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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고민,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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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은 괴롭다. 실로 괴롭다. 아쉬움도 우울도 어찌 적으랴만, 괴로운 사실을 하나만 밝혀보자. 실력이 도무지 늘지가 않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해해야 한다. 프로들에게 그건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프로는 정점(頂点)에 오른 사람들. 바로 그 점이 괴로움의 실체다.
일반적으로 성장 곡선은 완만한 S자 곡선을 그린다. 초기에는 천천히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급속히 성장한다. 그리곤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성장률은 낮아진다. 그것이 보편적인 사회현상과 자연현상. 갓 태어난 아이들이 천천히 자라듯이. 어느 때부터 키와 몸무게가 눈에 띄게 성장하듯이. 대략 중학교 말까지 그리 하고 이후엔 낮은 성장률을 지낸 후 곧 멈추게 되듯이.
바둑의 성장곡선도 다를 바 없기에 프로들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높은 수준이기에 이제는 낮은 성장률의 단계에 왔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없는가? 있다고 본다. 왜냐? 바둑은 지식의 세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의 방법으로, 독특한 일가(一家)를 이룬 명인의 바둑에 몰입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자신과 다른 기풍을 가진 기사의 안목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재 이창호가, 이세돌이, 최철한이 성적을 낸다고 그들만을 보아서는 곤란하다. 무엇이 자신에게 부족하냐? 그것을 먼저 알고 인정해야만 한다. 그리곤 두세 명의 명인을 골라서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최근의 바둑은 흐름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지난 60여 년 동안 반상의 세계관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처럼 보여도 그것은 실체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 수십 년의 흐름을 이해한 다음, 나의 부족을 메워줄 명인을 찾아서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왜냐? 명인들의 독특한 세계는 개안(開眼) 없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에, 그들은 분명히 자신만의 안목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말할 수 있다. 받아들여라. 그러면 그 안목은 내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 그렇게 자신을 변화시켜라.
나는 내가 실리에 집착할 때 다까가와에 집중한 이후 개안한 적 있었다. 기보 백1 백3을 보자. 반상을 이토록 넓게 펼치는 안목은 그야말로 드문 것.
아, 그렇군! 나는 명인의 대열에 서 본 적이 없군! 하하. 내 주장엔 한계가 적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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