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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바둑, 백은 두텁게 두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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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바둑, 백은 두텁게 두어도 되나?
2012-03-01     프린트스크랩
▲ 고흐의 작품, 고흐의 그림은 고흐 생전에 팔리지 않았다.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이상 해 보이는 취향의 작품들을,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그냥 맘에 들어 수집하던 어느 젊 은 미국유학생 부부는 이후 세계적인 미술거부이자 저명한 컬렉터 집안이 됐다. 그냥 그런 이야기가 있다. 두터움이란 그런 것?

접바둑에서 백은 두텁게 두어도 되나


I. 두터움은 세모라 운동감은 없고 발이 느리다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다.
예전부터 이 글은 이 문제를 어렵게 생각했었다.

접바둑에서 두텁게 두어야 하나?
접바둑에서 두텁게 두어도 되나?

두터움이란 무엇이냐? 했을 때, 그 속성 하나는 안정성 즉 세모라고 했다. 세모를 갖는 것은 두모에 비해서 돌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 돌이 하나 더 추가가 되니, 당연히 느리다. 돌의 운용이 느리게 된다. 두모의 그 운동감 높은 발빠른 태도와 비교된다.

그래서 문제가 온다.
접바둑은 흑돌이 요처를 선점하고 있어서 불리하게 출발하는 상황.
과연 느리게 두어서 - 두텁게 - 형세를 호전시킬 수 있느냐? 그 문제가 등장한다.

어떨까.


A) 우선 뚜렷한 거 하나는 6점 접바둑에서의 일이다.

6점 이상의 접바둑에서는 흑돌이 변까지 요처를 점하고 있다. 만약 두텁게 둔다면 흑돌이 응고되는 형세까지 갈 수 있다. 분명하다. 그러므로 6점 이상의 접바둑에서 두텁게 두는 것은 아니 될 말이다.

지난 번에 이야기 하였듯이 6점에서는 두칸도 두어야 한다. 4점에서도 3점에서도 한칸 둘 때 두칸 두기도 해서 변화를 이끌어야 하니 말이다.

B) 4점의 경우는 어떨까.

변에 흑돌이 없다. 따라서 白이 흑에게 미리 공격 받는 형국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공격 받는 형국은 온다. 그렇지만 6점과는 달리 급하게 공격 받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두텁게 두면 너무 느리지 않을까. 요처를 점할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1도 (후지사와의 4점에서 백이 우변을 한 수 지킨다면)

백9는 두텁다. 이상한 기분 들 것이다. 초반, 저렇게 벌리는 수에 “두텁다”는 표현을 써다니 하고. 그렇지만 이리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저 백9로 우상과 우하 백 두점은 두모에서 세모로 형상을 굳힌다. 만약 흑이 저 백9 자리에 둔다면 아래 위 모두 백은 두모로 두터움을 잃는다. 두터움은 전국적(全局的)인 수준에서도 다루어야 할 주제이다.

신과 두겠다는 후지사와의 4점에서 백이 우변에 백9 지킬 여유가 있을까? 없을 것이다. 좌변 흑10이 변의 요처로, 이래 되어서야 백을 잡은 대국자가 신이라 해도 이길 도리는 없을 것이다.


      2도 (백5는 크게 반상 넓히는 수 - 백9는 두텁다)

2도는 하나의 가상도. 만약 백5만 둘 수 있다면 이건 당장 백도 해 볼 만한 바둑이 된다. 물론 형세야 여간해서 뒤집히겠냐마는.

1도와 2도를 보면 역시 백은 4점에서 두텁게 둘 여유는 없다는 것을 알겠다.

주목 하나 할 것은, 2도에서 백7 백9. 이제 저 형태가 아주 두터운 이유를 알겠다. 세모다. 세모. 돌 하나 낭비 없는 세모요, 또 안으로 얼굴 감추지 않고 변을 향해 환하게 몸 돌린 세모. 당연히 발전성이 크다.
“발전성 있는 세모.”
그것이 두터움에 대한 간결한 정의다. 형상으로 볼 때 간결한 은유다.



      3도 (3점 배석도 - 일본의 경우)

흑상대가 돌 세 개를 반상이 천천히 포도(鋪道)처럼 깔아둔다. 어떠신가. 두터움 느끼시는지? 깊은 골(谷) 느끼시는지?


      4도 (3점 배석도 - 중국의 경우)

이건 어떠신가. 두터움 느끼시는가.

세모의 질감이 있다. 같은 석점 배석이라도 하늘과 땅 차이다. 어느 것이 더 흑에게 유리한 배치냐? 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찾기 어렵겠지만, 그러나 두터움을 기준으로 한다면 당연히 3도라고 하겠다.
그것은 일본과 중국의 바둑 이해를 그대로 반영하는데, 중국 바둑은 두터움에 대한 질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런 바둑 두었다.


      5도 (마늘모는 세모에 가깝다)

마늘모 이 한수만 해도 그 얼마나 두터운가. 비록 돌 두 개라 세모는 이루지 못했지만, 돌이 워낙 세모꼴로 가까이 함께 있는 까닭에 두터운 질감 느낀다. 깊이 느낀다.

