣는 사오정 같은 그들이, 장난꾸러기 같은 그들이, 돈 잘쓰는 그들이, 그리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그들이, 나는 너무너무 좋다.

이제 소소회에 대해서 좀 알게 되었는가? 반말해서 기분 나쁜가? 미안하다. 웃길려고 그랬다. 안 웃겼다면 미안하다...^^;; 각설하고 소소회라는 모임은 대강 이렇다. 사실 이 한번으로 모든 걸 알 순 없다. 그저 천천히 우리들에 대해서 젊은 기사에 대해서 바둑에 대해서 나아가서는 한국바둑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소소회 리포트가 어떻게 보여질 지 또 어떻게 쓰여질 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바둑팬들의 눈에 우리가 단순히 바둑만 잘 두는 사람으로 보여지기보다 좀더 인간적인 우리의 모습을 보고 더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첨이니 만큼 미숙해서 두서없이 적었지만 담엔 좀더 그담엔 좀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p.s:소소회 결승전은 영훈이가 이겨서 1등을 했고 3위는 한승이가 했다.
이번에 소개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려고 하니 보채지 말고. 특별히 너무 너무 알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사이버오로 측에 이메일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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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eho

｜ 2003-08-16 오후 7:05:00 [동감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