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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양쪽에서 두들겨 짓쳐 오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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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양쪽에서 두들겨 짓쳐 오는구려
2010-11-24 조회 7208    프린트스크랩

 

우리 선조들은 어떤 바둑을 두었을까? 요즈음 식으로 말을 하자면 실리 바둑 혹은 세력 바둑 또는 전투 바둑이었을까? 견문이 좁은 필자의 견해로는 치열한 전투 바둑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전통의 순장바둑인 17배자의 바둑 특성을 고려해보면,  엄청난 싸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김종직(金宗直, 1431~1492)은 이러한 전투바둑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시로 읊었다. 김종직의 호는 점필재(佔)로서 이른바 영남학파()의 종조()가 되었으며, 생전에 그가 지은 조의제문()으로 그의 사후 연산군 4년인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난 것은 유명한 사실(史實)이다.


 

圍棋 (위기)                      바둑 (속동문선 제6권)

一局紋枰上 (일국문평상)  한 판의 바둑은 바둑판에 수를 놓는 일
縱橫介介圓 (종횡개개원)  가로로 세로로 둥글게 둘러치고 
龍蛇交布陣 (용사교포진)  용과 뱀처럼 서로 서로 포진하며
星宿爛盈躔 (성숙난영전)  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가득 찬 자취

我未營三窟 (아미영삼굴)  나는 아직 세 개 굴을 만들지 못했는데
君能破兩籈 (군능파양진)  그대는 양쪽에서 두들겨 짓쳐 오는구려
心閑聯復爾 (심한연이)  마음 한가할 때 다시 한 번 두어보세
圍罷各茫然 (위파각망연)  바둑 한 판 끝나면 승자나 패자 모두 망연할 뿐
 

躔(전) : 궤도, 자취   籈(진) : (악기를 두드릴 때 쓰는) 채


평(枰)은 바둑판이란 뜻이다. 바둑을 판 위에 수 놓는 것이라고 詩적으로 표현한다. 흑백간 포진을 용과 뱀이 얽힌 듯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놓여진 돌들의 모습이 마치 하늘에 빛나는 별들의 자취와 같다고도 한다. 문학적이다.


토영삼굴(兎營三窟) 혹은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 하여 영리한 토끼가 자신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고사에 빗댄다. 그러나 미처 안전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북을 치는 채처럼 양쪽에서 무자비하게 짓쳐오는 모양이다. 정신없이 두들겨 패고 패주다 보니 바둑이 끝이 났다. 둘 다 망연자실할 밖에.
 
한 판의 바둑이 진행되는 사실적 내용을 은유적으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과거 선조들의 바둑은 예전 이창호식의 바둑은 아니었던듯 싶다. 전신 조훈현 내지 이세돌의 바둑과 같이 끊임없이 흔들어대고 찔러들어가는 식의 치열한 전투바둑을 즐겨 둔 것 같이 보이는 것이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어제 11월 23일 북조선에서 남한의 연평도에 포격을 감행했다. 6.25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교전이니 도발이니 준전시상황이 아니겠냐느니 여러 말들이 많다.


서해5도와 황해도 해안선 일대에 엄청난 군비들이 즐비하게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한반도의 화약고라 할 만하다. 말 그대로 용과 뱀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형세 아니겠는가! 곳곳마다 진지가 구축되어있고 기지가 있다. 무수한 하늘의 별처럼.


지난 번 천안암 사태 때에도 정신없이 당하더니, 이번에도 아무런 대비태세 없이 형편없이 당한 모양이다. 물론 반격은 했다는데 북쪽에 어느 정도의 타격을 주었는지는 아직 모른단다. 단호하게 대처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단다. 국가간 전쟁이 동네 골목에서의 싸움도 아니고, 확전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우왕좌왕이다.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떨어진 포탄의 수가 몇 십발에서 몇 백발 사이로 오락가락 한다. 그러면서 한 번 더 도발하면 엄정 대응하겠다나? 교전을 치룬 군이나 그것을 쳐다보는 국민이나 모두가 망연자실할 밖에.

바둑은 전쟁놀이다. 국가간 전쟁의 양태는 바둑에서 흑백간 승부를 다투는 양상에 비교될 수 있다. 때마침 터진 연평도 포격사태를 보고, 마치 목하 우리의 안보현실과 딱 맞아떨어지는 듯하여 위 시를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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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풋보리 |  2010-11-24 오후 7:37: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읽어 오고 있습니다.
바둑이야기만 읽다가 정치이야기가 나오니
입이 근질거려서 참기 어럽군요.
매번 댓글 달고 싶으나 댓글 읽는것도
쏠~ 쏠한 재미가 있어서 참습니다.
건필 하십시오.
 
여현 오랫만에 뵙습니다. ^^*
靈山靈 |  2010-11-25 오전 11:28: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북한 종자들 다 쓸어버려야합니다. 종북종자들도 이참에 다 그냥~

미친넘들 아니고서야 백주에 민간인들 사는 곳에 다 폭탄을 얻어터지고 씩씩대는 넘들 꼴도 웃기죠.  
靈山靈 |  2010-11-25 오전 11:3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평이 바둑판 하나 또 배웠습니다. 감사  
은행정 |  2010-11-30 오전 11:01: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나는 글로써 표현을 할 적에...북한은 북한으로 쓰되...남한을 남한으로 표기하지는 않는다...대한민국으로 늘 표기를 한다...어줍잖은 글일망정 나도 인터넷 게시판에 천여편의 잡글을 썼다...간혹 요즈음 같은 사태에 그런 표현을 할 적이 있다...오늘날의 평화 공존을 위하여 부득불 북의 정체성을 그나마 인정하여 북한이라 표기를 하나...대한민국을 남한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이 아닌가 한다...  
은행정 |  2010-11-30 오전 11:08: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언젠가 훗날에...개명 천지에 독재 부자 세습을 하는 그들에게 과연 우리의 대한민국 역사는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이 땅 위의 정통성은 대한민국이다...인류사에 문명은 오늘날 ...자유 평등이라는 인권의 기치를 세웠다...과연 북의 정권이 우리 민족의 삶에 ...인권...자유 평등 행복 복지 ...에 어느 만큼 이바지 하였는가...글을 쓰는 자는 스스로 정체성을 지켜야 할 것이다...글은 오래 오래 남는다...감사!  
은행정 |  2010-11-30 오전 11:14:2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을 쓰는 자로... 자유의 이 땅에서... 삶의 궁극을 향유하는 자로...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남한의 연평도에 포격...운운하는 글은 잘못되었다고 나는 생각 한다...암튼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어떤 표현에 대하여 달리 생각하는...다름은 틀림이 아닌...그러나 혹 틀릴수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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