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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의 뜻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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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덤이라는 게 있다. 대국이 끝나면 먼저 두는 흑이 선착(先着)의 이점을 백에게 집으로 보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덤 6집반이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 먼저 질문 하나. 다음 ①과 ② 중 어느 쪽이 답으로 알맞은 표현인가. ①먼저 두는 흑이 6집반 정도 유리하다. ②덤을 6집반으로 하면 흑백의 승부가 공정성이라는 기준을 충족한다.
답은 ②이다. 왜 그럴까. 두 개의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선착이 갖는 이점의 성격이다. 그 이점은 야구나 축구에서의 홈 어드밴티지와 동일한 구조를 지닌다. A팀이 B팀의 연고지에서 항상 7대0으로 패한다고 하자. 그러나 A팀은 B팀을 불러들일 때 항상 7대6으로 이긴다고 하자. 그럴 때 A팀이 B팀에 대해 6점 약한 실력을 가지는가? 아니다. 오히려 A팀이 B팀에 비해 더 강한 실력을 가진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둘째,덤이 몇 집으로 변화되느냐에 따라 대국자의 심리 변화가 일어난다. 승부를 겨룰 때 6집반이냐 5집반이냐 하는 덤의 차이는 대국을 앞둔 기사들의 심리를 변화시킨다. 덤 5집반과 비교해서 덤 6집반일 때 흑을 잡은 대국자에게는 위험감수심리가,백에게는 위험회피심리가 높아진다. 그 결과 덤 5집반일 때와 덤 6집반일 때의 승부에서 흑과 백의 승률 차이는 매우 작아지게 된다. 필자의 통계적 검증에 의하면 덤의 차이에 따른 흑백의 승률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은 ②의 표현을 지지하는 것이다.
표현은 6집반이지만 대국 초반의 6집반에 대한 인식과 대국 종반에서의 6집반에 대한 계산은 분명 다른 값을 지닌다고 하겠다. 그렇다. 바둑이 끝난 후 집 차이는 6집 7집 등 자연수로 나타나지만 그 때의 집과 덤 6집반이라고 할 때의 집은 같은 차원의 값이 아니다. 조건이 다른데 어찌 같겠는가. 덤 6집반은 심리적인 측면이 들어간 숫자다.
기보는 이창호와 최철한 두 국수의 최근 대국인데 흑과 백 모두가 격렬하다. 그런데 이 포석은 백에게 분명히 나쁘다고 여겨진다. 왜 그럴까? 이 문제는 덤과 관련해 다음에 다루자.
(2004-03-18 문용직 프로5단 사이버오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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