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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cm의 늘씬한 미녀 계시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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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cm의 늘씬한 미녀 계시원의 하루
2008-08-29     프린트스크랩
 

정복과 영토 확장만이 최대의 목표인 전쟁터에서 꽃무늬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향긋한 향기를 내뿜으며 오롯이 그들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이름은 계시원이다. 그 누구의 접근도 차단되어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그들의 기쁨과 절망, 환희와 좌절의 작은 숨소리 모두를 같이 호흡하며 느낄 수 있는 계시원. 그러나 그녀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행운의 여신 티케의 달콤한 목소리로 다가오지만,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악마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알려 주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오후 12:50

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통합예선 4회전 대국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 부조종실(이하 부조)에 난 창을 통해 원성진 九단과 콩 지에 七단, 이영구 七단과 양 야오 六단의 바둑이 점차 미로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시원 김민이 씨는 오른쪽 이영구, 왕 야오 판을 주시하고 있다.

이영구 七단의 손이 바둑통 위로 움직이자 계시원은 움찔하며 두 손을 계시기 위에 얹는다.  봉수를 앞두고 마지막 수를 놓을 듯 말듯 바둑판 위를 이리저리 비행하는 이七단의 손.

오후 12:52

마침내 이영구 七단의 손을 떠나 바둑판 위에 착지하는 검은돌. 재빠르게 계시기를 누른 후 뒤집어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 1:00

오전 대국이 끝났다.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뜨는 대국자들 가운데 계시원은 이어폰과 마이크를 빼고, 마지막으로 사용시간을 확인한 후 스튜디오의 육중한 문을 밀고 나온다. 172cm의 늘씬한 미인이 눈앞에 서있다. 

 

 

오후 1:10

식사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 그녀는 얼굴 앞에 바짝 들이대는 카메라에 쑥스러워 한다. 


-계시원은 언제부터,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작년 11월 1일 원익배 십단전 계시를 처음으로 했어요.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전파를 타고 TV 모니터에 첫 선을 보인 날이죠. 계시원을 하게 된 계기는 학교 친구가 바둑TV 계시원을 하던 중에 갑자기 유학을 가게 되어서 대타(?)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물론 처음 시작하기 전에 친구 따라 몇 번 구경한 적이 있긴 했지만요. 친구 따라 강남 간 거죠. ㅎㅎ”

-계시한 대회는?

“작년에 원익배와 전자랜드배, 그리고 아마추어 기전을 주로 했고, 올 초부터 한국바둑리그를 주로 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바둑을 둘 줄 알고 있었나요?

“잘 두지는 못하고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셔서 어깨너머로 배워 겨우 룰 정도만 알고 있어요. 아버지는 신문이나 잡지 기보를 보고 바둑판에 놓아 볼 정도로 좋아하세요. 제가 계시를 시작한 후 아버지께서 프로기사 사인을 받아 달라는 청탁(?)에 어렵게 이창호 九단의 사인을 받아 드린 적이 있어요. 부채에 멋지게 받아 드렸더니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기억이 나요.”

-속기바둑을 주로 계시 했는데?

“속기바둑 계시는 다른 생각을 할 시간적인 여유가 거의 없어요. 초읽기하기 바쁜 반면에 시간이 긴 바둑은 박진감이 없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초반에는 조금 졸릴 정도로 한가해요.”

-계시기를 누를 때 항상 두 손을 사용하던데?

“한 손만 눌러도 되는데, 그럼 나머지 버튼이 올라오면서 ‘틱’하고 제법 큰소리가 나요. 그래서 나머지 손으로 버튼을 조금씩 올리면서 소리를 줄여요. 대국자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해서요.” 


주문한 해물돌솥밥이 나와 식사를 시작한다. 처녀가 너무 잘 먹는다고 흉보지 말라며 게 눈 감추듯 한 그릇을 후딱 해치운다.

“대국 중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처음이에요. 생방송에, 세계대회에, 더해서 제한시간이 2시간이나 되는 바둑이다보니 중압감에 가위눌려 잠도 설치고 아침밥도 못 먹고 나왔어요. 그래서 오전에 허기가 져 배에서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가 대국자들에게 들릴까마 꽤 노심초사했어요.” 


오후 1:45

스튜디오로 돌아온 그녀는 먼저 분장실을 찾는다. 머리를 매만지며 오후 대국을 준비한다.

오후 1:50

같이 계시를 하고 있는 박지혜 씨와 수다를 떨며 오전의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있다.

