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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함부르크여행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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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함부르크여행기 (4)
2013-06-19     프린트스크랩
▲ 기도컵 오프닝 In hamburg


산책로에서 길을 잃다

토요일 이른 아침의 알스터 호수가 달리기. 하루 전 완벽하게 돌았다는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시작된 흥겨운 러닝은 졸지에 원하지 않았던 미로체험이 되고 말았다. 내가 길맹을 뛰어넘어 길치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알기에 그런 사실을 그닥 부끄러워한 적 없거니와, 그렇다 해도 이미 한 바퀴 돌아본 호수만 끼고 돌면 되는 산책길을 잃어버리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황당하다. 1시간이면 돌아올 길을 3시간을 꼬박 달리고 걸어서 돌아오긴 돌아왔다.

어떻게 호수에서 7, 8km나 떨어진 낯선 주택가까지 기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호수로 통하는 지류를 잘못 따라간 것으로 밖에는 추측조차 불가해하다. 그래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제 나라에서도 낯선 사람에게는 좀처럼 말 걸어본 적 없는 놈이 말도 통하지 않는 생면부지의 이국인에게 길을 묻다니. 몇 마디라도 영어를 했다는 게 신통하고 그걸 용케 알아들은 이름 모를 독일 여성(길 잃어버린 거야 엎질러진 물이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젊고 예쁜 이성에게 묻는 게 낫지 않을까, 하여 저 멀리서 개를 세 마리나 끌고 나타난 당신을 한참이나 기다렸다오)에게 뒤늦게나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기진맥진, 호텔로 돌아오는 산책로 초입에서 한국기원 Y사무총장을 만났다. 아침을 먹고 산책 중이라는 환한 얼굴이 느무느무 부러웠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이제 돌아오는 중이라고 실토한 뒤 배가 매우 고프다..고 했더니 아직 늦지 않았다고 빨리 식당으로 가보란다. 음? 그럴 수가. 화살 맞은 호랑이처럼 달려가 식당으로 들어섰더니, 오오~ 낯익은 얼굴 몇몇이 우아하게(? 서울에선 절대 이러지 않는데 말이지) 식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행이군. 어른 주먹만한 바게트에 초콜릿 잼을 발라 뚝딱 해치우고 저지방우유 2잔과 삶은 달걀 한개, 과일주스 한잔에 머핀 하나와 과일 그리고 진한 커피 한잔을 마셨다. 꺼억~~~ 좋구나. 배가 부르니 2시간 전의 황홀한 실종이 되살아난다. 함부르크 숲속에 잠들어있던 이른 아침의 낯선 주택가는 인적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사라진 세계에 홀로 남겨진 듯한, 신비한 체험이었다.

유럽의 명품 바둑대회로 자리 잡은 기도컵 
오전 9시 30분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 게오르그 초등학교로 이동.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이곳과 부속 별관에서 제5회 기도컵 바둑토너먼트가 진행된다. 기도산업(박장희 회장)의 후원으로 출범한 이 대회는 5년을 거치는 동안 차근차근 업그레이드돼 이제는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의 바둑축제로 자리 잡았다.

7년째 함부르크에서 활약 중인 윤영선 8단이 총괄하며 토비아스(Tobias Berben- 함부르크 거주 바둑사업가, 아마4단) 씨가 대회 진행을 맡고 있다. 토비아스 씨는 바둑용품이나 교재 판매를 생업으로 하는 함부르크(어쩌면 유럽) 유일의 바둑사업가인데 독일바둑협회 회원들에게 매월 2회씩 전해지는 바둑지 ‘DGOZ'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그의 아내 슈테피(Steffi) 씨가 별관에 부스를 설치하고 바둑용품과 교재를 판매하고 있으니 이야말로 부창부수(夫唱婦隨)가 아닐까. 그녀는 틈틈이 대회 진행도 돕고 있으며 바둑용품-교재를 판매하는 부스 맞은편의 작은 카페에서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기 한다. 토너먼트 참가자에 한해서 ‘4유로만(4 Euro only)’ 받는다..는 공지가 보인다. 한번 먹어볼 걸 그랬나?