비록 신포석 혁명 이후 공간에 대한 질감이 크게 발전해서 “두터움”이라는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감성적 기체의 기초를 폭넓게 다룰 힘 얻었지만, 그래도 이미 일본 바둑 350년에 두터움은 쌓이고 쌓여 왔다. 만약 그런 힘이 두텁게 깔리지 않았다면 어찌 1930년대 그 짧은 순간에 공간과 세력을 갖고 놀 수 있었겠는가.
 


      6도 (세모와 빈세모 - 이런 표현 가능한가)

예전에 빈젖힘 이야기를 잠깐 한 적 있었는데 그 빚은 언제 갚나, 걱정이다. 그 단어 알려주신 독일의 유학생에게 감사도 드릴 겸, 세모도 나왔으니, 이런 그림도 하나 넣자.

6도에서 우상귀는 오청원과 조훈현이 2점 바둑 둘 때 우상귀에서 나온 것이다. 좌하귀 백6은 예전에 드물게 나온 것이고. 좌상귀 흑9도 가벼운 행마 즐기는 기사에게서는 가끔 나온다. 알파벳은 맞보기를 나타낸다.

빈세모도 있을까. 하하.

그나저나 우상귀 백2 백4는 가볍다. 그런데 두터운가? 세모가 모두 두터운 것은 아니겠다. 그러나 전혀 공격 당할 여지 보이고 있지 않으니 두터움의 일부는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II. 2점과 3점의 경우엔 어떨까

앞서 4점의 사례 하나로 충분히 말할 수 있을까? 4점에서 백이 두텁게 둘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럴 것이다. 초반, 아주 이른 초반인데, 그것도 흑이 아주 옹크렸다 할 정도로 느린 행마인데도 불구하고 백이 발빠르게 두지 않으면 - 즉, 엷게 두지 않으면 - 백은 전체 형세를 따라잡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그러므로 말할 수 있다. 4점에서 두텁게 둘 여유는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 백에게.


C) 2점과 3점은 어떨까.

2점은 사실 맞바둑에 근접할 정도로 따라온 실력.
3점은 아직 멀었다.

그 하나로 약간은 말할 수 있다.
2점의 경우엔 두텁게 두는 것도 좋으나 역시 “유의해야” 한다.
3점의 경우엔 역시 발빠르게 두어야 한다.

그렇지만, 명인들의 접바둑을 살펴보았을 때,
2점의 경우에도 대개의 경우 白이 발빠르게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실력의 차이는 적지 않으니, 싸움은 백이 선호하는 것.

2점의 경우엔 발빠르게 두되, 상대의 실력도 만만찮을 것이니, 지나친 엷음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 말하면 무난하겠다.

그럴 것이다. 2점이든 3점이든 귀의 차지는 “1: 3”부터 시작된다. 역시 귀는 큰 곳. 6점 이후 - 4점에도 - 귀는 가볍게 여겨라. 그리 지침을 가졌지만, 그래도 역시 귀는 큰 곳.

그러므로 2점이든 3점이든 백은 발빠르게 요처를 점거하여 전국적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부분 부분에 두텁게 두어서 발이 느리게 되면 반상 전체가 응고된다.
이미 3점 배석도(3도)에서 흑의 두터움을 느끼셨듯이, 2점이든 3점이든 흑은 반상 전체의 형상이 세모다. 두터운 형상인 것이다.

2점이든 3점이든 백은 요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발이 빨라야 한다. 두터움은 뒤로 미루어야 한다.

하나 덧붙이자. 
4점 이후엔 두터움의 가치가 낮아지고, 6점부터는 더욱 더 그러하다.

상대의 돌이 많으니, 속도가 필요하며 - 세분화, 변화 -
속도는 두터움의 반대쪽 개념에 가깝기 때문이다.


III. 접바둑에서의 행마 - 두터움의 시각에서 볼 때

두터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고맙게도 하나 유용한 지침이 주어진다.

접은 돌이 많아질수록 행마는 가볍게 하라.

지난 번에 이야기한 6점 접바둑에서의 두칸 행마, 그것이 떠오르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리 틀리지 않은 논리라 본다. 현실도 그에 맞추어질 것으로 본다.

물론 상대의 기풍에 따라서도 다르겠지만, 적어도 3점부터는 간격이 큰 행마를 해서 흑이 습격하면, 맞받아 변화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처를 빨리 빨리 점거해서 전체적으로 상대를 응고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슈사쿠의 접바둑을 보면서 두터움과 접바둑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겠다.


      7도 (3점 - 두터운 기풍의 슈사쿠도 접바둑에선 발 빠르다)

변화를 통해서만 변화를 통해서만.
중앙에 변화 있다.
그런 말씀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두어도 겨우 3집 이겼다.

오청원 선생이 도샤쿠의 바둑을 해설하면서 말했다. “3점에서는 백이 한수만 잘못해도 여간해서 이기지 못한다. 3점의 핸디캡은 굉장한 부담. 道策만한 실력자도 상대에게 커다란 마이너스수가 없는 진행이면 이 핸디캡을 여간해서 해소하기 어려운 것이다.”


8도 (2점 - 귀는 가볍고 중앙이 핵심이다)

슈에이(秀榮)가 2점 접은 상대는 자그마치 6단이다.(安井算知) 백 불계승.
초반의 두칸 행마.
상변 백53이 멋진 맥점. 일찌감치 봐두었겠다.
백117이 강수로, 슈에이 명인은 가볍게 두다가 요처에서는 힘을 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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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 |  2019-02-10 오후 11:12: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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