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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호의 초반3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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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30수] 유단자가 되기 위하여.
양재호 : 반상의 과학자
이 책을 쓴 사람은 '공부벌레', '자학주의자'등으로 불리는 양재호 九단이다. 약간 야윈듯한 얼굴에 꽉 다문입술이 트레이트 마크인 양 九단은 겉 인상으로 보면 약간 독한 듯한 인상이 든다. 게다가 약간 큰 안경은 몹시 학구적일 것이고 분명 편집증적인 성향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까지 준다. 실제로 양 九단의 기풍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독하다'라는 말이 어울린다. 실리를 너무 밝혀서 고난의 타개(?)를 일삼으며 승리를 쟁취하기 때문에 반상의 자학주의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이다.
요즘의 양재호 九단은 실전대국을 등한시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해설활동을 왕성히 하면서, 인터넷 해설, TV해설등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설의 내용이 깔끔하고 논리정연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군더더기가 거의 없고 이리하여 저리되었다는 바둑의 논리를 쉽게 풀어주는 해설자. 그래서 양재호 九단의 해설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과학'이다.
유단자가 되기 위하여 : 초반의 선택
바둑을 두면서.. 그저 좋아서 바둑을 두면서...
바둑을 두면서 자신의 기풍이 어떻다고 생각해 본 일이 있는지? 자신은 어떤 방식의 바둑을 구사하고 누구의 바둑을 무엇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지? 이런 물음과 바둑자체에 관한 사색에 대해 수줍으나마 자신의 생각이 있으려면, 최소 아마추어 유단자 급이 되어야 할 것이다. 태권도로 말하자면 검은띠를 달아야 한다는 것이고, 정말 잘두는 바둑을 보고 감탄을 할 줄 아는 단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만년 3급이거나, 만년 4급이라면 혹은 바둑 둘 생각에 좀이 쑤시는 3~5급사이의 매니아라면 한번쯤 진지하게 유단자급의 실력을 갖추는 것을 생각해 볼 때이다. 바둑은 수순과 모양에 따른 추리적인 면이 강해서 아는 만큼 즐기고 잘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당한 수준의 바둑 상급자와 접바둑등의 지도기를 하게되면, 자신의 모양은 점점 우그러들고, 점점 더 급한 곳이 많아지게 되며, 결국 지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것은 부분적인 중반의 전투력이나 수읽기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초반의 모양을 결정하는 과정이 너무 안일하여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약 초반의 포석과정과 중반으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비교적 우세를 점 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면, 바둑은 한점(=2급수정도)이상 늘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이 '초반30수'이다. '초반30수'는 초반의 포석과정에서 진형구축,침입,삭감,전투등의 판단에 대해 다루고 있다. 초반에 神과 같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지만, 수읽기와 검토, 그리고 자신의 취향에 의해 가장 효율적인 수를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 침입을 할 것인가? 삭감을 할 것인가? 어떠한 정석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침투를 하기전에 보다 재미난 묘미의 응수타진은 있을 것인가? 현재의 상황에서 요점과 대세점은 어디인가? 조금 급한곳을 갈 것인가, 아주 큰 곳을 먼저 갈 것인가? 나는 상대의 침입과 삭감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완벽이라 할 수 있는 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인 해설로 정리 한 책이 여기 있다.
초반 30수
책은 월간[바둑]지에 94년 7월부터 95년 12월까지 연재된 강좌물을 더욱 보완하여 96년도에 출간되었던 것이다. 프로들의 각종 실전보를 중심으로 대처요령과 가능한 접전을 알기쉽게 참고도로 풀어 놓아 하나하나 놓아 보거나, 혹은 눈으로 보아도 감각을 훈련하는데는 매우 좋다. '공부벌레'라는 양재호 9단의 별칭에 걸맞게 많은 실전기보를 직접 연구한 성과물을 아마추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펼쳐 놓은 것이니 좀 더 체계적으로 포석에 접근하고자 하는 분들께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될 바둑팬은 기력을 아마 유단자급으로 올리려는 단계에 있는 분들이 될 것이다.)
이와 아주 유사한 형식과 포맷으로 중반전을 중심으로 한 책이 98년도에 출간되어 대히트(?)를 친 일 이 있는데 책 이름은 '이창호의 침투와 삭감[상,하]'이다. 초반 30수와 더불어 바둑의 중고급 독자를 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양재호 九단의 서문중 한 문장을 골라 옮긴다. "프로기사들도 초반에 많은 시간을 쓸만큼 포석은 난해한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포석을 포기하는 것은 바둑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 badukdol drago@baduk.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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