이번 제5회 기도컵은 대회 기간 중에 특별한 행사를 하나 더 가졌다. 유럽전역에서 활동 중인 바둑교사(대부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적인 바둑교육 없이 개별적인 관심으로 일정 수준의 기력을 갖춘 사람들인데 직업 분포는 교수, 교사, 엔지니어, 학생 등 다양하다)들 중 다수를 소집하여 전문적인 바둑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바둑교육에 관하여 자유로운 토론을 갖는 ‘바둑 워크숍’.
유럽에서 활동 중인 황인성 프로가 기도산업 박장희 회장의 지원을 받아 기획했고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정수현 교수와 16년째 바둑교육을 연구하며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수학중인 다니엘라(Daniela Trinks) 씨가 강의했다. 장소는 아틀란틱 호텔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릴렉사(Relexa) 호텔과 CVJM(한국의 YMCA를 생각하면 된다) 건물 1층. 서너 곳의 행사장이 모두 호텔에서 10~15분 거리에 있어 생각보다 이동이 자유로웠다. 좀 더 상세한 워크숍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유럽 바둑대회 참관은 이번 함부르크 ‘기도컵 토너먼트’와 10년 전 페테르부르크의 ‘고 콩그레스’ 두 번뿐인데 그 두 번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바둑으로 하나가 되어 즐기는 축제’라는 최초의 목적에 충실한가라는 질문을 갖고 비교하면 한국은 유럽보다 바둑 선진국이라거나 바둑문화 강국이란 말은 결코 할 수 없다는 게 손모 씨의 판단이다. 

10년 전 페테르부르크에서도 그랬던 것과 꼭 같은 느낌을 함부르크에서도 갖는다. 기력은 약할지 몰라도 바둑에 쏟는 열정과 몰입, 진지한 태도는 한국의 프로 못지않은데 승부를 겨루면서도 그것이 축제임을 잊지 않고 즐기는 여유가 있다. 대회 사흘간 누구도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다.

축제를 즐기는 마당에선 승자도 패자도 다를 이유가 없다. 승부에서 패하면 뿔뿔이 흩어지고 결승전이 진행될 무렵이면 대국자와 그 관계자들만 남겨지는 한국의 휑한 바둑대회와는 거리가 멀다. 10년 전 페테르부르크를 다녀온 뒤 현재까지, 바둑관련 단체 관계자는 물론, 많은 후원자들에게도 ‘아마추어바둑은 축제가 되어야 한다. 승부 위주의 바둑대회를 축제로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무수히 해왔으나 체감된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지자체에서 후원하는 지역의 바둑대회가 축제로 바뀌고 있다는 말은 종종 들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더 빨리 더 크게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 

메인토너먼트가 벌어지는 주경기장은 초등학생들의 식당으로 사용되던 홀. 이틀 전인가 답사 왔을 때는 협소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탁자와 바둑판이 놓이고 보니 제법 그럴 듯하다.

예정된 대회 오프닝은 12시였는데 준비시간이 지체돼 30분 뒤에 시작됐다. 대회 진행자 토비아스 씨가 무대 위에 올랐다. 키가 어림짐작으로 190cm쯤은 훌쩍 넘을 것 같고 덩치도 큰 거한이다. 머리가 벗어졌지만 피부도 팽팽하고 웃는 얼굴이 귀여워서(?) 나이가 들어 보이진 않는다. 곰은 곰인데 ‘테디베어’라고나 할까. 자, 무대 위에 오른 저 아저씨가 이 시끌벅적한 대회장 분위기를 어떻게 가라앉힐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너무나 쉽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바람 빠진 공처럼 허탈해져버렸다. 그의 마법은 두 손가락을 입에 물고 ‘휘~익’ 불어 젖힌 휘파람, 하나뿐이었다. 참가자들은 거짓말처럼 모든 말과 행동을 멈추고 무대 위를 주목했다. 아, 진짜!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보는 거 같았다니까.
제5회 기도컵은 12시 30분, 손선홍 함부르크 총영사와 마틴 유럽바둑협회장의 개막축사로부터 시작됐다. 손 총영사는, 유럽 바둑 애호가들의 소통과 교류에 기여하고 있는 기도컵 바둑축제에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이 뜻깊은 행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했다.

