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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固城에서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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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2월 18일) - 나의 아마 시절 - 固城에서의 나날
08시 52분.
고성에서의 생활은 1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약 4개월.
외출은 단 한 번. 서울로 단 한 번.
일과는 단순했다. 바둑과 산책.
하루 종일 바둑을 끼고 살았다. 리그전을 하기도 하고 토너먼트도 했는데, 그 때처럼 바둑에 묻혀 산 적은 그 동안 없었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두었다. 생활의 집중. 그야말로 집중이었다. 나 홀로 집중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집중.
쇠를 달군 후 두드리고 물에 담금질을 해야 비로소 쟁기가 되듯이
바둑의 성장도 다름 없었다.
77년 1월 초. 졸업식에 가지 않고 누어서 정석책 읽은 시간에 얻은 개안이 바둑은 둥글다는 안목을 나에게 주었다면, 그리고 그것을 쇠가 달구어진 것과 다름없었다고 표현한다면, 나에게 고성에서의 생활은 담금질과 같았다. 자기 자신을 두드려서 잘 벼리는 것. 그것이 가능했다.
내 경험으론 집중 없는 공부는 그 어떤 것이든 충분치 못했다. 집중. 하루 왼 종일 집중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공부방법이었다. 실력이 거의 비슷한 약 10명의 청년이 하루 종일 바둑만 두었으니, 서로에게 그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으랴.
아침에 일어난다. 늦잠자면 깨우러온다.
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한다. 함께 하는 식사는 맛있는 것. 모두들 잘 먹었다. 김치만 해도 그 얼마나 소비가 많았을까.
식사 후에는 옥상 정자로 올라간다. 산책보다도 바둑 두고픈 욕심이 더 강했다. 대부분 그랬다. 더러는 산책을 먼저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곧 돌아온다.
오전에 몇 판. 장고파도 있었지만, 대개는 그리 오랜 장고를 하지 않았다. 많이 두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어느덧 점심. 점심을 알리려 박사님 아드님이나 따님이 올라온다.
점심.
다시 산책 또는 바둑.
어느덧 저녁.
다시 바둑.
잠에 들어가는 시간은 각자가 알아서 할 일.
누군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찬물에 머리를 감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밤 깊도록 눈을 붙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두는 것보다 책에 더 열중했다.
바둑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proud mary를 듣는다.
해변가에 나가 바람을 쐬기도, 굴을 따서 입안에 넣기도 한다.
해변가 납작 엎드린 주막에 들러 찌그러진 주전자 하나에 김치 한 조각.
버스터미널 옆 시장가 산책.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지냈을까?
바둑을 어떻게 공부해야 마지막 관문을 돌파할 수 있을까.
한담과 잡담.
바둑 안 되면 뭐 해야 할까.
군대 가야 되나?
많이들 웃고 지냈다. 소박하고 건강한 웃음으로 나날을 보냈다. 술 마시는 일은 의외로 적었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 공부해야 한다. 그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던 것이다.
박사님은 진료 중간 틈틈이 바둑을 구경하러 오셨는데, 일본책 궁금한 부분을 번역해주시곤 했다. 함께 둘러 앉아 명인들의 바둑을 놓아보면서 서로가 맞추는 연습도 했다. 다음 한 수는? 그렇게 공부하는 모습을 기쁘게 바라보셨다.
시골 병원이다. 수입이 그리 충분치는 못했으리.
내가 몸담았던 그 4개월 외에도 많은 청년들이 오가곤 했다. 입단자만 하더라도 10명은 넘었다.
나는 몰랐다.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마음이 그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가를.
전혀 몰랐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뒷날 사모님이 암으로 고통 받고 계셨을 때, 박수현 선배가 그 얼마나 헌신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야 들었다.
언제부터 권재룡 박사님의 도장이 문을 열었던가. 훨씬 오래 전부터라고만 안다.
언제까지 도장이 문을 열었던가. 80년대 초반인가 중반인가. 박사님은 나중에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셨는데 내가 대학 다닐 때 찾아뵌 적 있으니 80년대 초까지 문을 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어느 정도 힘을 입었을까.
각자가 알 수 있겠다.
나는 바둑이 여물어졌다. 잘 다듬어졌다. 내 실력이 입단을 자신할 정도가 되었다. 나는 77년 1월 부산 롯데배에 참가할 때만 하더라도 자신의 실력을 알고는 있었으되 자신은 못했었다. 그러나 4개월 후 나는 알았다. 내가 입단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감을 심어준 시간이 바로 그 4개월. 실력이 뒷받침된 자신감은 입단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입단 본선 리그 5일간의 긴장을 버텨줄 힘이 된다. 까짓거 할 수 있다. 내가 이기지 못하면 말도 안 된다. 그런 분발이 내면에 있어야 리그전의 긴장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그렇던 말든 시간은 흘러갔다.
5월이 되었다. 나의 내면에서는 다른 요구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대학은?
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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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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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질문인데요 전에 올려주신 사활에 대한 이야기중요 철망세 답 1에서 궁금한것이 있어서요 백 3에 흑이 7로 두면 귀는 일부가 사는것이 아닌가요 저는 사는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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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우, 흑6 백5 둔 다음, 밖에서 단수해서 잡습니다. 귀를 먼저 따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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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답고 가치있는 정진이었군요. 고귀할 정도의 아름다운 성장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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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시절 이야기 너무 재밌습니다. 언제 프로생활 연재도 기대해보고 싶군요. 건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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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
