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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의 귄위, 빌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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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12는 나쁘지 않다.” 단 한 마디.
1670년 3월 17일 본인방 도샤쿠와 기꾸가와의 두 점 바둑. 그 바둑에 해설을 덧붙인 오청원 선생. 흑12에 대한 해설. “나쁘지 않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 흑12에 대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시지는 않는지? 사실 아마추어로써 저 수에 대해서 어색한 느낌을 갖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할 것이다. 왜 흑이 A로 굳히지 않을까. 모든 정석 책에는 다 그렇게 나오고 또 모두들 그리 두지 않는가. 그러할 것이다. 거의 예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흑12가 좋다. B 또한 좋다. 왜 그런가. 그건 흑A일 경우엔 백이 침입할 수단이 남는다. a, b, c, d 등이 바로 그 침입수. 상수가 하수를 꽤 괴롭히는 수단. 내 초보자일 때도 그랬다. a와 b도 그렇지만 c와 d 또한 그 얼마나 대처하기 힘든 침입의 급소였던가.
그러나 흑12로 지키면 그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진다. 흑12가 아니라 흑B로 지켜도 그 모든 부담이 사라진다. 사실, 주변 백이 강해지면 흑12보다도 흑B가 더욱 유효한 방어책이 될 것이다.
그 언젠가 이창호 국수의 바둑을 내 해설한 적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질문을 했다. 바로 저 흑12를 두면 어떠냐고. 주변 조건은 이 기보와 약간 달랐지만, 그 분의 말씀에 대해 나는 답했다. 좋다고. 훌륭한 한 수라고.
그러나 내 말에 귀 기울이는 자는 그리 많지 않았으리. 난 그도 안다. 난 기껏해야 5단 아닌가. 작년에 1승 11패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흑12는 나쁘지 않다.” 단 한 마디.
난 그것으로 족하다. ‘난’ 그것으로 족하다. 내 안목을 내 스스로 자신하지만, 그래도 아마추어들은 또 다르리. 오청원 선생의 한 마디가 훨씬 권위를 갖고 찾아가리.
나?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그건 내 오청원 선생을 높이 평가해서가 아니라 - 학자라면 오청원 선생은 제1류의 학자일 것이고 난 4류 쯤 되리 -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니 내 굳이 아쉬워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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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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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문 사범님은 일류 학자에 속합니다요.....생각이 열려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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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범님이 일류가 아니면 누가 일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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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르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