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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 10장 체포영장에 대응하는 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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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 10장 체포영장에 대응하는 법 (4)
2011-05-05 조회 8771    프린트스크랩

 

지옥심은 열 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밤 11시가 다 되어 풀려났다. 임의동행이 규정한 시간이 지났고 중요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때문인 듯했다.

"김선생...?"

"그래 몸은 어때?"

지옥심이 형사과 사무실을 나오다 김산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렸다. 파죽음이 되어 있었다.

"놀라긴 했지만 괜찮아. 고마워."

"뭐가?"

"여기까지 와 준 거."

"별말을 다 한다. 따뜻한 커피 한잔해."

김산은 민원실 안에 설치되어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지옥심에게 건넸다. 민원실에는 각 파출소에서 들어오는 입건자들이 경찰관들과 함께 들락거렸다. 형사당직반으로 오가는 사람들이었다. 형사과 경무과 경비과는 민원실을 거쳐야만 출입할 수 있는 청사 구조였다.

"고마워. 아 따뜻해."

"그런데 뭐 때문에 여까지 끌고온 거래?"

"수사에 협조를 안한 대가래."

"뭐라고? 참고인을 마구잡이로 끌고온 거야?"

"참고인이 뭔데?"

"동행을 요구할 때 거절을 한 후 나에게 전화를 하지 그랬어?"

"그럴 시간이 없었지. 경찰들이 집으로 와 잠깐 가자는데 뭔 정신이 있겠어?"

"하긴... 그래서 뭘 묻던데?"

"몰라. 지금 머릿속이 텅빈 듯 아무 생각도 안나."

"그렇겠지. 우선 집으로 가 쉬자."

"택시로 가야겠네?"

"차 시간이 모두 끊겼을 테니 그래야지. 나가자."

김산은 지옥심의 손을 잡고 경찰서를 나와 택시를 잡았다. '위민행정 친절한 경찰'이란 슬로건이  경찰서 정문 위에서 네온을 받아 번쩍거렸다.


"호호 아까말야. 부령의 아전들이 생각나지 뭐야?"

"뭐라고?"

"부령일기 말야.'

김산은 택시 안에서 '부령일기'를 거론하는 지옥심의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 지옥심이 조금 평정심을 찾은 모양이었다.

"김명세 있잖아?"

"박형사가 김명세로 보이더라 그 말인가?"

"꼭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김명세가 생각나더란 말이야."

"흐흐, 역사는 돌고 도는 거니까."

"그 말은 장교수님 십팔번 아니야?"

"하하 누가 아니라니?"

김산과 지옥심은 함께 웃음을 터트렸다. 장교수는 그들 두 사람의 대학 은사로 박사학위 지도교수이기도 했다.

장교수는 역사의 순환론을 주장하는 학자로 학계에선 독불장군으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의심하지 않는 역사는 역사가 아니라는 신념의 학자였다. 동시에 과거의 역사가 현재로 오면서 더욱 상세(?)하고 튼실해지는 것도 큰 문제라고 보는 사람이었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 역사라면 있었던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혀져 가는 것이 상식일진대 오늘날의 역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그 시대를 경험(?)했던 것처럼 생생해지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그건 그렇고 큰일이네. 그 사건이 빨리 해결이 돼야 할 텐데..."

"글쎄 말야. 나는  울렁증이 생길 정도야."

김산과 지옥심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었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맨 꼴이 되어 영 마음 편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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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령산 |  2011-05-05 오전 8:32:58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미국처럼 법대로 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충령산 니 죄 니가 알지 하는식은 전근대 국가의 일이지요.
노털아제 |  2015-02-19 오전 4:55: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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