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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칸 협공’ 400년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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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제일까. 그 첫날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17세기 말 세칸협공은 도우사쿠(道策·1645∼1702)에 의해 발견되고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세칸협공은 그야말로 공전절후의 대변화를 상징하는 수법이었다. 그 이전까지 협공은 한칸과 두칸이 주류를 이루었다. 네칸협공은 상대가 두칸 벌릴 여지를 남겨두기에 협공으로 보지 않는다.
세칸협공은 우리가 두는 바둑판이 19줄이라는 점을 확인시키는 데 그 무게가 주어진다. 협공은 배후에 자신의 돌이 있을 경우에 두어지는 게 보통이므로,세칸은 대부분 협공과 벌림을 겸하게 마련이다. 즉 세칸협공은 19줄 바둑에서야 비로소 그 쓰임새가 극대화되는 수법이다.
그것은 1930년대 혁명적인 신포석의 시대를 지나면서도 변하지 않은 가치였다. 4집반의 덤이 생기고,5집반 6집반으로 변하면서 수법은 격렬해졌지만. 그래서 한칸이나 두칸이 때론 유행을 타기도 했지만 네칸협공은 없었다. 시도된 적이 있다면 협공의 의미가 아니라 상대의 진영을 갈라 칠 경우일 뿐이었다.
그 네칸협공이 얼마 전 나타났다. 지난 섣달 28일 일본의 하네 9단과 중국의 뤄시허 9단이 붙은 춘란배 준결승에서. 기보를 보자. 흑1이 네칸협공. 누구나 A의 협공을 제1감으로 떠올릴 텐데! 흑1,3으로 양벌림 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었을까. 그러나 흑3 이후 백B의 침입은 필연이다. 우변 백은 두칸으로 벌어져 안정적이니까.
대체 뤄시허는 왜 흑1을 두었을까? 그의 판단을 알지 못한다. 필자가 물어본 몇몇 기사들도 고개를 갸웃한다. 덧붙이는 것은 무게를 알 수 없는 의문문,아니 긍정문. “그렇게 둘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사실 그랬다. 흑1 이후에도 형세는 서로가 할 만했다.
반상의 탐색이 여기까지 왔는가. 네칸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정도까지? 400년이 넘게 가려졌던 네칸협공. 오청원 선생이 말씀하시는 조화, 흑1은 반상을 전체적으로 조화시키는 그런 자리인가? 분명한 건 필자의 실력을 뛰어넘는 의문이라는 점이다. 탐색을 그치고 기다려볼 수밖에.
(문용직 프로4단 2003.01.07)
○... 관련기보는 제4회 춘란배 준결승 -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과 중국의 뤄시허 9단의 대결이다. 기재 발랄한 뤄시허의 바둑에는 속기와 더불어 상대의 심리를 자극하며, 이른바 정신을 끓게 만드는 그러한 괴초식이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 그러나 이 바둑에서 뤄시허는 하네에게 패했고(까불다가 진 것같은 인상을 풍긴다.) 하네 9단은 생애최초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해 의기소침해있던 일본 바둑계에 기분전환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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