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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침투와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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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침투와 삭감 上·下
요즘 TV 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래시계」이후 샐러리맨들의 귀가시간을 앞당기고 있는 「허준」은 50%를 상회하는 고 시청률을 자랑하며 때 아닌 '허준 신드롬'마저 일으키고 있다는데.
허준은 알려진 바와 같이 조선시대의 명의로 불후의 의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이다. 춘추전국시대부터 명나라까지 존재했던 의학자들의 상이한 의학 이론과 처방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하나의 체계로 구성해낸 「동의보감」은 분명 조선의학의 개가였다.
「동의보감」의 위대성은 단순히 중국 의서를 베껴놓은 다이제스트판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동의보감」의 탄생이야말로 우리 '한의학(韓醫學)'이 '중의학(中醫學)', '한의학(漢醫學)'으로부터의 자생을 선포한 '독립선언문'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창호의 「침투와 삭감」은 한국바둑출판사상「동의보감」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근년들어 다소 쇠퇴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서점가에서 바둑팬들의 손길을 유혹하고 있는 일본바둑서적의 십자포화에 맞선 세계바둑일인자 이창호 九단의 「침투와 삭감」은 가히 반상의 「동의보감」이란 찬사를 받을 만한 역작이다.
「침투와 삭감」은 중반전략과 전술에 관한 고급 이론서이다. 그동안 중반전을 테마로 다룬 강좌물은 많았으나 「침투와 삭감」만큼 치밀한 구성과 내용을 갖춘 서적은 보기 힘들었다.「침투와 삭감」은 상권과 하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상권이 출간된 것은 98년 3원. 교정단계에서의 오자와 탈자가 눈에 띄어 옥의 티로 지적받긴 했지만 독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한국기원 출판부에서는 서둘러 하권 출판을 기획, 4개월 후에 하권이 빛을 보게 되었다.
「침투와 삭감」의 구성은 크게 침투편과 삭감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상하권 모두 침투의 28유형, 삭감의 20유형을 담았다.「침투와 삭감」의 뛰어난 점은 모든 유형을 이창호 九단의 실전 대국보에서 발췌, 읽는 즉시 실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과 장면도의 선정이 탁월하다는 것.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돋우기 위해 대국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에 대한 부연 설명이 들어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게 해준다.
침투를 할 것이냐, 아니면 삭감을 하고 말 것이냐 하는 판단은 전적으로 형세판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침투와 삭감」의 저자가 다름아닌 이창호 九단이란 점에 독자들은 행복해 해야할 것이다. 이창호 바둑이 지닌 신비. '반집의 비밀'이야말로 컴퓨터와 같은 그의 형세판단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프로들이 먼저 알아본 책
「침투와 삭감」의 진가는 '최고의 바둑팬'이라 할 수 있는 프로기사들이 먼저 알아보았다. 그 중 책 많이 보고, 공부 많이 하기로 소문난 김수장 九단은 「침투와 삭감」의 열렬한 예찬론자이다.
"개인적으로 사카다 에이오의 「묘 시리즈」를 최고의 책으로 친다. 그런데 이창호의 「침투와 삭감」은 이에 못지 않은 대단한 책이다. 프로기사들에게도 일독을 필히 권하고 싶을 정도로 유익한 책이다. 고급이론을 다루었으면서도 서술이 평이하고 쉽게 읽힌다. 한국기원이 그동안 많은 책을 출간해 왔지만 나는 이 책
을 그 결정판으로 꼽고 싶다."
프로기사들 사이에 양서로 소문난 책이 아마추어 팬들의 눈에 띄지 않을 리 없다. 「침투와 삭감」은 출간 후 서점가의 바둑코너 판매 1위를 곧바로 차지했다.
예상대로 독자들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았다. 한번 읽고 던져버리기 쉬운 책이 바둑책이건만 「침투와 삭감」의 독자들은 깐깐히 정독을 했고, 개중에는 권중의 오자와 탈자를 일일이 체크해 한국기원으로 보내오는 열성파 독자도 있었다. 하이텔 바둑동호회 자료실에 「침투와 삭감」의 내용을 전재해 업로드한 이조차 있었을 정도.
침투와 삭감을 둘러싼 변화와 전투, 대응법을 종합적으로 다룬 「침투와 삭감」을 읽는 또다른 재미는 각 유형에 붙어있는 소제목 읽기이다. '흰 눈밭을 초토화시킨 어깨짚음 두방', '흔들기의 전위병이 된 귀수', '철벽도배의 바탕이 된 3·三침입' 등 장면도의 상황을 한 줄의 카피를 적듯 적절하게 표현한 데에서 이창호 九단과 정리자의 재치, 유모어 감각을 느끼게 한다.
<양형모 기자/ryuhon@badu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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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산2003 |
｜ 2004-06-22 오전 9: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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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김수장9단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더구나 출판이 중단된 상태라 지금이라도 서둘러 미리 구입해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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