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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母 조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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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母 조영숙
2008-01-29     프린트스크랩
▲ 후배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조영숙 3단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제1회 원양부동산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우승자이자 여자 최초 입신을 일구어 낸 박지은 9단을 취재하기 위해 몇 명의 기자와 관계자들이 출국게이트 앞에서 법석을 떨고  있을 때, 뒤에서 뿌듯한 미소를 띄우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이순(耳順)의 숙녀(?)가 있었으니 조영숙 3단이 바로 그녀이다.

그것은 마치 엄청난 산고 끝에 나온 자식의 입으로 맛난 음식물이 들어가 조물거리며 씹어 넘기는 것을 자신이 먹는 듯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배고픈 엄마의 미소와 같았다.

비록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기뻐해주고 함께 슬퍼해하는 그녀는 그들의 어머니인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수상소감에서 밝힌 밥상론에 맞추어 본다면, 조영숙 3단은 밥상을 차리거나 차지하는 주인공은 못 되지만, 차려진 밥상을 후배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떠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안정(?)도우미이다.


필자는 조영숙 3단을 취재를 위해 찾은 세계여자대회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한국 선수단장 자격으로서 후배기사들을 이끌고 중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녀의 걱정은 시작된다.

먹거리 걱정. 잘거리 걱정. 놀거리 걱정... 등 등

 

한국기원 기전운영팀 직원들이 챙기기는 하지만 어디 엄마의 마음이 그걸로 끝이겠는가!

후배들이 중국음식에 입맛은 맞는지, 근처에 한국음식을 하는 식당은 있는지, 숙소의 온도는 잘 맞는지, 발 마시지를 잘하는 집은 어디인지... 등 등


대회기간 내내 선수 못지않은 애끓음에 얼굴마저 핼쑥해져서 돌아오는 조영숙 3단.

물론 승부를 벌이는 대국 당사자가 가장 힘들고 어려웠겠지만, 이기던 지던, 그들을 위해 밑에서 애쓴 이들이 있다는 것을 그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975년 제1회 여류입단대회를 통해 윤희율 초단(퇴직)과 입단한 최초의 여자기사로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여성바둑계가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아직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오늘의 여자바둑이 있게끔 만드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데에는 토시를 다는 인사는 없으리라.


기원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바둑돌을 만지작거리게 되고,  여자가 바둑을 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1963년, 제1회 여류바둑대회에서 15세 사춘기 소녀의 몸으로 우승을 하면서 여성프로기사 1호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하게 된 조 3단의 60년 인생은 바둑돌로 점철되어 있다.


삭풍이 몰아치듯 스산하고 황량한 남자 프로들의 세계에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프로기사로서의 삶은 어려웠지만 현재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녀가 있었기에 박지은, 이민진 같은 스타들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79년 월간『바둑』 7월호 ‘여성살롱’이라는 코너에 실린 그녀의 글에서 조영숙 초단의 힘들었던 선구자적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즈음엔 승단대회가 열을 뿜고 있다.

-중 략-

비록 지는 것이 나의 목표인양 연일 연패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생각하면 짜증스럽다. 이생활의 와중에서 한동안이나마 벗어나고 싶고, 나의 작은 어깨에 매달린 짐들을 내려놓고 바둑에만 전력투구해 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나의 원시적 욕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아직은 불가사의하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휭하니 바둑두러 나가는 엄마를 원망스레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망울도 괴롭고 며느리가 시합 때문에 집을 비우노라면 오셔셔 이불빨기, 그릇닦기 등 집안의 큰일은 몽땅 해주시는 시어머님께 자꾸만 산적돼가는 송구스러움이 오히려 내가 가고하는 길을 주춤 머뭇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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斯文亂賊 |  2008-01-29 오후 5:33: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훔... 미인이시당~ =3=3=3  
선비만석 |  2008-01-29 오후 7:32: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궁 좀더 쓰시지 중간에 짤린듯한 ............  
팔공선달 그정도 알아 들어야지요...^^*
추락한구름 |  2008-01-30 오후 8:44: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루이루이 하는곳에서 숨은 진주을 찾아주신거같네요........  
강릉27 |  2008-01-31 오전 8:58: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은글 감사합니다~  
순욱 |  2008-02-02 오전 11:47: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래 사진 영화배우 장미희씨 닮았네요...  
이쁜바둑돌 |  2008-02-04 오후 7:52: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한국여자바둑의 한알의 밀알............!!!!!!!!!!!!
좋은 사진 글 감사드립니다.
 
조명인님 |  2008-02-05 오전 9:51:31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조영숙 프로가 어느덧 60세라니 세월의 무상함에 절로 마음이 무겁다.후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다.건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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