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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실에서
1999-07-01     프린트스크랩
누구나 다 행복하고 싶고 좌절은 싫어하리라.그런 기준에서 보면 프로바둑의 세계는 묘한 곳이다.이기면 충만한 환희를,지면 처절한 패배감을 느끼는 것은 모든 승부의 세계가 다름이 없겠지만 바둑세계 만큼 행복감과 좌절감을 번갈아 맛보는 곳도 흔치 않다.

기보는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렸던 제1회 춘란배 세계 바둑선수권전의 8강전 한 판이다.백은 중국의 저우 허양 7단,흑은 조훈현 9단이다.조훈현이 흑1(실제로는 43수째),3을 선수하고 상변에서 흑9까지 모양 나쁜 빈삼각을 둔 장면이다.

참으로 기 막힌 수였다. 다음 A로 이으면 B로 끊어 백이 난처하게 된다.흑1,3의 선수로 인해 C나 D의 축도 성립되지 않는다.서늘한 비수와 같은 수로,저우 허양은 솜털까지 놀라 일어섰으리라.

며칠 후 검토실에서 조훈현의 예리한 해설을 직접 들었는데,필자의 감정은 착잡 바로 그 자체였다. 흑5,7,9는 프로수준이 되어야만 그 맛을 알 수 있는,하지만 웬만한 프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그런 수였다.그러므로 프로로서 그런 감각을 맛본다는 것은 열락에 가까운 즐거움이다.

그러나 한편,그 수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되돌아 보아 `나 자신은 그런 수를 발견하기 불가능하다'고 자각하는 프로에게는 깊은 좌절감을 안겨준다. 명인들의 묘수,귀수(鬼手)는 바둑의 깊은 세계를 펼쳐주기도 하지만,평범한 프로에게는 그만큼 한계도 맛보게 한다.

검토실에서는 그런 엇갈린 감정들이 시시각각 파도처럼 엄습한다. 한수 한수에 감탄과 탄식이 교차된다.바둑에 대한 프로들의 희로애락이 터지는 세계가 바로 검토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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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잽 |  2005-07-07 오후 4:4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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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꿈 문용직사범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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