뒤이어 진행자 토비아스 씨가 한국에서 온 ‘특별한 손님’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서대원 대한바둑협회 부회장을 소개하며 인사말을 부탁했는데 그는 서 부회장에게 건네준 마이크를 오랜 시간 돌려받지 못했다. 서 부회장은 참가자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짧은 인사말을 전한 뒤 자리로 돌아가는 대신 직접 한국의 ‘특별한 손님’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냥, 그는 어디서 뭐하는 아무갭니다..라는 그런 소개가 아니었다. 그랬다면 아무리 들어줄 준비가 돼있는 관중이라도 두어 사람 소개가 끝날 때쯤이면 대부분 시큰둥해졌을 텐데 서 부회장의 소개는 지루함을 제압하는 독특한 재미가 있었다. 

허, 그거 참. 언제 그렇게 연구를 하셨나. 각 개인의 간략한 프로필과 특징적인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적절히 조크를 섞는 유려한 화술은 한 사람, 한 사람 소개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끌어냈다. 이를테면 유창혁 9단을 소개하는데 그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높은 프로였는지, 지금까지 획득한 세계타이틀의 개수와 상금액수가 얼마였는지 밝혀 그가 얼마나 대단한 프로인지를 알려주고 아울러 그렇게 대단한 프로가 당신들을 응원하러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각인시켜주었다는 얘기다. 

서 부회장은,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하호정, 강승희 8단, 중앙일보 박치문 전문기자, 조선일보 이홍렬 전문기자, 신병식 전 SBS 논설위원, 명지대 정수현 교수, 다니엘라 씨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금칠을 해주셨는데 일찌감치 낌새를 채고 무대 위에 오르지 않고 참가자들과 섞여 구경하던 손모 씨까지 기습, 소개하는 바람에 무대 아래 서서 팔자에 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근데 이 사람들, 날 언제 봤다고 이렇게 좋아하나? 90도로 허리 꺾어 절은 했다만 그래도 고맙고 쑥스럽다, 시바!! 

신나는 기도컵 바둑축제 즐기기
Top~8 및 메인토너먼트(여성, 청소년 토너먼트 포함)
5/18 13:30 1회전, 17:00 2회전, 19:30 바비큐파티 
5/19 09:30 3회전, 13:00 4회전, 16:30 5회전, 19:30 바둑파티(포커토너먼트 병행)
5/20 09:30 6회전, 13:00 7회전, 16:30 시상식, 행운권 추첨

어린이 토너먼트(5월 19일 하루)
10:30 1회전, 17:30 시상식 

기도컵은 유럽 거주자들만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물론, 한국에서 건너간 아마강자들도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는 있지만 친선대국으로 제한되고 입상해도 상금은 없다. 기도컵은 축제를 지향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입상의 폭이 넓고(토너먼트 입상자만 26명) 행운권 추첨, 남녀 베스트 드레서, 최연소 참가자, 최고령 참가자, 최장거리 참가자 선정, 바비큐파티, 포커대회 등 여러 가지 즐거운 이벤트로 촘촘하게 짜여졌다. 프로그램만 봐도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알차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거 같다는 느낌이 온다, 마구!! 게다가 한국에서 온 특별한 프로들의 공개해설(양재호, 유창혁 9단)과 지도다면기(하호정, 강승희 8단)가 더해졌으니 기도컵의 사흘은, 유럽의 바둑 애호가들에게 행복을 만끽하는 최고의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손들어 보… 아니, 발 들고 1시간만 서 계시라. 

함부르크의 명물 수산시장을 가다
며칠 동안 찍어둔 사진을 개인별, 행사별로 분류하고 정리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새벽이다. 저녁도 굶고… 제길, 머나먼 타국에 와서 뭐하는 짓이냐. 다시는 찾아먹을 수 없는 한 끼를 놓치다니. 절대로 밥은 굶지 말자..가 손모 씨의 좌우명인데 말이지. 어쨌든 위장님이 친히 발송하신 수취인 불명의 허기는 송구스럽게도 반송됐다.

