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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4장 18세기에서 온 편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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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4장 18세기에서 온 편지 (2)
2010-08-23 조회 3995    프린트스크랩

 


"김종수는 몰라도 심환지는 정조의 정적 아니었나요?"

학생 하나가 심환지를 묻는다.

"정적? 학생은 왜 심환지가 정조의 정적이라 생각하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정조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사람으로 심환지가 등장하곤 하던데요?"

"학생은 역사를 영화나 드라마로 공부하나?"

"와하하하."

김산의 질문에 학생들이 모두 웃는다. 그들도 영화나 드라마가 역사가 아닌 것은 잘 안다.

"심환지는 정조의 정적이 아니다. 아니 심환지를 정조의 정적이라 평가를 한다면 그건 정조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이다."

"그래도 어떤 근거가 있으니까 심환지가 부각된 것 아닐까요?"

"학생은 스토리의 법칙을 아나?"

"스토리의 법칙요? 그건 문창과에서나 배우죠."

"와하하하."

우문에 현답이다. 수업은 이렇게 우문현답 속에 진행된다.

"학생은 스토리의 법칙을 조금은 알고 있군. 맞다. 스토리는 권선징악이 있어야 재미있다. 정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있어야 한다. 선과 악의 대비 말이야. 이것이 선명하고 명징할수록 스토리는 흥미롭고 재미있기 마련이다. 이 스토리의 법칙 안에 작가들은 심환지를 끊임없이 이용했다. 왜 그랬을까?"

"그야 잘 팔리기 때문이지요."

"맞다. 잘 팔리기 때문이다."

김산은 심환지라는 인물을 정조의 상(像)을 구현하기 위해 정조의 대척점에 서게 만든 문화상업주의를 지적한다. 김산은 역사를 공부하겠다고 역사학과를 지원한 학생들의 역사의 기초를  다져주는 단계에서,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잘못 입력된 역사상식의 오류를 시정해 주는 것이 급하다고 보는 입장이었다. 김산은 창작물과 역사의 간격에 대한 설명을 더 한다. 그리고  다음시간의 수업과제로 '심환지 탐구'를 내준 후 수업을 마친다.



김산이 강의를 나가는 학교는 유성에 있다. 강의를 마치면 유성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대전 용전동에 있는 동부터미널로 가 서울행 버승에 오른다. 시간은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 버스 안에서 손전화를 켜고 메모를 확인한다. 두 통의 메세지가 들어와 있다.


- 아빠, 너무 걱정마. 잘 할꺼야.

- 강의 끝나고 함 볼까?


하나는 도인이 보낸 것이고 하나는 지옥심이 보낸 것이다. 도인은 한참 입단대회 중이었다. 한국기원연구생 1조에 속한 연구생들은 자체 리그전을 벌여 종합 성적 1위자를 입단시키는데 도인은 벌써 3년째 도전 중이었다. 김산은 시계를 보고 도인에게 전화를 걸려다 참았다. 지금은 대국을 하고 있을 시간이다. 어제까지의 도인의 성적은 5승3패였다. 전승자가 없는 치열한 레이스로 참가자는 모두 12명이었다.

"오늘만 이기면 가능성이 있는데..."

김산은 가방에서 혼전를 벌이고 있는 리그전의 대진표를 꺼내 보며 중얼거렸다. 버스는 벌써 청주를 지나 경기도에 들어와 있었다. 어제까지의 결과는 6승2패 자가 1위였고 2승6패 자가 12위였다.

"오늘이 문제야."

김산의 우려대로 오늘 도인의 상대는 6승2패로 선두에 나선 친구로, 도인은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었다. 다시 문자가 온다. 지옥심이다.


- 만나자고?

- 응.

- 왜?

- 윤선생에게서 소포가 왔어.

- 소포라니?"

김산은 피살된 윤필수에게 소포가 왔다는 말에 깜짝 놀라 반문을 했다. 윤필수가 살해당하기 전 지옥심에게 부쳤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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