오후 2:00

“대국을 시작 하겠습니다”

짧은 멘트와 함께 바둑이 시작되자마자 양 야오 六단의 손이 바둑판 위를 질주한다. 덩달아 계시원의 손도 재빠르게 계시기 위로  움직인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담당PD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다. 계시원 또한 담당PD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해설자나 진행자처럼 장기 계약을 맺고 하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연락을 받고 출연을 하는 일종의 일용직이기 때문에 주로 학생들이 많이 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계시원이 드물다. 김민이 씨의 경우처럼 10개월을 넘기면 그들의 세계에서는 고참에 속한다.

선호하는 계시원의 조건에 대해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생중계를 제작하고 있는 PD에게 물어 보았다.

“계시원은 우선 대국자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바둑에 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있으면서도 없는 듯, 그림자처럼 조용히 스며들어 있으면서 자신의 일을 해낼 수 있는 계시원이 최고죠. 두 번째로 FD(현장감독)가 없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부조의 지시사항을 올바르게 전달하며, 특히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상황처리를 하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민이 씨는 잘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수도 하고 했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는 계시원입니다.” 


오후 2:55

어느덧 바둑을 시작한 지 4시간이 되어 간다. 김민이 씨는 계속 계시기를 뒤집어 시간을 확인한다. 해설에서는 한국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오후 2:58

이영구 七단이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손에 스톱워치를 들고 대국자의 손과 시계를 번갈아 보며, 마치 먹이를 채기 위해 예리한 발톱을 세우고 창공을 돌며 기회만 노리고 있는 검독수리처럼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계시원의 진가가 발휘되는 시간이 되었다.

오후 3:01

“Fifth. one, two, three …… nine, ten. You have 4times."

왕야오 六단의 초읽기카드가 4로 바뀌었다. 계시원은 카드를 뒤로 넘기면서도 스톱워치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오후 3:05

이영구 七단도 초읽기 1회 사용했다.

오후 3:10

이영구 七단의 초읽기카드는 숫자 1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왕 야오 六단의 카드는 아직 4를 가리키고 있다.

“마지막 초읽기입니다. 하나, 둘, 셋 …… 여덞, 아홉”

그제야 바둑판위에 돌이 하나 놓인다.

오후 3:25

부조에서 흘러나오는 해설은 이 七단의 역전을 기대된다는 멘트가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다.

초읽기가 2번 남은 왕 야오 六단은 계시원의 “Ten" 소리와 함께 착수를 했다. 김민이 씨의 표정이 카드를 넘길까 말까 생각하는 듯하다. 왼쪽의 이영구 七단을 흘끗 훔쳐보고는 입을 삐죽거리며 착점을 인정한다.

오후 4:06

두 대국자 모두 한차례의 초읽기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그녀는 생각보다 여유가 있어 보인다.

오후 4:15

왕 야오 六단이 돌을 거두었다. 계시원은 목이 뻣뻣한 듯 손으로 뒷목을 마사지 하고 있다.

오후 4:20

다섯 시간이 넘는 혈투의 현장을 함께한 그녀의 표정은 예상외로 밝다.

“처음 해보는 세계대회에서 큰 실수 없이 해냈다는 성취감과 해방감, 게다가 제가 계시한 판에서 한국선수가 이겨 참말 기뻐요.”

역시 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은 한빛이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녀만의 졸음 퇴치법 등 요절복통 계시원의 사연들이 월간바둑 9월호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근처의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달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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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  2008-08-30 오전 1:00: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일요일 서울 가는길에 싸~악 훑어 볼께요 ^^8  
선비만석 |  2008-08-30 오후 11:58:4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오잉? 선달이가 서울에를.....  
굿바이달링 |  2008-09-11 오전 2:27: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근데 미녀는 어딨나요?  
스부 성형으로 죄다 고치고도 모자라, 전문가한테 화장까지 받는 애들만 너무 오래 보셨나 보네요.
나른한오후 |  2008-09-20 오전 10:4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작가님이 앵글을 너무 크게 잡으셨던것 같내요. 사실 저렇게 사진으로 나오는 분이 실제로 보면 정말 미녀입니다. 오후생각...^^  
스부 |  2008-09-22 오전 5:2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사진에 조예가 있는분이라면 이 여성은 촬영하기 좋은 모델입니다..게다가 그 흔한 성형미인도 아니고 화장으로 떡칠한것도 아니네요. 아쉬운 점은 촬영한분의 기량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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