그뿐이 아니다. 덕분에 간밤에 있었을 바둑파티를 놓쳤다. 바둑으로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포커게임도 즐길 수 있는 기회였는데. facebook에 접속해 친구들에게 밀린 숙제하듯 좋아요..를 난사하다가 다시 까무룩 잠이 든다. 약간 기억이 모호하다. 호텔방에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는다. 어르신의 근엄한 목소리가 들린다. 야, 수산시장 갈 건데 너도 가자. 함부르크 와서 여기 안 가보면 말짱 헛거라더라. 빨리 내려와! 아, 네! 금방 내려갈게요. 이 기억은 전혀 무리가 없는데 왜 자꾸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어르신과 S위원을 만나 수산시장으로 가는 그림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엊그제 산 잭 울프 점퍼와 청바지, 카메라까지 들고 간 것으로 봐선 분명 호텔에서 준비하고 나선 것인데 말이지. 

아무튼 이른 아침,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함부르크의 명물이라는 수산시장엘 갔다. 처음엔 자주 가본 노량진 수산시장쯤을 생각하고 머릿속이 비린내로 꽉 차버렸고 그게 무슨 볼거리가 되나..라고 생각했는데 15~20분쯤 걸려 도착한 함부르크 수산시장은 그 생각을 단숨에 날려버릴 만큼 풍요롭고 즐거운 재래식 장터였다. 

택시 안에서도 소풍가는 아이처럼 들뜬 모습을 보였던 어르신이 의기양양, 파안대소한다. 어떠냐? 봐라, 근사하지 않냐? 함부르크 사람이 다 여기로 모인 거 같지 않냐? 네네, 이번만큼은 절대동감입니다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근사하네요. 어르신은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연어 버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연어 샌드위치?..를 하나 사드셨다. 음? 의외로 맛있어 보이잖아. 용기를 내서 한입만…을 시도했고 성공했다. 신선하고 맛있다. 다이어트 중인 여성들의 아침식사를 대신해도 좋을 거 같다. 노점상에게 커피를 한잔씩 사마시면서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요일 새벽 5시부터 아침 9시 30분까지 한시적으로 열리는 함부르크 수산시장은 1703년 함부르크 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운영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종합시장이다. 그 중에서도 수산물 경매는 이미 100년의 역사를 넘어섰다고. 일단, 넓고 큰 데다 해산물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과일, 채소, 꽃 심지어는 티셔츠, 바지, 가방, 모자, 액세서리 등 팔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말 그대로 대형 종합시장인데 거의 모든 상품의 값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착하다는 게 포인트다. 

인접한 항구를 돌며 사진을 찍었는데 때마침 데이트 나온 현지인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다가오더니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자원(?)한다. 음? 이런 경우는 또 첨이다.

대개는 우리가 눈치를 봐가며 익스큐즈미, 암, 암…찰칵, 오케이?? 이런 수작을 붙여야 통하는 것인데 이 친구, 한술 더 떠서 사진만 찍어주는 게 아니라 함께 포즈를 취해주겠단다. 아아늬…, 자기가 무슨 클라우스 마이네(Scorpions의 보컬)라도 되는 줄 아나보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시끌벅적한 하드록 사운드가 귀를 울린다. 예전에는 대형 수산물 창고였음직한 붉은 벽돌 건물로 들어서니 무대 위에선 하드록 공연이 한창이었고 무대 아래에선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벼운 아침식사를 즐기는 시민들이 웅성거린다. 남녀 가릴 것 없이 늙거나 젊거나 모두 즐거운 얼굴이다. 고달픈 표정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 보는 이방인에게도 부드럽게 주먹을 내밀어 마주 부딪치며 어깨를 으쓱, 한다. 흑인들 특유의 엇박자 리듬에 바로 감염될 거 같다. 

여기서 그냥 끝나면 재미없지. 짧은 해프닝이 있었다. 철학자 포스를 풍기는 노점상에게 10유로짜리 티셔츠를 산 손모 씨와 S위원도 그렇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가 마음에 꼭 드는 가방을 산 어르신, 기분이 매우 좋아지셨다.

