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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15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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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품격이 있는가? 품격 있는 바둑이 따로 있는가?
있다. 품격 있는 바둑이 따로이 있다.
어떤 것이 품격 있는 바둑인가? 대국자의 혼신을 다해 던져 얻는 바둑이 품격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기바둑도 품격이 있다 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품격에는 혼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의미도 필요하다.
사회적 의미가 있는 바둑이란 너와 나의 인격을 높이는, 너와 나의 품격을 높이는 그 ‘과정’이 주어진 것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 한국의 바둑을 실전적이라고 부른다. 그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정서가 실전적인 특성에 맞기에 그런 바둑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제한시간이 짧아지면 대국자는 반상에서 튼튼한 행마만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단속적(斷續的)인 전투를 지향하는 수법을 두게 된다. 그 결과가 바로 우리의 바둑이다. 반상은 쪼개지고 화점에 날일자 굳히는 그런 바둑을 두게 된다. 돌아보라. 지난 10년 동안의 흐름을 돌아보라. 짧아지는 제한시간에 조급한 심리가 반상의 조건이었다.
실로 10시간 바둑이 1시간 속기보다 더 나은 내용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10시간은 1시간보다 넓은 시야와 구도를 준다. 그 정도의 여유는 준다. 그것은 대국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전자, 넓게는 저 멀리서 뒷날 그 시간을 음미하는 국외자(局外者)에게도 반상은 의미를 던진다.
기보를 보라. 폭넓은 안목을 반영하는 백2의 결단에 대해 흑13 하나에 들어간 시간은 2시간 15분이다. 그 시간 동안 대국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단순히 수(手)만 찾고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만약 저 시간 앞에 여러분이 서 있었다면 여러분은 반상만을 들여다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린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시간을 조절하면 우리의 내면도 조절할 수 있다. 각박한 인심을 이겨내는 그런 시간을 우린 왜 던져버리고 있는 걸까. 시간과 장소, 그 두 가지는 우리 인간의 삶의 토양이다. 한나절에 끝내는 그런 바둑이 아니라 행위의 의미를 넓히는 선택이 아쉬운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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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 |
｜ 2004-12-08 오후 8:5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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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해해 품격잇는바둑 많이추천해좋으면 하내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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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둑을 오청원9단의 최고 걸작품중의 하나로 평가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토혈국, 원사대항전 등과 더불어 제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 복기하는 명국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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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제가 힘이 없을 때 주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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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없는글 오래동안 자리를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건강에 유념하시고 글다운 글 읽는 재미 오래오래 맛 볼수 있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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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