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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눈금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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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글을 읽었다. 월간 바둑 7월호에 실린 강병원 님의 글. “중국룰, 합리적인가?” 프로지만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주신 그 분께 감사 드리면서 말씀의 일부를 옮기겠다.
간추리면 - 중국룰에 의한 계가결과는 그 값이 -3, -1, 1, 3,…로 나타나고, 일본룰에서는 -2, -1, 0, 1, 2,…로 나타난다. 중국룰이 2mm눈금의 자(尺)를 가지고 있다면 일본룰은 1mm눈금의 자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국룰은 일본룰에 비해 작고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 분이 예로 든 것은 기보의 좌하귀. 백이 A로 언제 따내느냐, 또는 A를 두지 않고 그냥 흑 돌을 들어내느냐. 일본룰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중국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A를 두어 따내든 그냥 들어내든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룰은 반상에 남은 돌의 차이로 결정하는 것. 간결치는 않더라도 일본식이 묘미가 좀더 있다고 하겠다.
과연 맞는 말씀이다. 미처 생각지 못한 간결한 설명.
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아기자기한 룰이 좋다. 완벽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 차이를 섬세하게 밝힌 다음 즐기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이 점이 내가 강병원 님의 글을 읽고 감사를 드리는 이유다.
한국룰의 저본(底本)인 일본룰에는 묘한 점이 적잖다. 우상귀와 같은 경우가 반상에 등장했을 때 살았느냐 잡혔느냐 질문한다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그건 우하귀와 같이 양패가 반상에 함께 존재해도 변하지 않는다. 즉, 부분적 권리를 전체의 권리에 앞서 인정하는 것이다. 그 경우를 룰로 정해두지 않았다고 하자. 우상귀 백을 흑에게 잡으라고 한다면 실전에서 잡을 수 있을까? 없다. 우하귀에 무진장의 패감이 있으니까 말이다. 좌상귀 백도 마찬가지. 역시 우하귀 양패가 끝없는 패감을 제공한다.
솔직히 난 일본룰도 한국룰도 잘 모른다. 몰라서 모른다. 그래서 - 자, 문제의 강물이야 생각하면 얼마든지 옆으로 흘러갈 수 있지만 이쯤에서 멈추자. 멈추는 것도 지혜. 그래. 멈추는 그 때, 바로 그 때가 언제임을 밝히는 룰을 마음의 눈금이라고 하면 어떨까. 나는 그리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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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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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귀의 모양은 양패빅인가요 아니면 판빅인가요? 양패빅이라면 좌상 또는 우상과 3패가 되어 일본룰은 물론 중국룰에서도 실전해결이 어려운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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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패빅, 좌상 우상은 자체 죽음-일본룰. 서로가 한 번 착수기권이면 종국. 중국룰에선 반상 해결 충분. 응씨룰에선 다른 양패가 있다면 빅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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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룰에서 백을 쥔 쪽에서 좌상, 또는 우상의 백은 우하의 팻감이 많아 흑이 따낼 수 없으므로 살아있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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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룰과 응씨룰의 결론이 다르다면 이 문제는 계가방식과는 직접 관련 없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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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하귀의 문제는 가일수여부가 쟁점이므로 계가방식과 관련된 문제가 맞지만 우상/좌상과 우하귀의 문제는 생사여부에 관련된 것이라서 계가방식의 차이로 환원될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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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fuqhek |
｜ 2004-08-26 오후 8:0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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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그렇군요^^ 멈추는 것도 지혜라는 그것도 멋진 지혜입니다. 그것으로 일상적인 혼잡을 간결하게 다듬는 여유를 문사범님께 한수 깊이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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