어이, 손아무개도 쓸 데가 있구만. 이 가방은 진짜 마음에 드는데? 니 덕에 좋은 거 샀다야. 받는 사람도 좋아할 거 같아. 이거, 한국에선 보기 어려운 디자인이잖아(어르신이 가방 사는데 왜 손모 씨 덕이냐. 실은, 니가 젊은 취향으로 한번 골라봐라..는 지엄한 명이 떨어져 손모 씨가 가방을 골라드렸다). 어르신은 급상승한 기분에 취해 모자도 사셨다. 색상을 비교하고 빈티지를 가늠하고 요리조리 한참을 만지작거리다가 S위원과 함께 하나씩 지르셨다. 요기까진 매우, 베뤼 feel so good!!..인데 기분 좋게 쇼핑을 마치고 택시를 타러 시장 출입로를 빠져나오던 어르신의 발걸음이 갑자기 딱 멈춰졌다. 

“어, 어? 내 핸드폰!!”

⊙⊙ … 이, 이런! 일, 났다. 어르신이 핸드폰을, 그것도 최신 스마트폰을 분실하신 거시어따. 그러나 당황스러운 와중에도 어르신의 리더십은 빛났다. 냉정침착, 단도직입, 일사천리로 작전명령 하달! 어이, 넌 아까 모자 샀던 데 좀 가보고 넌 나랑 아까 가방 샀던 데 가보자. 아무래도 거기서 돈 주고 받으면서 내려놓은 같아. 

가방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날린 어르신의 한 마디가 일단, 대박! 손짓으로 노점상을 불러놓고는 대뜸, 

" 내 휴대폰!!"..을 부르짖으셨는데 그거슨 매우 귀에 익은, 또렷하고도 우렁찬 모국어였던 거시다. 가방가게 주인은 두 눈만 끔벅끔벅, 멀뚱멀뚱. 아차차! 다시, 몇 마디 콩글리시에 손짓, 발짓을 보탰으나 이번엔 도리도리. 아오~~ 답답해!  폭발 일보 전에 극적으로 S위원과 통화가 이루어졌다. 반가운 목소리가 점잖게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핸드폰 찾았어요. 오오, 다행입니다. 어르신 핸드폰 분실의 여파를 생각하면, 귀국할 때까지 겪어야 할 먹구름의 나날을 상상하면, 전공에 어울리는 태극무공훈장을 드려야 마땅한데 푸른 기와집에서 전화를 안 받는군요. 그냥, 마음 깊이 감사드려요. 진짜!!

이거, 언제 끝나는 거냐..고 슬슬 짜증내시려는 분들, 조금만 참아달라고. 얼마 안 남았다고. 바둑워크숍 이야기랑 윤영선 8단 미니인터뷰랑 황인성-이세미 부부 미니인터뷰만 더하면 된다고. 손모 씨도 이 시시콜콜한 여행기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고. 에잇, 신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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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77 |  2013-06-19 오전 10:57: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웃으면서 보는 글인데 좀 길면 어떤가요? ㅎㅎㅎㅎ  
유선지 |  2013-06-19 오후 12:27:49  [동감2]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이 죠낸 저속 하다, 시바 !~~~~~  
smoodysoul |  2013-06-21 오후 12:43: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유선지 당신도 그닥별로 고급스럽진 않으시네요  
눈길달빛 |  2013-07-08 오후 1:14:1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ㅎㅎㅎ.. 재밋따. 기자하지말고 여행기고가 하믄 딱이겠따... 지자랑도 딱 어울리는 감초네.. 왜 직업 바꾸라 하냐믄, 보도문에도 이런 개인, 사적 주관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서 기자의 본분을 항상 까묵고 지자랑,지 주관만을 피력하는 과오를 항상 저지르는 저급(not 저질) 보도를 하므로,... 이번 손모씨 씨리즈글은 백점 줄께... ㅎㅎㅎ. . , 앞으로는 기자라 하지말고 여행기고가라하소,  
눈길달빛 |  2013-07-08 오후 1:19: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리고 취재차 해외 출장 기회는, 앞으로는 실력있고 제대로된 후진 기자에게 양보해서 질좀 높이자고..., 수필도아닌, 일기성 글짓기로 아까운 지면 채우지말고..., 알앗찡?...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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