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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상의 실천에는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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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지만, 비유로 끝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불모(不毛)의 20세기를 그린 T. S. Eliot의 황무지(荒蕪地)는 그리 쉽게 맘에서 떠나지 않는다.
진부하다면 진부한 말. 그러나 모든 말은 화자(話者)나 듣는 자에게 열려 있다. 말은 죽이고 뜻은 살린다는 말씀도 때에 따른 것. 모든 상황에 다 맞는 말이라면 그건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이 100%가 되어 정확성이 떨어진다. 말도 글도 상황에 따라 열려질 수 있는 것이다.
기보를 보자. 백1에 대해 감탄을 하자. 필자는 이 수를 처음 보았을 때 의심을 했다. 기록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축머리 활용 때를 제외하곤 이 수를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도 쓰지 않았던 수.
그러나 적절했다. 먼저 백3 이후 진행된 수순을 그려보자. 백3 다음 흑A 백B 흑C 이하 백H까지 진행되었다. 결과는 백이 활발하다. 멋진 수순. 백1은 B로 걸기 쉽지만 그러면 흑에게 a의 협공을 당한다. 그를 피한 것임을 이제 알 수가 있다.
좌하귀를 수나누기로 풀이해 보자. 흑이 A와 C로 먼저 굳혔다고 연상하자. 그 후에 백이 3 흑2 백1 흑(▲) 백B 흑E까지 된 것을 그리자. 그게 무엇인가. 기성 오청원 선생이 즐겨 쓰던 가벼운 수법이다. 물론 이제는 진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수법은 정말 귀한 것이다. 왜냐? 결단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집을 굳혀주지만, 그래서 대부분 기사들은 저어하는 수단이지만, 과감하고 간결하다.
실전은 그 수법을 수순만 바꾼 것이다. 그래서 백1은 뛰어난 착상이 된다. 착상도 착상이지만, 결단은 더욱 돋보인다. 프로에게 결단은 귀한 재능.
인생에서도 결단은 필요한 것. 4월 11일의 대국에서 백1을 둔 안영길 5단(23)이 이틀 후 입영했다. 프로에게 군대의 3년은 상실의 계절. 그러나 군대도 현실이고 바둑도 현실이다. 현실에서 하나의 시간에 두 개를 동시에 행위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남는 것은 결단.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잘 다녀오라, 안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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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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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지않는 물은 고이고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지요 생각도 때론 전환이 필요할때도많고 인생이라는것도 결국 판단과 결단의 연속선상에 잇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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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문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