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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는다, 맥의 본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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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지러울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세상에 들어가는 일. 벗어나는 일. 그 둘로 요약된다.
세상이 어지러울 때 바둑꾼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바둑을 노동하는 것, 그 하나로 맘을 잡는 게 있겠다. 프로에겐 노동, 아마추어에겐 휴식. 그리 되겠다. 오늘 나는 노동한다. 여러분께는 잠깐의 휴식이 되리.
좌상이 출발점이다. 백2는 3에 두어 패를 하는 것이 최선. 그러나 흑에게 묘수를 날릴 여유를 주어서 우리를 즐겁게 하려면 백2에 두어야 한다. 문제는 백4 단수했을 때다. 흑이 두 점 잇는 방법은 모두 여섯 가지. A부터 E, 그리고 흑5다. 잇는다는 표현은 적확한가. ‘잇는다’는 것이 살린다는 뜻을 지닌다면, 내 표현은 그리 틀리지 않다.
좌하가 다음 진행이다. 백이 두 점을 백6으로 따내도 흑7 먹여치면 여전히 백은 8에 두어 살아야 한다. 백이 흑7을 따내도 흑이 a로 늘어 흑은 끊기지 않는다. 자, 이제 흑은 연결한다. 흑9를 통해 바깥세상과 소통한다.
‘잇는다’와 ‘연결’은 다른가. 뜻을 잇는다는 어법은 있으되 뜻을 연결한다는 말은 없다. 그렇다. 상변 흑5는 흑1 흑3 들어간 뜻을 잇는 것이다.
뜻을 잊지 말아야 세상도 의미가 되는 것. 잇는 방식이 다양함은 저마다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변을 볼까. 백이 폭을 한 줄 넓혀서 흑의 연결을 어렵게 했다. 그러나 흑11이 있다. 상변보다 백이 한 줄 넓기에 흑도 한껏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과연 흑1은 단수 당한 두점의 뜻을 이어서 세상으로 흑을 이끄는 맥일까.
답은 패다. 백12 백14는 흑b를 강요해서 흑11의 뜻을 끊고자 한 것. 그러나 어려운 이 때 노력이 드러난다. 흑15 스스로 먹여쳐 희생하는 수가 맥이다. 난국을 타개하는 비상식적인 수를 묘수라 하고 일반적인 활용수는 맥이라 한다. 다음 백b는 흑이 두 점을 다시 되따니 둘 수 없다. 이제 흑21 건너가고 백22 따내면 패가 된다.
숫자가 다소 어지럽다. 실로 어지러운 세파 속에서 뜻을 이어감은 쉽지 않은 일. 맥(脈)이라는 단어는 본래 잇는다는 뜻과 무관하지 않다. 강물의 지류(支流)를 그린 거니 그러하다. 몇 개의 맥으로 잠시나마 숨을 돌리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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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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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 |
｜ 2004-11-07 오전 11:0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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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모든돌들을잇개하고 백은 패를낼수밖애없는 지경이라 야 거참 기가막힌행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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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12를 백13에 두면 흑이 연결이 안되는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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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 없습니다. 방랑천리 님 말씀 맞습니다. 수를 밝힘에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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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귀 모양이 한칸 더 멀리 놓여있네요... 모양이 다르니 당연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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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