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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으로 들여다본 이창호의 부조(不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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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란 무엇인가. 그 모형은 전쟁이기에 본질은 승부와 경쟁을 떠날 수 없다. 그러나 그에 대한 이해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랐다. 조선시대에 바둑은 문인들의 여기(餘技)였으며,같은 시기 일본에서는 권력의 애호를 받으며 예도(藝道)로 자리잡았고 중국은 우리와 비슷했다.
오늘날 바둑은 게임으로 이해된다. 그 여건은 시장경제이며 승부는 개인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야 하고 그래서 덤이 있다.
덤 6집반이면 흑은 어떤 전략으로 두어야 하는가? 반상의 점은 361개. 승부는 200수 언저리에서 끝난다. 반을 나누면 100. 흑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7집을 100으로 나누면 0.07. 한 수에 0.07집을 만들어야 한다. 초반 30수를 평범하게 두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남은 돌은 70개. 돌 하나의 덤 부담률은 0.10이 된다. 0.07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이미 놓여진 30개의 돌로 반상은 결정되어 있다. 흑의 패배가 필연이다.
요컨대 흑은 첫수부터 공격적이어야 한다. 선착의 주도권을 한껏 이용해야 한다. 역(逆)으로 백은 급공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요 태도다.
그런데 말이다. 실전을 보자. 좌하귀를 남겨두고 백4 백6으로 흑에게 걸쳐갔다. 이것이 좋은 전략인가? 아니다. 우상과 우하만 보자. 흑돌 4개와 백돌 2개. 축구에서 2명과 4명이 승부를 다투는 꼴이다.
백에게 이 전략은 곤란하다. 백은 백4를 A에 두어 급한 공격을 피하든지,백6을 B 흑C 백D 흑E 백F로 다른 한 귀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급전을 피해야 한다. 백4를 F에 많이 두는 것도 이 이치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창호 국수(國手)는 최근 백을 잡고 이런 포석을 3국이나 두었다. 물론 3국 모두 격렬한 흑의 공격 하에서 일찌감치 균형을 잃었으며 당연히 패했다. 왜 그랬을까.
반상은 논리와 함께 우리의 내면도 반영하는 공간. 그렇다. 반상의 논리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논리를 떠나면 남는 것은 내면이다. 그렇다면 앞서의 이론은 최근 이 국수의 거듭되는 부조(不調)가 어디에서 오는가를 말해주는 작은 증거가 될 것이다. 그의 내면은 흔들리고 있는가? 그런가보다.
(2004-03-30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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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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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 포석! 감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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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조타 |
｜ 2004-03-30 오후 11:5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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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아니, 문사범님을 여기서 직접 뵙다니~~~~~~~~~~ 사범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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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조타 |
｜ 2004-03-30 오후 11:5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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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오늘은(아니 어제군요^^) 이창호 9단이 이겼어요! 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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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바둑이란게 오묘합니다 문사범님 글내용도 오묘하고요^^ 세상살이도 참 오묘한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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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맞고요,초반에 굳이 불리한싸움은피해야함은 당연하지만 고도의심리전의결과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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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문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