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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의 덜컥수
1999-07-21     프린트스크랩
1999년 바둑연감에는 한해 동안의 `신수' `이 한수' `대착각' 등의 특집을 마련하고 있다.다음은 `98년 최대 해프닝'으로 불리워지는 바둑의 장면도이다(백:박승문 4단,흑:양재호 9단).설명을 보면,“마지막 초읽기.바둑은 반집승부.팽팽한 긴장.운명의 여신은 심술궂은 장난을 펼치는데…시간 연장책으로 흑1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온 양재호 9단은 바둑돌을 집어 또 흑2에 둡니다”라고 씌어있다(흑1을 둔 양9단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 박4단이 백A로 받았다고 착각한 것.초읽기에 몰린 대국자도 화장실은 급 하게 다녀올 수 있으나 한수 놓고 다녀와야 한다).


  반칙이다.착수교대의 원칙을 어겼으니 당장 바둑은 양9단의 반칙패.기전 규모 13억원의 삼성화재배 본선 티켓을 이것 때문에 놓쳤으니 그야말로 땅을 칠 일이다.프로들은 착각을 의외로 자주 한다. 이 정도의 큰 착각을 연감에는 모두 5개만을 실었으나 사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착각이 발생한다.대부분의 착각은 상대가 두었으리라고 생각되는 그 자리에 상대가 두지 않았는데에도 불구하고 두었다고 상정(想定)하는 데에서 발생한다.분명히 상대가 둘 자리,예컨대 잇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단수를 쳤을 때는 상대가 그 단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프로에게 착각은 지각(知覺)과 현실과의 괴리가 큰 경우에 생기는,감각기관에 의한 것이 아니다.논리에 정신이 몰입되었을 경우에 생기고 논리에 현실이 빨려 들어가 발생하는 것이다.바둑이 너무 논리적이기 때문이다.심지어 일본의 어느 학자는 무의식과 의식간의 정신분석학적 갈등으로 바둑의 착각을 설명하기도 했다.
착각은 때로는 즐거운 것.마치 수주(樹洲) 변영로의 명정 40년에나 나올 법한 광태(狂態)만한 착각에 홍소를 터뜨리게 하니,두고 두고 회자되는 즐거움.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는 그런 고마움도!
/문용직(프로 4단) 1999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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