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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이 두려워하는 두터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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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이 두려워하는 두터움의 세계
1999-09-09     프린트스크랩
프로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패배? 실착? 착각?

   아마도 반상에서 프로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그것은 상대의 두터움이리라.바둑에서 가장 깨닫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돌의 영향력을 통칭하는 ‘두터움’의 개념이다

.후지사와 9단은 “바둑의 진보란 다름 아닌 두터움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최근 프로 바둑에서 등장한 묘수 하나를 여러분과 함께 감상하고픈데,그 맛은 두터움과 밀접하다.두터움이 있기에 묘수의 등장이 가능하였고,묘수는 두터움에 힘입어 그 빛을 뿜었다.지난 8월24일 열린 승단대회 중 양건 4단(백)과 김찬우 초단의 대결.점심 직전 옆을 지나치노라니,양4단이 약간 싱글거리는 표정으로 바둑을 그윽히 내려다 보고 있는 것 아닌가.김초단은 굳은 안색으로 반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장면도는 1백27개의 돌이 놓여진 상태로 흑이 유리한 형세.하변에 백 돌이 겨울밤의 하얀 달빛처럼 깔렸으나,단순히 집으로 만들어서는 불리한 상황.하변 백의 두터움을 어떻게 살렸을까.

  백1이 묘수다.이 한 수로 흑은 곤란하다.아니,바둑은 역전이다.다음 흑이 가에 두면 백은 나에 두고,흑이 나에 두면 백이 가에 두기 때문에 흑은 난처하다.상변은 백A 이하 H까지 부호 순으로 키워 죽이면서 외벽을 싸바르는 수가 언제나 백의 선수이다. 실전에서는 흑이 가를 두고 백이 나를 두자 흑이 다를 두었다.상변을 백A 이하 H까지 둔 다음,백은 그다음 라,흑은 마로 응수하고 백은 바로 공격하여 흑 대마를 잡았다.하변 백이 워낙 두터워,흑은 하얀 절벽에 머리를 부딪는 형세라고나 할까,한 집도 만들 수 가 없었다.

  프로들은 집을 좋아한다.집이 많은 편이 이기는 게임이 바둑이니까.그러나 두터움을 선호하는 기사도 많다.후지사와 9단과 유창혁 9단이 그 대표적인 기사다.당장은 집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두터움은 프로들이 가장 두려워하며 좋아하는,어려운 개념이다.

/문용직(프로4단) 1999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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