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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의 소목 착점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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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문적으로 정직하지 못했을까. 나는 『바둑의 발견』을 쓸 때 20세기 이전의 중국 바둑을 화점치석제로 단순화시켰다. 물론 중국에서도 소목이나 외목을 두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잖게 넘겼다.
얼마 전 『바둑』에 “반상의 변천: 게임과 문화, 편견과 심미안”이라는 원고를 넘긴 다음, 난 깨달았다. 밝혀두어야겠다고.
일본에서 소목이 처음 나타난 기록은 1582년. 중국은 『선기무고(仙機武庫)』(1629)가 처음. 그보다 빠른 기록은 못 봤다. 가장 오래된 책인 12세기 초 『망우청락집』에는 첫수를 대외목에 두었을 때의 변화를 공화각도(空花角圖)라고 표현한 기록이 있다. 공화각이 무엇인가. 빈 귀에서의 변화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소목은 그 책에 없었다.
『선기무고』에 실린 3점 바둑을 보자. 우상귀 백3이 소목이다. 문제가 주어진다. 저 소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물론 기보는 여기 하나만 드리기에 한계가 있지만 아쉽게도 사례는 많지도 않다. 언젠가 좀더 통괄해서 밝히겠지만, 나의 잠정적인 견해는 이렇다.
고대 중국의 소목은 우리가 인식하는 그런 소목, 즉 근거와 발전성을 위해 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이해는 약했다. 백3을 A에 두지 않았던 이유도 흑B 다가섬이 아프다는 이유보다 흑B의 두간벌림을 견제한 것에 있다고 본다. 집의 확보를 중시하지 않았다는 것도 유력한 뒷받침이 된다. 좌하귀 백51을 눈여겨 보자. 백51은 언제 두었는가. 백19 다음 흑C 백D 이하로 진행되었는데, 그 싸움은 흑백이 서로 다투고 쫒는 와중에 흑돌이 X까지 몰렸었다. 바로 그 흑을 공격하기 위해 백51을 두었다. 귀의 점거가 아니었다.
내가 본 기보는 좁다. 불과 몇 권 속에 담긴 몇 개의 기보. 그렇다면? 새로운 자료가 바둑의 거시적 발전에 대한 다른 설명과 이해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맞바둑에서 화점치석제를 벗어난 적은 없었다.
늦지만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문제는 학문의 세계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안다는 것의 세계는 공개적으로 정직하게 함께 해야 할 영역임을 스스로 다시 한 번 새겨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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