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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이 선생의 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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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영이 선생 댁을 다녀왔다.
아! 안영이 선생을 모르신다고?
선생에 대해 지식이 짧은 분들을 위해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무지는 결코 죄가 아니다. 다만 게으른 것은 용서받기 힘든 세상이다.
① 5월 3일자 조선일보 기사 <민족고유 순장바둑 베일 벗었다>편 찾아보기
② 요즘 인기리에 월간 바둑지에 연재되고 있는 <노승일의 그리운 관철동>편 읽기
올해 71세가 되시는 안 선생은 국내 최고의 바둑 사료 연구가이시다.
월간바둑 초창기 편집장을 지내셨고, 바둑 전문 출판사 현현각을 운영하시기도 하셨던 선생은 지금까지 젊은 사람 일백 명을 한 다발로 묶어다 대어도 부족할 화끈한 열정으로 우리나라 바둑사 연구에 일로매진해 온 분이신 것이다.
선생은 지금껏 홀로 거하고 계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생은 첫 사랑에 홀딱 반해 순결을 바쳤고, 영혼을 파셨다. 그 첫 사랑의 대상이자 신부(新婦), 반려자이자 영적 구매자는 다름 아닌 ‘바둑’이었다.
국내 최고의 바둑 사료 학자이신 선생의 소장 목록은 - 당연하지만 - 질로나 양으로나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주 가끔 선생은 가까운 지인들을 자택으로 초대해 자신의 소장품들을 하나씩(감질나게 ^^;) 꺼내 보이시는 것을 즐기신다.
“김 형! 이런 거 어디서 구경해 봤어요?”
그리곤 상대의 놀라 둥그런 눈을 슬쩍 들여다보는 맛. 혹여 그 ‘졸깃한’ 맛에 그 많은 수집품들을 사재를 털어 모아 오셨던 것은 아니실 테지만.
선생의 좁은 방안은 바둑에 관한 고서와 희귀본, 공예품들로 가득하다. 문지방을 넘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독특한 냄새. 마치 인사동 고서가게를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구석에는 향이 피워져 있다. 아마도 옛 물건들이 풍겨내는 세월의 취(臭)를 중화시키기 위한 것이리라.
여기까지가 1차 관문.
이젠 제법 세상에 알려져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 버렸지만, 선생의 진짜 ‘보물’들은 따로 모셔져 있다. 그 장소는 이곳에서 밝히지 않기로 한다. 보물섬의 지도 공개는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하기로 하고.
선생의 보물섬을 견식할 수 있는 것은 특혜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아무나 초대받지도 못한다.
물론 견식에도 레벨이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선생의 보물창고를 칠할 이상 둘러보았다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하고 있다.
선생 보물창고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고?
선생 댁에서 바둑 한 판 두려 바둑판을 찾으면 눈에 걸리는 것이 순장 바둑판이요, 잡히는 것이 비자반이시다. 그것도 뒤집어 보면 눈에, 아니 입에 거품을 물 수밖에 없는 바둑계 전설들의 휘호가!!!
못 먹어도 백 살 이상은 먹어 보이는 거무튀튀한 순장바둑판 위에 바둑돌을 놓아보는 호사를 선생의 보물창고가 아니면 도대체 그 어디서 누려볼 수 있단 말인가.
선생 댁을 나서기 전.
선생께서 뭔가 하나를 불쑥 내미셨다. 방문 기념품이라시며.
받아보니 내 팔뚝만큼이나 굵직한 양초 하나
“양초인데요? 어떻게 이런 것을?”
선생께서 흐뭇한 얼굴을 하신다. 그리고 손에 들린 양초를, 마치 귀여운 강아지라도 되는 듯 쓰다듬으시며 “내가 만든 거라네. 요즘 양초에 재미를 붙였지.” 하신다.
“잠시 이리 주게” 하시곤 곱게 색으로 물들인 한지로 양초를 둘둘 말아 싸 주셨다.
“초를 만드는 일은 뭐랄까 … 아주 미묘해. 바둑과 비슷하면서도 다르지. 섬세하면서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도공들이 자기를 빚는 마음이랄까, 하하하”
그러고 보니 방안 가득 흔들리는 촛불들이 밝히고 있었다. 왜 몰랐을까.
집으로 돌아와 내가 건넨 양초를 보더니 아내가 놀란 눈을 했다.
“웬 양초?”
“으응 … 그거 귀한 거야.”
“귀해? 양초가? 그냥 양초인데?”
“장인이 만든 거거든.”
“양초 장인도 있나?”
아내는 미덥지 않은 얼굴로 양초를 요리조리 살핀다. 그러더니 발꿈치를 들곤 장롱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의 손을 탈까 두려웠을 것이다.
바둑 장인의 양초 빚기.
일평생 바둑이란 화두 하나를 붙든 채 외길수순처럼 살아온 안 선생을 나는 적어도 선생의 분야에 관한 한 이 시대의 -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 진정한 ‘순정’이라 칭하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그리고 그 정순함이 자기를 굽듯 빚어낸 양초는,
바둑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오래도록 밝혀줄 것이다.
양실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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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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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n1100 |
｜ 2005-05-14 오전 3:5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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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담배피는 캐릭터는 몬가?? 애들 보는데 끈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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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gbc |
｜ 2005-05-15 오후 8: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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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언제나 잘보구 있읍니다..안선생님 나이가 벌써 그렇게 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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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gbc |
｜ 2005-05-15 오후 8:5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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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글구 제 윗분..요즘 답배피는 사람들 고생이 마나여...ㅠ.ㅠ 그런말씀 하지마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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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국기원이라는 곳에서 담배를 꼰아물고 잡담을 해대는 태권도인들을 보고 국기원을 찾았던 많은 외국의 태권도인들이 어이 없어 하던 일화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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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으로서 예를 안다면 비록 아바타라 할지라도 저처럼 버르장머리 없는 꼬라지는 못 올릴 듯. 실망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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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담배 피는 사람이 있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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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구 님, 좋은 글에 댓글이 예를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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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smee |
｜ 2005-09-23 오후 6:1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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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담배를 피우는 게, 더구나 집에서 나혼자 피우겠다는 게 죈가요? 전체주의적 발상 아닙니까??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똥누는 건 건강에 안 좋으니 비난하겠단 거란 머가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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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smee |
｜ 2005-09-23 오후 6:1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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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외국인들이 어이없어한다구요? 프랑스에서는 까르푸에서 장보면서도 피웁니다. 미국식, 일본식 예의만 예의입니까. 우물안 개구리 식 가치관을 지니셨으면 예의라도 좀 갖추시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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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年積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